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지는 '대우'라는 이름, 김우중의 흔적들

계열사들 인수·합병 이후 '대우' 사명 사라져
독자적으로 '대우' 이름 이어가는 업체 없어

고 (故)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이 지난 2017년 3월 서울 밀레니엄 힐튼 호텔에서 열린 대우창업 50주년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2017.3.22/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서울=뉴스1) 박동해 기자 =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이 지난 9일 82세를 일기로 세상을 등지면서 그가 남겼던 '대우'라는 흔적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2000년 그룹이 해체된 이후에도 약 20년 동안 대우라는 이름을 이어온 회사들이 많았다. 하지만 김우중이라는 이름이 대중들의 기억에서 사라졌듯이 대우의 브랜드도 점차 지워졌다.

올해 7월 대유위니아그룹이 관계사인 대우전자의 사명을 '위니아대우'로 변경했다. '대우'라는 이름이 완전히 사라지지 않았지만 사명의 중심은 대우에서 위니아로 넘어갔다. 제품 수리와 설치를 담당하는 '대우전자서비스'도 대유위니아서비스에 합병돼 사명이 위니아SLS로 바뀌었다.

앞서 비슷한 사례가 있었다. 2010년 대우그룹의 상사계열사인 '대우인터네셔널'을 인수한 포스코는 2016년 회사의 이름을 '포스코대우'라고 변경했다. 그리고 지난 3월 '대우'라는 이름을 완전히 떼어버리고 사명을 '포스코인터내셔널'로 바꿨다.

현재까지 사명에 '대우'라는 브랜드를 남겨둔 회사는 대우조선해양, 대우건설, 미래에셋대우 정도다. 물론 이 회사들도 독자적으로 대우의 브랜드를 이어가고 있는 것은 아니다.

경남 거제시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 전경. (뉴스1 DB) 2016.6.15/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대우조선해양은 2000년 그룹이 해체되자 대우중공업에서 분할됐고 워크아웃을 졸업한 이후 국책은행인 KDB산업은행 등이 포함된 채권단의 지배를 받아왔다. 산업은행은 이후 지속해서 대우조선을 매각하려는 시도를 해왔고 지난 3월 현대중공업 측과 매각 계약을 체결했다.

㈜대우의 건설부문이었던 대우건설은 그룹 해체 이후 한국자산관리공사에 인수됐다. 이후 민영화 과정으로 거쳐 2006년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컨소시엄을 통해 대우건설의 지분 72.1%를 6조6000억원에 인수하면서 대주주 자리에 올랐다. 하지만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의 여파로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유동성 위기를 맞았고, 산업은행이 공적 자금을 투입하면서 최대주주가 된다.

미래에셋대우는 대우증권이 그 모태다. 대우증권 역시 그룹이 공중분해 되면서 산업은행에 속했다가 2016년 미래에셋증권으로 대주주가 변됐다. 이때 사명도 미래에셋대우'로 바뀌게 됐다. 더불어 미래에셋대우는 미래에셋증권과 합병해 국내 최대 증권사가 됐다. 공식적으로는 미래에셋대우가 모기업인 미래에셋증권을 흡수 합병 하는 것이었지만 실질적으로는 미래에셋증권그룹이 대우라는 브랜드를 유지하고 직원 간 화합을 위해 취한 형식적인 역(逆)합병이었다.

이외에도 앞서 언급한 대우전자나 포스코인터내셔널같이 한동안 대우라는 이름을 써오다 그 비중을 줄이거나 아예 사명에서 제외한 회사들이 많다. 대우자동차의 경우 GM에게 인수당한 뒤에도 한동안 'GM대우'라는 이름을 사용했으나 2011년부터는 한국GM이라는 이름을 사용하고 있다. 2005년 두산그룹에 인수된 대우종합기계도 이름을 '두산인프라코어'로 바꿨다.

포스코인터네셔널로 사명이 바뀌기 전 대우인터네셔널의 사옥 2015.6.16/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한편, 1967년 김우중 회장에 의해 창립된 대우그룹은 IT, 전자, 건설, 자동차, 중공업, 물류, 금융, 교육 등 다양한 분야에서 사업을 영위했다.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그룹 해체 직전에는 영화와 미디어 산업에도 뛰어들어 현재 씨네하우스를 인수해 멀티플렉스 진출을 계획하기도 했다. 현재 이 사업은 중앙그룹으로 넘어가 '메가박스'가 됐다. 더불어 대우가 소유하고 있던 영화 전문 채널 'DCN'은 현재 CJ E&M이 매각돼 'OCN'이 됐다.

과거 대우그룹에 속해 있었지만 현재는 사명을 변경해 '대우'라는 이름을 완전히 떼어버린 한 업체의 관계자는 "과거 한차례 이름이 바뀌었을 때는 서운해하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두번째 바뀌었을 때는 대우가 사명에서 사라졌음에도 잡음이 없이 넘어간 것 같다"고 설명했다.

potgus@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