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는 닛산, 소비자들은 혼란 가중…2028년 이후 어쩌나

약속한 8년 AS 품질 보증 쉽지 않아…중고차 가격도 하락
"철수 발표와 동시에 소비자 피해"…한국닛산 "추후 계획 밝힐 것"

사진은 지난달 29일 서울의 한 닛산 자동차 판매 대리점의 모습. 2020.5.29/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서울=뉴스1) 조재현 기자 = 닛산의 한국 시장 철수에 따라 닛산과 인피니티 브랜드 차주들의 혼란이 커지고 있다.

향후 차량 관리에 대한 어려움에 이어 중고차 가격 급락 등이 우려되고 있어서다.

7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닛산이 2028년까지 약속한 애프터서비스 기간 종료 이후 차량 관리에 대해 차주들의 관심이 큰 상황이다.

지난달 28일 한국 시장 철수를 발표한 한국닛산은 8년 뒤 계획에 대해 아직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고 있다. "상세한 사항은 추후에 안내하겠다"는 게 한국 닛산의 공식 입장이다.

하지만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앞으로의 차량 유지에 대한 문의 글이 올라오고 있다.

업계에서는 만족스러운 서비스를 이어가기는 힘들 것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최상의 방안은 기존 판매사들이 운영 중인 서비스센터를 최대한 오랫동안 유지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를 판매사에 강제하기란 어렵다. 수익성을 담보할 수 없어서다. 오는 12월까지 재고분만 판매하는 데다, 추가적인 신차 판매가 중단된만큼 정비 수요가 대폭 늘어날 일도 없다.

이에 따라 한국닛산이 약속한 2028년까지 이전과 같은 서비스 수준이 유지될지는 미지수다. 앞서 한국을 떠난 수입차 사례를 보더라도 4~5년이 경과하면 아무래도 서비스는 소홀해질 수밖에 없다는 게 업계 지적이다.

수도권을 책임지는 딜러사의 경우 기존에 판매된 차량이 많아 유지가 가능할 수 있으나 중소 딜러사가 운영하는 지방 서비스센터는 상황이 다르다. 지난해부터 불거진 일본산 불매운동 여파로 판매량은 더욱 쪼그라들었기 때문이다.

일부 판매사 중에서는 서비스센터 계약을 해지하려는 움직임도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닛산·인피니티 고객만으론 안정적인 운영이 어렵기 때문이다.

서비스센터 입장에서 수익성 담보를 위해 타 완성차 브랜드에 대한 수리도 이어갈 수밖에 없다. 이러면 닛산·인피니티 고객에게 한국 시장 철수 전과 같은 서비스 품질을 제공하기는 힘들다.

수입차만 전문으로 다루는 제3의 업체에 서비스 총괄을 맡기는 방안도 거론되나 회의적인 의견이 대다수다.

안정적인 서비스가 이뤄지려면 부품 수급부터 저장, 관리에도 비용과 인력이 들어가는데 브랜드가 철수한 상황에서 이를 떠맡기엔 위험 부담이 너무 크다는 게 업계 안팎의 설명이다.

리콜과 관련한 안전 이슈가 발생했을 경우도 문제다. 한국닛산은 정부 기관과 협력하겠다는 입장이지만, 공식 업무가 종료되면 아무래도 즉각적인 대응은 쉽지 않다.

닛산에 앞서 지난 2012~2013년 한국을 떠난 스바루, 미쓰비시도 서비스센터를 유지한다고 했으나, 현재 스바루와 미쓰비시 공식 서비스센터는 대부분 사라졌다.

중고차 가격 하락도 차주들이 고민하는 부분이다. 폭락한 가격에 차를 처분하기보단 차라리 끝까지 타겠다는 차주들도 등장하고 있다.

한국닛산이 지난해 9월 불거진 철수설을 공식 부인한 후 차량을 구매한 일부 차주는 소송을 해야 한다는 주장도 펼치고 있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소비자들은 한국닛산의 철수가 발표됨과 동시에 자산 손실을 입고 있다"며 "국내 징벌적 손해배상제도가 유명무실한 상태라 차주들이 법적 대응에 나서는 것도 쉽지 않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이어 "닛산의 철수로 기존 토요타와 혼다 등 일본 수입차 업체들도 더욱 위축됐는데, 추가 철수 브랜드가 나오면 피해는 고스란히 소비자가 떠안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cho84@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