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학계 "탄소중립·AI시대 맞춘 에너지시스템 재설계 절실"
대한상의 '산업경쟁력 제고 에너지시장 세미나' 개최
'분산전원형' 에너지시스템 틀 고쳐야…전기차 특례요금제 신설
- 최동현 기자
(서울=뉴스1) 최동현 기자 = 탄소중립과 인공지능(AI) 시대를 맞아 에너지시스템 전반을 손봐야 한다는 지적에 제기됐다. 산업용 위주의 전기요금 인상으로 기업의 부담이 계속 커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대한상공회의소는 5일 상의회관 의원회의실에서 한국자원경제학회와 공동으로 '산업경쟁력 제고와 에너지시장 세미나'를 열고 에너지시장·가격 개선 방안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박일준 대한상의 상근부회장은 개회사에서 "과거에는 저렴하고 높은 품질의 전기가 우리나라 경쟁력의 원천이었지만, 에너지시스템 구조 개편이 20여년 정도 지체돼 성장의 보틀넥(병목현상)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AI 시대 에너지는 산업 경쟁력의 핵심이고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 내세우는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전략의 중심도 '풍부하고 저렴한 에너지'"라며 "환경 변화에 맞게 분산전원형으로의 전환 등 에너지시스템의 틀을 고쳐 AI, 탄소중립의 거대한 파고를 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자원경제학회장인 조홍종 단국대 교수는 환영사에서 "산업용 전기요금만 인상하는 것은 에너지자원분배와 에너지소비에 적합한 가격신호를 주지 못한다"면서 "전력시장 안에서 원가 인상을 억제할 수 있도록 시장의 경쟁과 가격기능을 회복해 합리적인 에너지시장·가격제도를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산학계 전문가들은 AI 시대를 맞아 효율적인 전력공급 비용 감축 방안을 마련하고 에너지시스템의 구조를 개편해야 한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전우영 전남대 교수는 "지역별 가격신호 도입을 통한 분산에너지법 실효성 확대, 송전망 건설 거버넌스 개편 등과 함께 기업이 전력을 구매할 수 있는 선택권을 확대한다면 요금 인상을 억제하는 근본적인 해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은미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AI 시대 산업구조는 기존의 양적·추격형이 아닌 스마트·선도형 방식으로 재편될 것"이라면서 "모든 활동이 전기를 기반으로 하는 전기화가 급격하게 진행돼 주요 업종의 전력사용비중이 높아져 전기요금 수준은 기업의 국제경쟁력을 가르는 차별적 요소"라고 했다.
이동규 서울시립대 교수도 "시장원리에 기반한 에너지가격제도 구축이 향후 에너지전환과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서도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남정임 철강협회 기후환경안전실장은 주제 발표에서 "철강산업은 현재 미국의 관세 압박, 중국의 수출 공세와 더불어 잇따른 전기요금 인상 등으로 '삼중고'에 처해있는 상황"이라면서 "계절·시간별 요금제 개선, 연료비 연동제의 안정적 운영, 전압별 요금제 시행 등의 제도 보완이 빠르게 마련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주홍 자동차산업협회 전무는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전기차 등 미래산업에 대해서는 특례요금제를 신설하는 등 미래지향적 전기요금 부과 방안을 마련해달라"고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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