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륙' 준비 마친 에어로케이, 국토부 AOC발급 왜 늦어지나
지난해 10월 AOC 신청…코로나 여파에 1년 가까이 지연
업황 부진, 경영권 분쟁 여지 남은 점 국토부에 부담
- 김상훈 기자
(서울=뉴스1) 김상훈 기자 = 청주국제공항을 거점으로 지난해 신규항공운송사업면허를 취득한 에어로케이가 국토교통부의 운항증명(AOC) 발급이 늦어지며 속앓이를 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항공업계 위기가 가중되고 있는 상황에서 국토부가 기약 없이 발급을 미루고 있다.
11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에어로케이는 지난해 10월 AOC를 신청했지만 1년가까이 해당 절차를 마무리짓지 못하고 있다. 2월 도입된 1호기를 통해 최근 AOC 최종 관문으로 여겨지는 50시간의 시범비행도 성공적으로 마쳤지만, 국토부가 최종 운항허가에 신중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에어로케이측은 "신규 채용 및 기재 도입, 시범비행 등 절차상 큰 단계는 마쳤고, 현재 감독관들이 나와 안전 매뉴얼 등을 부서별로 점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통상 항공사들이 AOC 발급에 약 6개월의 기간이 소요되는 점을 감안하면 에어로케이의 발급 지연은 이례적이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코로나19 여파로 항공사들의 출혈경쟁이 가중되고 있는 만큼 국토부가 허가시기를 조절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현 상황에서 신생 항공사의 시장 진입에 대한 시선은 곱지 않다. 제주항공이 이스타항공 인수합병(M&A)를 포기했고, HDC현대산업개발 역시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머뭇거리고 있다. LCC들은 생존을 위해 국내선 확장에 나서고 있는데 이런 상황에서 새 사업자의 운항을 허가해주기 어려울 것이란 분석이다.
아울러 경영권 분쟁 소지가 남아있는 점도 국토부가 운항 허가를 내주는 데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에어로케이는 지난해 면허를 취득한 뒤 현 강병호 대표이사와 대주주인 사모펀드 에이티넘파트너스 간 경영권 내홍이 불거진 바 있다. 당시 강 대표의 연임으로 사태는 일단락되는듯 했지만 지난 3월 대주주 주도로 이사진을 전면 교체하면서 아직 분쟁 소지가 남아있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면허 취득과 AOC 과정을 진두지휘한 경영진이 AOC 이후 교체되면 국토부로서도 비난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며 "절차상 심사 외에도 그런 부분까지도 검토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토부는 정해진 심사단계가 아직 끝나지 않아 AOC발급에 시간이 걸린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당초 이달 중 AOC를 취득한 뒤 청주~제주 노선에 첫 취항한다는 계획도 연기될 전망이다.
일각에선 코로나19로 업황이 어려운 상황에서 신생 항공사들의 취항이 늦어지는 게 오히려 이득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하지만 이는 AOC 신청 전에야 가능한 얘기로 에어로케이의 경우, 코로나19 사태 전인 지난해 일찌감치 AOC를 신청했으며 기재 도입과 신규 인력 채용도 마친 상태다. 비행기를 띄우지 못하는 동안 매월 수십억원의 고정비가 나가고 있다.
이 때문에 지주사 에어로케이홀딩스는 취항도 전에 운영자금 조달을 위해 1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추진하고 있다. 지난 6일 기존 주주들을 대상으로 청약을 진행했고 늦어도 오는 10월까지 유상증자 절차를 마무리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또 다른 신규 항공사 에어프레미아 역시 AOC 발급 절차가 지연 중이다. 코로나19 사태로 1호기 출고가 지연되며 도입 시기가 연기된 상태다. 이에 따라 당초 9월 취항 예정이던 계획도 틀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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