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변속기 개발 착수금 돌려줘야"…현대로템, SNT중공업에 승소
SNT중공업, 현대로템에 이자 합쳐 248억원 지급 판결
K2 흑표 전차 '파워팩' 국산화 실패 여파 지속
- 김민석 기자
(서울=뉴스1) 김민석 기자 = 현대로템이 K2 흑표 전차의 '변속기 국산화'를 위해 SNT중공업에 개발 착수금(선급금)으로 지급한 228억원을 돌려달라고 법원에 소를 제기해 승소했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법원은 지난달 현대로템이 자본재공제조합을 상대로 제기한 228억원 규모 소송에 대해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
현대로템은 K2 전차 2차 양산 계약 당시 변속기 개발 관련 228억원을 SNT중공업에 선급금으로 지급했다. 이때 자본재공제조합이 보증을 섰다. 그러나 변속기 문제로 파워팩 국산화에 실패하자 현대로템은 2019년1월 착수금을 돌려달라는 취지로 소를 제기했다. 이에 소송 당사자격인 SNT중공업이 자본재공제조합과 공동으로 소송에 대응했다.
1심 재판부는 SNT중공업 측은 현대로템에 194억원에 지연이자금 54억원을 합친 248억원을 지급하라고 판결을 내렸다. SNT중공업 측은 최근 항소장을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자본재공제조합은 기계류 부품 소재 및 각종 산업설비에 대한 각종보증과 정부의 신제품 및 성능 인증제품에 대한 품질보장 사업을 전담하는 전문보증기관이다.
재판부는 SNT중공업이 배상해야할 금액이 줄어든 것(이자 제외 시)에 대해 △이 사건과 관련 국방규격 중 내구도 관련 조항에 포함된 '결함'의 의미가 다소 불명확하고 △SNT중공업이 내구도시험에 4기의 변속기를 투입하는 등 군의 기준에 맞는 변속기를 제작·공급하기 위해 상당한 노력을 한 점 등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1995년 '명품 전차 국산화'를 목표로 시작된 K2 흑표 전차 사업은 방위사업청(정부), 현대로템, SNT중공업·두산인프라코어, 중소 협력업체순의 계약 구조를 띠었다.
방사청과 현대로템은 2014년 K2 전차 2차 양산계약(106대)을 체결하면서 국산 파워팩을 개발해 도입하기로 했다. '파워팩'은 엔진과 변속기, 냉각장치를 통칭하는 용어로 '전차의 심장'으로 통한다. 두산인프라코어는 엔진, SNT중공업은 변속기 개발을 맡았다.
그러나 S&T중공업의 변속기가 개발단계에선 기준을 통과했지만, 양산을 앞두고 진행된 군의 내구도 평가 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하면서 문제가 발생했다. 군이 제시한 내구도 기준은 '9600㎞를 고장 없이 달려야 한다'였지만, S&T중공업의 변속기는 7110㎞ 구간에서 작동을 멈춰 2차 양산사업에서 탈락했다.
SNT중공업은 첫 시험 때부터 탈락 직전까지 "전차가 9600㎞를 고장 없이 달리는 건 기계공학적으로도 도달할 수 없는 기준"이라며 문제를 제기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방사청은 결국 2018년 국산 엔진과 독일산 변속기를 조합한 '혼합 파워팩'을 탑재하기로 결정했다.
이 문제로 K2 전차 2차 양산사업은 지연됐고, 현대로템과 SNT중공업을 비롯해 많은 연관 업체들이 책임소재를 둘러싼 소송 전에 휩싸였다. 1000곳이 넘는 중소 협력사들은 2차 양산 사업 지연에 따른 경영난에 직면해야 했다. 현대로템은 파워팩 국산화 지연에 따른 책임을 떠안아 지체상금 1100억원을 부담해야 하는 상황이기도 하다.
방사청은 지난해 K2 흑표 3차 양산계획 의결을 앞두고 국산 변속기를 적용하는 방안을 6년 만에 재추진하면서 문제해결에 대한 기대감이 일었지만, SNT중공업이 평가시험에 불참하면서 파워팩 국산화는 또 한 번 미뤄졌다.
방산업계는 향후에라도 전차 파워팩 국산화를 성공하기 위해 협력해야 하는 만큼 복잡하게 얽힌 소송 건들이 원만하게 해결되길 바라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금전적인 문제로 소송전을 벌이고 있지만, 파워팩 국산화에 대한 염원은 동일할 것"이라고 말했다.
ideaed@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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