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해운 물류대란 조양호 회장에 책임강요 법위반 소지"

"정부차원 지원 있어야 물류대란 해소"
물류는 인프라 산업이란 인식으로 회생 방안 마련해야

사진=임해중 기자/News1

(서울=뉴스1) 임해중 기자 = 한진해운 법정관리로 빚어진 물류대란 사태 진화를 위해 정부가 직접 나서야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한국경제연구원이 12일 개최한 '물류대란 사태, 어떻게 볼 것인가' 좌담회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법정관리 절차를 밟고 있는 한진해운에 조양호 회장과 대한항공의 지원을 강요하는 것은 법적으로 문제가 있다"고 입을 모았다.

◇ 정부·채권단, 한진그룹에 무한책임 강요…시장경제 위반

배상근 한국경제연구원 부원장이 좌장을 맡은 이날 좌담회에는 연강흠 연세대 경영대학 교수, 이동현 평택대 무역물류학과 교수, 최준선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참석했다.

좌담회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주식회사의 경영악화 책임을 주주들에게 모두 떠넘기는 방식은 시장경제에 어긋난다고 지적했다.

주주는 주식회사에 대한 유한적인 책임을 지는데 최근 정부와 한진해운 채권단은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및 대한항공에 무한책임을 강요하고 있다.

특히 2008년 금융위기에 따른 업황 악화로 한진해운이 법정관리로 내몰린 만큼 경영진에 모든 책임을 전가하기는 어렵다고 분석했다.

연강흠 연세대 교수는 "조양호 회장이 400억원의 사재를 출연한다면 책임을 어느 정도 졌다고 볼 수 있다"며 "대한항공이 한진해운 대주주가 된 시점은 조선·해운업 부실이 가속화된 2014년 이후여서 주주 및 경영진에 경영실패의 책임을 묻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 조선과 해운 형평성 문제…정치·금융논리가 사태 키워

금융논리만 강조한 정부 및 채권단의 일방적인 구조조정 작업이 물류대란 사태를 키웠다는 지적도 나왔다.

정부가 기간산업 중 하나인 해운업에 애착이 있었다면 조기에 살릴 방도가 있었는데 개별기업의 재무구조 개선에만 초점을 맞춘 결과 물류대란 사태가 빚어졌다는 지적이다.

이같은 분석은 대우조선과의 형평성 문제로 이어졌다.

정부와 채권단은 부실이 심화된 대우조선에만 지난해 4조2000억원가량의 구제금융을 쏟아 부었다. 반면 한진해운은 하역비와 용선료 등 수천억 원의 자금만 있으면 회생이 가능했지만 결국 법정관리를 선택했다.

표면적으로 원칙에 근거한 구조조정처럼 보이지만 대우조선과 비교했을 때 정부와 채권단은 이율배반적인 자세를 보인 셈이다.

정부와 채권단이 원칙없이 자금을 쏟아붓는 동안 대우조선해양은 임직원 비리와 분식회계 등으로 부실이 눈덩이처럼 커졌다. 이 과정에서 분식회계나 임직원 비리에 대한 검증 및 감시 시스템은 제대로 작동하지 못했다.

이동현 평택대 교수는 "조선과 해운에 대한 정부의 이율배반적인 자세는 정치적 메커니즘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영향"이라며 "설비 및 생산시설로 일부 지역에 연고를 둔 조선과 달리 해운업체는 정치적으로 비빌 곳이 없고 조선에 비해 내수 고용창출 효과가 낮다는 편견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 기간산업 보호…정부가 직접 나서야

좌담회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한진해운발(發) 물류대란 사태를 진정시키려면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다. 법정관리 절차를 밟고 있는 한진해운에 대한 한진그룹의 자금지원 강요는 배임문제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정부가 직접 나서야한다는 것이다.

이동현 평택대 교수는 "정부가 중심을 잡고 물류대란을 해결할 협상에 직접 나서야 한다"며 "필요한 경우 자금지원도 병행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연강흠 연세대 교수는 "경제인프라에 해당되는 물류는 정부가 거시적인 측면에서 산업 구조조정이나 산업 재편 등을 구상하고 집행해야 한다"며 "기존 주주에 대한 책임을 묻는데 초점을 맞추기보다 법정관리인 선정 이후 어떻게 기업 회생을 유도할 수 있는지 여부 등 발전적인 방향에서 이번 사태를 바라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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