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80% "2035 산업부문 온실가스 감축목표, 현 수준 유지해야"

한경협, 매출액 기준 1000대 제조기업 대상 NDC 조사
올해 유엔에 2035 NDC 제출…"2030 목표도 달성 어려워"

20일 오후 서울 강남구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2050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 주최로 열린 '2035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 수립을 위한 컨퍼런스(콘퍼런스)'에서 김상협 탄녹위 민간위원장, 이창흠 환경부 기후탄소정책실장, 정은해 온실가스종합정보센터장, 김승완 충남대 교수, 김재윤 한국은행 지속가능성장실 과장 등 참석자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2024.5.20/뉴스1 ⓒ News1 황덕현 기후환경전문기자

(서울=뉴스1) 박주평 기자 = 기업 10곳 중 8곳은 정부가 올해 중 유엔에 제출할 2035 온실가스 감축목표(NDC) 설정 시 산업 부문 감축목표의 현행 수준을 유지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는 시장조사 전문기관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매출액 기준 1000대 제조기업을 대상으로 NDC에 대한 산업계 의견을 조사했다고 2일 밝혔다.

파리협정에 따라 모든 당사국은 5년마다 스스로 NDC를 결정해 유엔에 제출해야 한다. 정부는 2035년 NDC 수립을 위해 부문별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

기업들이 생각한 2030년 산업 부문 온실가스 감축목표(2018년 대비 11.4% 감축) 달성 가능성은 평균 38.6%로 '낮음'(21~40%) 수준으로 조사됐다. 감축목표를 달성하기 어려운 요인으로 '저탄소 산업구조로의 전환 어려움'(31.0%)과 '에너지효율 개선 지연'(26.2%), '경제 및 생산 위축'(20.2%), '저탄소기술 혁신 및 상용화 지연'(19.0%) 등을 제시했다.

응답 기업의 82.7%는 2035 NDC 설정 시 산업 부문의 감축 목표를 현행 수준에서 유지해야 한다고 답했다.

산업계는 2035 NDC 수립 시 보완사항으로 '이해관계자와의 소통과 의견수렴을 통한 합리적 목표치 설정'(22.2%) '기후대응예산의 구체화'(22.2%)를 꼽았다. 이어 '탄소중립 목표시점 조정'(16.9%)'과 '부문 간 감축목표 조정'(15.9%) 의견도 제시됐다.

감축목표를 상향하면 기후정책 강도가 높아져 경제성장률 하락, 산업 채산성 악화 등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정부가 온실가스 감축 부담을 지는 기업과 소통이 원활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경협은 국내 산업의 구조적 한계와 고유 특성을 고려해 감축목표를 설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요국보다 제조업 비중이 높은 한국은 배출원단위를 추가 개선하는 데 한계에 달한 것으로 평가된다. 2000년 대비 2020년 기준 배출원단위 개선율은 한국(48.7%)이 독일(46.3%), 일본(33.3%)보다 높다.

산업계는 저탄소 경제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온실가스 배출 가격 상승'에 따른 리스크를 가장 높게(54.6%) 평가했다. 특히 정유, 철강 등 에너지집약업종은 '저탄소에너지원 사용'(58.1%)에 따른 비용 부담 리스크를 높게 평가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한경협은 에너지집약업종은 대부분 대외의존도와 산업연관효과가 높은 업종으로, 해당 업종의 전환리스크에 따른 국가경제 전반의 부정적 영향을 해소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해석했다.

급변하는 글로벌 기후정책을 고려한 적절한 대응의 필요성도 제기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두 번째 임기 시작 당일 파리협정을 탈퇴하고 전임 바이든 정부의 '전기차 의무화' 정책을 폐기했다. 반면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은 최근 세계경제포럼(WEF)에서 트럼프 내각과 협상하되, 기후정책에 대한 일관된 방침을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이상호 한경협 경제산업본부장은 "2035 NDC 제출을 앞두고 기후정책 강화 및 전환리스크에 따른 기업경영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며 "기업들이 본업에 집중하면서 급변하는 글로벌 기후정책에 대응할 수 있도록 합리적인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설정하고, 탄소중립 지원정책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jup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