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發 일자리 충격…제조·항공업 직격탄

산업기반 무너지면 연쇄 후폭풍…"특단 대책 필요하다"

9일 인천국제공항 제1미널 출국장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인천국제공항의 일일 여객 수는 5000명선 아래로 추락했다(뉴스1DB)ⓒ News1

(서울=뉴스1) 임해중 기자 = 코로나19 여파에 따른 일자리 감소 충격이 심화되고 있다. 업종별로는 수출을 담당하고 있는 제조업이 가장 큰 타격을 받았다. 기업들은 신규채용에 빗장을 건데 이어 기존 고용유지도 어려운 지경에 이르렀다.

경기가 살아나면 다행이지만 현 상황만 놓고 보면 낙관하기 어렵다. 미국과 유럽 등으로 코로나가 급속히 퍼지면서 글로벌 경기 불안감이 커지고 있어서다.

해외소득을 통해 국민총수요 창출에 기여하고 있는 수출산업 보호가 없으면 정부의 소상공인 지원 등 정책효과가 반감될 수 있는 만큼 세금, 금융 등을 아우르는 종합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12일 한국고용정보원 고용행정통계에 따르면 올해 2월 폐업·도산·명예퇴직 등 이유로 고용보험을 상실한 근로자는 9만1300명에 이른다. 전년 동월 7만1000명 대비 2만명(28.4%) 확대됐다. 경기불황에 따른 실직자가 늘고 있다는 의미다.

산업별로는 매출 및 공장가동률이 급감한 제조업이 2만2300명으로 실직자가 가장 많았다. 숙박·음식업 1만3000명, 도·소매업 1만1100명 등이 뒤를 이었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 국면에 접어든 지난달 기업들이 순환휴직과 명예퇴직 등 자구책을 본격 가동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고용시장 불안은 더 가중될 것으로 우려된다.

기업들이 체감하는 일자리 문제는 더 어렵다. 직접적인 타격을 받은 대한항공은 창사 50년만에 대규모 휴업을 결정했다. 국내인력 1만9000여명의 70%인 1만3000∼4000명이 휴업 대상이다. 이스타항공 역시 전체 인원의 20%가량 감원을 추진하며 노조와 갈등을 빚고 있다.

정부의 탈원전 정책으로 휘청거리던 두산중공업은 코로나19 여파에 따른 경기불안까지 겹치며 생존을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45세 이상 직원 2600여명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받고 일부 유휴인력 휴업을 추진하고 있지만 자체회생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주력 수출업종인 자동차 부문도 비상이다. 국내 2위 자동차 부품업체인 만도는 2008년 한라그룹에 재인수된 후 지난달 처음으로 전체 생산직 대상의 희망퇴직을 추진하기로 했다. 르노삼성차도 7년 만에 구조조정에 돌입했다.

완성차 브랜드의 생산·내수·수출 부진은 협력업체에게는 생존을 걱정해야 할 위기 요인이다. 납품 자체가 줄며 지난달에만 국내 부품업계 매출은 최대 30%가량 감소한 것으로 추산된다.

수출물량 감소로 현대자동차마저 울산5공장의 투싼 생산라인을 일시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이달에는 국내 완성차 브랜드의 수출량이 더 줄었을 것으로 예상돼 그나마 버텨주던 자동차 부문에서도 구조조정 후폭풍이 거세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경제계는 생산·수출 의존도가 큰 국내 산업 생태계를 고려해 정부가 특단의 대책을 내놓을 필요가 있다고 주문한다. 수출의 한축을 담당하는 산업군을 보호하지 못하면 일자리 감소에 따른 소비위축 등 연쇄 피해가 가속화될 수 있어서다.

소상공인 등 취약계층을 지원해 소비 진작을 도모하겠다는 게 정부 계획이지만 일자리가 흔들리면 대책 효과는 무의미해진다.

경영위기가 심화된 기업을 대상으로 법인세·부가세 등 납부유예를 실시하고 유동성 및 수출금융지원 정책을 서둘러 마련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높은 배경이다. 또 경직된 노동시장 유연화 등 제도개선을 통해 기업 스스로가 일자리를 보호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경제계 관계자는 "재난극복을 위한 특별노동조치법(가칭) 제정으로 노동규제의 한시적 적용 배제 근거를 마련해야 한다"며 "특별법 제정이 어렵다면 특별연장근로 대폭 허용, 탄력·선택근로 등 유연근로시간제의 조속한 시행 등 대체방안을 조속히 시행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haezung2212@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