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진 "기업가정신 발휘할 제도·환경 절실"…이재명에 요청(종합)
李 대표와 민생경제 간담회…경제 살리기 10대 과제 건의서 전달
민주당과 10년 만에 만남 "차였던 옛 여자친구 만나는 느낌" 소회
- 박기호 기자, 한병찬 기자
(서울=뉴스1) 박기호 한병찬 기자 = 류진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 회장은 5일 대한민국 경제 위기의 해법으로 기업의 적극적인 투자와 '기업가 정신'을 꼽으면서 "창업과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고 기업가 정신이 마음껏 발휘되는 제도와 환경이 절실히 요구된다"고 밝혔다.
류 회장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게 경제 살리기 10대 과제를 전달하면서 정치권의 입법 지원을 요청했다.
류 회장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이 대표와의 경제 활성화를 위한 민주당·한경협 민생경제 간담회에서 "경제 성장의 원동력이었던 기업가 정신을 되살려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류 회장은 "산업의 불모지에서 세계 10위권 경제 성장을 이뤘고 삼성, 현대와 같은 글로벌 일류 기업이 탄생한 것도 기업가 정신을 빼놓고 설명할 수 없다"며 "한경협은 기업가 정신 확산에 앞장서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류 회장은 최근 한경협에 합류한 네이버, 두나무, 하이브 등의 IT 기업을 언급하면서 "혁신 선도기업을 중심으로 신사업 분야에서 기업가 정신을 선도하겠다"고 전했다.
류 회장은 또 "우리 경제가 심각한 위기를 맞고 있는 데 대해선 아무런 이견이 없다"며 인공지능(AI)·반도체 혁명 등의 세계 경제 패러다임 전환, 미국 트럼프 신행정부의 경제 정책에 따른 보호무역주의 확산 등을 언급했다. 그는 "결국 해법은 성장"이라며 "성장의 마중물인 기업 투자가 살아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성장을 위한 기업의 투자, 창업과 도전 등을 이끌 수 있는 환경 조성을 위한 입법 지원을 요구한 것으로 해석된다. 최근 민주당은 이사의 충실의무를 회사에서 주주로 확대하는 내용이 담긴 상법 개정을 추진 중인데 한경협을 비롯한 경제계는 우려를 표하고 있다. 경제계는 실질적인 주주 권익 제고를 위해선 상법이 아닌 자본시장법을 개정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민주당은 반도체특별법 가운데 주 52시간 근무 예외조항(화이트칼라 이그젬션)을 반대하고 있는데 경제계는 반드시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류 회장은 간담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허심탄회하게 의견을 교환했다"고 답했다. 그는 '상법 개정안, 반도체특별법에 대한 경제계의 우려도 전달했느냐'는 질문에 "전달했다"면서 "대화로 잘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류 회장은 이 대표에게 '경제 살리기 10대 과제'라는 정책 건의서도 전달했다.
한경협은 건의서를 통해 투자·민생 활력 부여를 위해 토지, 건물, 항공기, 선박 등에 대한 공제를 허용하는 등의 통합투자세액공제 대상 자산을 확대하고 대기업을 포함해 임시투자세액공제를 2026년까지 연장해야 한다고 요청했다. 또한 통합고용세액 공제 일몰을 최소 3년간 연장하고 전통시장 신용카드 소득공제율을 50%까지 확대하고 일몰도 2028년까지 연장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신성장동력 확보 방안으로는 국가전략 기술에 방산과 탄소 포집·활용·저장 기술 등을 추가하고 국가전략 기술 투자 세액공제 직접 환급과 제3자 양도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고 요청했다. 반도체, 디스플레이, 이차전지, 바이오 등 국가첨단 전략 산업에 대한 보조금과 인프라 등의 지원을 강화하며 서비스산업발전 기본법을 제정해야 한다고도 했다.
규제 완화의 필요성도 제기했다. 한경협은 공시대상기업집단 기준을 자산 5조 원에서 7조원 이상으로 상향하고 대형마트 영업 제한 시간 중 온라인 배송은 허용해야 한다고 요청했다.
한경협과 민주당 대표의 만남은 약 10년 만이다. 한경협의 전신인 전국경제인연합회가 박근혜 정부 국정농단 사건에 연루되면서 양측은 만나지 않았다. 민주당은 주요 경제단체와의 간담회마다 한경협을 제외하면서 '패싱 논란'이 제기되기도 했다.
류 회장은 "(만남이 없는지) 그간 시간이 너무 길었다"며 "오늘 이렇게 만나니 옛날에 차였던 여자 친구를 만나는 느낌"이라고 했다. 그는 "한경협이 과거 지탄을 받은 것이 너무 대기업 위주였다는 것인데 저희는 정신을 차려서 작은 기업 등 모든 기업을 위해 뛸 것이고 서민과 상인들을 위해서도 모든 노력을 더 많이 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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