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차' 만들려면 IT처럼…현대차, 체질 바꾸고 대외협력 팔걷었다
스타트업처럼 연구조직 개편…삼성전자와 지속 협력 가능성↑
"전통 車 업체 수익률 낮아, ICT 업체로 변신"…"정성적 요인 성공 결정"
- 이형진 기자
(서울=뉴스1) 이형진 기자 = 현대자동차그룹이 변신을 꾀하고 있다. 유연하게 조직을 개편하고, 전자·통신 회사들과 손을 잡았다.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도 강화하면서 자동차 제조회사를 넘어 미래 모빌리티 회사로 한걸음 나아가는 모습이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연일 ICT 회사와 같은 행보를 보이는 중이다. 현대차(005380)·기아(000270)는 지난 12일 연구개발 조직을 기존 완성차 개발 중심의 중앙 집중 형태에서 독립적 조직간의 연합체 방식으로 개편했다.
연구개발 부문을 총괄하는 최고기술책임자(CTO) 산하에 신차 개발·소프트웨어·혁신 제품 개발·배터리 및 수소연료전지 등을 두면서 스타트업처럼 협업 시에만 모였다 흩어지는 유연한 조직으로 꾸린다.
모빌리티 업체로서 필수적인 반도체·통신사와 협력도 강화한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현대차에 프리미엄 인포테인먼트용 프로세서 '엑시노스 오토 V920'을 공급하기로 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2021년 출시한 제네시스 전기차에 이미지 센서를 공급을 밝힌 바 있다.
현대차 그룹은 신기술을 프리미엄 제품에 먼저 공급하면서 시장 반응을 살피고, 이를 전체 라인업으로 확대하는 전략을 편다. 삼성전자가 프리미엄 프로세서를 공급하는 것은 향후 현대차 그룹의 차세대 라인업에 지속적인 협력의 가능성을 남긴다.
현대차그룹은 15일(현지시간) 영국의 다국적 통신회사 보다폰과 파트너십을 연장한다고 밝혔다. 보다폰은 유럽내 40여개국을 커버하는 통신사로, 차량 내 인포테인먼트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목적이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우리나라 대표 통신사인 KT와 주식을 맞교환하면서 손을 꽉 잡았다. 7500억원 규모의 자기주식 교환 방식으로 6G 자율주행 기술, 위성통신 기반 AAM(미래항공모빌리티) 공동연구 등의 협력을 추진하기로 했다.
신기술을 가진 스타트업에도 적극적으로 투자를 벌이고 있다. 현대차그룹 소속 11개 계열사는 지난 15일 '오픈이노베이션 테크데이'를 통해 스타트업 혁신 성과와 협업 체계를 발표했다. 현대차그룹은 2017년부터 올해 1분기까지 1조3000억원 규모를 스타트업에 투자한 상황이다. 분야도 모빌리티·전동화·커넥티비티·자율주행·에너지·로보틱스 등 다양하다.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전통적인 자동차 제조업은 이제 높은 수익률을 내기 어렵다. 최근의 7~8% 수준의 높은 수익률은 반도체 수급 부족 때문이 컸고, 경기 침체로 프로모션을 제대로 시작하면 수익률은 3%대로 떨어질 것"이라며 "결국 수익을 내기 위해 ICT업체 같은 모습으로 확장·변신할 수밖에 없다"고 평가했다.
현대차그룹은 2025년까지 모든 차종을 SDV(소프트웨어중심 차량) 중심 차종으로 전환하는 목표를 갖고 있다. 자율주행 기술은 포티투닷을 중심으로 글로벌 SW(소프트웨어) 센터 설립을 구체화하고 있다. 해외에서는 미국 전장 기술 업체 앱티브와 합작해 자율주행 자회사 모셔널을 운영 중이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도 "회사 전반의 시스템을 소프트웨어 중심으로 전환해야 한다. 그래야만 글로벌 경쟁에서 앞서 나갈 수 있다"며 "우리는 자동차 회사지만, 이제는 ICT회사 같은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김진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자동차 업체들은 모두 SDV를 부르짖으며 제2의 테슬라 포지션을 향해 경쟁하고 있다. SDV는 모빌리티 시대의 전제 조건"이라며 "향후 SDV 경쟁에서 두각을 나타낼 업체는 단순히 보유 현금, 기존 업계 내 위상, 판매 규모 순이 아니라 경영진의 수준, 효과적인 조직 관리, 적절한 협업 등 정성적인 요인에 따라 결정될 전망이다"고 했다.
hji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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