美 관세 폭탄 "기업, 단기 생산량 조절, 중기 中 의존도 축소해야"

전문가들 "정확한 정보 파악 우선, 수출 시장 다변화 필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플로리다주 팜비치에서 워싱턴 백악관으로 돌아 가기 위해 앤드루스 합동 기지로 향하는 전용기 내서 취재진을 만나 “반도체를 비롯한 전자제품에 관세 예외는 아니다”고 밝히고 있다. 2025.04.14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서울=뉴스1) 박기호 기자 = 경제·통상 전문가들은 미국의 널뛰기 통상 정책에 대응하기 위해 한국 기업들이 단기적으로는 생산량을 조정하고 중장기적으로는 중국 의존도를 낮춰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미국 정부의 발표에 일희일비하거나 흔들리지 말고 일단 정확한 정보를 파악한 후 공동 대응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다만 일부 전문가는 개별 기업 차원에서 대처할 방법은 전무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주말 스마트폰 등 20여개 전자기기에 대한 관세 면제를 발표했다. 하지만 이후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은 반도체 등 추후 품목 관세 지정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혼선이 일고 있다.

"정보 명확히 파악해야" "생산량 조절 통한 대응 필요"

이명박 정부 마지막 통상교섭본부장을 지낸 박태호 법무법인 광장 국제통상연구원장은 14일 뉴스1과의 통화에서 "미국 정부의 정책이 왔다 갔다 하는 것에 대해 기업이 일희일비할 이유는 없다"고 강조했다.

박 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현재 관세 정책이 장기간 계속될 것이라고 보지는 않는다"면서도 "(미국의 정책이) 협상 수단이라 기업에 걱정하지 말라고 할 수는 없고 대응 방법은 생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철 한국경제연구원장은 "미국 (정책의) 혼선이 있지만 우리 기업이 거기에 맞춰서 춤을 출 수는 없다"며 "섣불리 움직일 것은 아니고 트럼프 정부의 정책이 명확하게 정해질 때까지는 일단 보면서 신중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기업의 미국 현지 지사와 다양한 소스를 통해 (관세 정책) 정보를 명확히 파악해서 민관이 원팀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단기적으로는 기업들이 생산량 조정 등을 통해 대응해야 한다고도 했다. 박 원장은 "미국 내 공장이나 (관세율이 낮은 지역의) 생산기지에서 조절해야 한다"며 "중장기적으로는 미국이 상호 관세에서 신경을 쓰지 않은 국가 등으로 생산기지를 옮겨보는 것도 생각해야 한다"고 했다. 당장은 어렵겠지만 중국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는 것도 필요하다고 했다. 박 원장은 "중국산 부품과 소재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는 방법은 하루아침에 되지는 않겠지만 이런 상황에선 속도를 내야 하며 수출시장 역시 다변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 원장 역시 "단기적으로는 현재 갖고 있는 시설을 활용해서 유연하게 대응해야 한다"며 "공장을 신규로 건설하거나 철수하는 것은 단기적으로 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중장기적으로 투자 계획이나 글로벌 공급망 개선 등은 시간이 필요한 전략"이라고 말했다.

"개별 기업이 대처할 방법 없어" 지적도…美 관세 정책 혼란

미국의 관세 정책에 대해선 개별 기업이 대응할 수 있는 방법이 전혀 없다는 지적도 나왔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우리 기업이 사실상 대처할 방법은 없고 정부 차원에서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품목 관세는 미국에서 예외를 두지 않는다"며 "미국 기업과 연대하는 등 미국 내 여론을 조성하는 방법 외에는 없다"고 말했다.

앞서 미국 관세국경보호국은 지난 11일 밤 10시 36분 홈페이지에 올린 글을 통해 △스마트폰 △노트북 △하드디스크 드라이브 △컴퓨터 프로세서 △반도체 장비 등 총 20가지 품목을 관세 부과 대상에서 제외했다고 밝혔다.

이후 러트닉 상무장관은 13일(현지시간) 일부 전자 제품이 상호 관세에서 제외된 것은 별도 관세를 부과하기 위함이며 한두 달 내 발표할 반도체 품목별 관세에 해당 제품이 포함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를 두고 미국 내에서도 트럼프 행정부의 혼선이 혼란을 가중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엘리자베스 워런 미국 민주당 상원의원(매사추세츠)은 "무역 정책과 관련된 혼란이 외국 기업들의 미국 투자를 단념시킬 것"이라고 경고하면서 "트럼프 행정부가 관세와 관련, 빨간불과 파란불을 번갈아 켜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플로리다주 웨스트팜비치의 자택에서 워싱턴으로 돌아오는 대통령 전용기 '에어포스원' 안에서 기자들에게 반도체 관세를 다음 주에 발표할 것이라고 밝히면서 "이 분야의 몇몇 기업에는 유연성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반도체에 대한 관세가 "머지않은 미래에 적용될 것"이라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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