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HBM 선도 비결은 '패키징'…차세대 기술 개발해야"

이규제 PKG개발 담당 부사장

SK하이닉스 PKG제품개발 담당 이규제 부사장(SK하이닉스 제공). ⓒ 뉴스1

(서울=뉴스1) 박주평 기자 = SK하이닉스(000660)가 고대역폭메모리(HMB) 시장을 선도하는 비결로는 칩과 칩을 효율적으로 높이 쌓는 MR-MUF 등 패키징 기술이 꼽힌다. SK하이닉스는 차세대 패키징 기술 연구를 지속해 HBM 시장에서의 우위를 지켜나간다는 계획이다.

이규제 SK하이닉스 PKG제품개발 담당 부사장은 5일 SK하이닉스 뉴스룸을 통해 "차세대 패키징 기술로 HBM 1등 성공신화를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HBM은 D램을 여러 층 쌓아 데이터 처리 속도를 높인 고성능 반도체다. 적층되는 D램이 많을수록 처리 용량이 커지기 때문에 제한된 면적에 효율적으로 칩을 쌓는 패키징 기술이 중요하다.

SK하이닉스는 2013년 세계 최초로 개발한 1세대 HBM 제품에 실리콘관통전극(TSV) 기술을 적용했다. TSV는 여러 개의 D램 칩에 수천 개의 구멍을 뚫고 이를 수직 관통 전극으로 연결해 HBM의 초고속 성능을 구현해 주는 핵심 기술이다.

TSV는 20여 년 전부터 차세대 기술로 주목받았지만, 인프라 구축의 어려움과 투자비 회수 불확실성 등으로 업체들이 선뜻 개발하지 못했다.

하지만 SK하이닉스는 미래 시장에 대비하기 위해 2000년대 초반부터 TSV 기술과 웨이퍼레벨패키지(WLP) 기술 연구를 시작했다.

2010년대 고성능 GPU(그래픽연산장치) 컴퓨팅 시장이 성장하고 이를 지원할 메모리의 필요성이 제기되면서 SK하이닉스는 TSV와 WLP 기술을 접목해 기존 제품보다 4배 이상 빠르고, 전력 소모량은 40% 낮은 최초의 HBM을 개발했다.

또 기술 로드맵에 따라 함께 개발하던 MR-MUF 기술을 3세대 HBM2E에 적용하면서 품질과 양산 역량을 끌어 올렸다. MR-MUF는 반도체 칩을 쌓아 올린 뒤 칩과 칩 사이 회로를 보호하기 위해 공간 사이에 액체 형태의 보호재를 주입하고 굳히는 공정이다. 칩을 쌓을 때마다 필름형 소재를 깔아주는 방식보다 열 방출에 효과적이다.

MR-MUF가 적용된 HBM2E는 HBM 시장의 판을 바꾸기 시작했고, SK하이닉스는 지난해 '어드밴스드 MR-MUF'를 적용한 4세대 12단 HBM3와 5세대 HBM3E 개발에 성공했다. 기존 칩 두께 대비 40% 얇은 칩을 휘어짐 없이 적층할 수 있고 신규 보호재를 통해 방열 특성까지 향상한 차세대 기술이다.

이 부사장은 "이 기술은 하반기부터 AI 빅테크 기업들에 공급될 12단 HBM3E에도 적용되며, 이후 활용 범위가 더 넓어지면서 SK하이닉스의 HBM 1등 기술력을 더 공고히 하는 데 힘이 될 것"이라고 했다.

이 부사장은 앞으로 지속해서 늘어나는 커스텀 제품 요구에 적기 대응하기 위해 다양한 차세대 패키징 기술을 개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례로 칩과 칩을 직접 접합시켜 전체 두께를 얇게 만드는 하이브리드 본딩은 16단 이상의 HBM 제품에서 필요성이 제기된다. SK하이닉스는 MR-MUF와 하이브리드 본딩 방식을 모두 검토 중이다.

jup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