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건설기계, '적자' 中 구조조정…뜨는 인도 잡는다

中 법인 3년 연속 순손실…건설경기 침체와 자국 업체 점유율 확대
인도 정부, 인프라 투자 지속…굴착기 제품 다양화로 시장 대응

ⓒ News1 김지영 디자이너

(서울=뉴스1) 김종윤 기자 = HD현대건설기계(267270)가 적자에 시달리는 중국 사업을 재편한다. 건설 경기의 장기 침체와 현지 업체의 점유율 확대로 고전을 면치 못하자 그룹사와 공장을 합치기로 했다. 대신 안정적으로 수익을 창출하는 인도 시장 공략을 강화한다. 인도 정부가 적극적으로 인프라 투자를 지속하는 만큼 소형에서 대형까지 제품을 다양화한다면 충분히 중국 부진을 만회할 수 있을 것이란 판단에서다.

中 법인, HD현대인프라코어와 공장 단일화

8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이달 HD현대건설기계는 중국 현대강소공정기계유한공사(강소법인)의 생산을 중단했다.

중국 건설 경기는 장기 침체에 빠져 있다. 글로벌 경기 둔화와 물가 상승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경기 부양책도 부족했다.

HD현대건설기계의 강소법인은 지난 2022년 이후 3년 연속 순손실을 기록했다. 누적 순손실은 1098억 원에 달했다. 공장 가동률은 35.63%에 그쳤다. 이에 따른 고정비 증가가 실적 악화를 키웠다.

최근 중국 건설 경기는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다. 정부가 대출 확대 등 적극적으로 경기 부양책을 꺼내고 있어서다. 문제는 현지 건설기계 업체들이 저가를 무기로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다는 점이다. 결국 그룹사인 HD현대인프라코어(042670)의 옌타이 공장으로 생산을 단일화하고 효율성을 높이기로 했다.

HD현대건설기계는 중국 법인 생산 중단과 동시에 올해 영업이익 목표치를 하향 조정했다. 기존 1946억 원에서 1605억 원으로 17.5% 낮췄다. 중국 법인 사업 재편에 따른 비용을 고려한 조치다. 목표를 달성하더라도 2년 연속 수익성 하락은 불가피하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업체들이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자국 시장 점유율을 지속해서 확대하고 있다"며 "과거와 달리 제품력도 우수해 중국에 진출한 글로벌 업계의 전망이 밝지 않다"고 설명했다.

(HD현대건설기계 제공)
인도 법인, 공장 가동률 100% 웃돌아…인프라 투자 확대 '수혜'

HD현대건설기계는 중국 시장 대신 인도를 신성장 거점으로 육성하고 있다. 인도 정부는 적극적으로 항공·도로 등 인프라 투자를 진행 중이다. HD현대건설기계의 주력 제품인 굴착기 수요는 꾸준히 증가할 수밖에 없다.

이는 인도 법인(HD Hyundai Construction Equipment India Private Ltd.)의 실적 호조로 이어졌다. 인도 법인의 지난해 순손익은 186억 원으로 전년(109억 원) 대비 70.6% 증가했다. 매출 역시 4820억 원에서 5891억 원으로 22.2% 늘었다. 특히 공장 가동률은 109.6%에 달했다. 같은 해 전사 전체 평균 가동률은 46.2%와 비교하면 2배 이상 높은 수치다.

앞으로 HD현대건설기계는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해 인도 시장에 대응하기로 했다. 기존 주력인 20톤 굴착기뿐 아니라 소형과 대형으로 제품을 확대한다. 인도 공장에서 생산하기 어려운 소형 굴착기는 한국 법인에서 조달한다는 계획을 마련했다.

배성조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HD현대건설기계는 모디 총리 3연임 이후 인프라 투자 수혜를 지속해서 받을 것으로 전망한다"며 "인도 영업이익은 생산성 향상으로 하이 싱글(7∼9%)까지 올라간 것으로 추정한다"고 말했다.

passionkj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