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급자족·환골탈태… 中, 더는 '세계의 공장' 아니다

전국경제인연합회(회장 허창수)가 혁신과 실력을 바탕으로 변화에 한창인 중국경제를 묘사한 말이다. 전경련은 "중국은 더이상 '세계의 공장'이 아니었다"는 분석과 함께 달라진 중국 경제의 면면을 24일 소개했다.

◇ 토사구팽(兎死狗烹)

중국 시장에서 외자기업 수출 비중이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경련은 최근 중국 내 외자기업의 수출액이 5년 전보다 2배 가까이 늘었음에도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007년 57.1%에서 지난해 49.6%로 7.5%포인트 줄었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결과는 자국기업을 육성하겠다는 중국 정부의 의지와 자신감을 보여주는 대목이라는 것이 전경련의 설명이다. 전경련에 따르면 지난 2000년 중반부터 시작된 내·외자기업 세제 일원화'를 통해 중국 내 외국기업에 대한 보편적 세금혜택은 점차 작아졌고, 가격 경쟁력도 그만큼 줄었다.

◇ 자급자족(自給自足)

전경련은 최근 중국 내 가공수출액 규모가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조사됨에 따라 중간재 수출입 구조를 바탕으로 한 한중간 분업구조가 와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조사 결과 지난해 중국 전체 수출에서 가공무역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5년 전보다 반으로 줄었다. 가공무역은 원자재나 반제품을 가공하여 재수출하는 방식을 말한다.

전경련은 대중(對中) 중간재 수출이 전체의 4분의 3을 차지하는 한국 현실을 지적하면서, 이러한 조사결과가 한국에는 피하고 싶은 현실일 것 이라고 했다. "산업고도화 덕에 현지 부품조달률이 증가해 중국이 반제품을 수입할 필요성은 꾸준히 줄어들 것"이라고 전경련은 전망했다.

◇ 유아독존(唯我獨尊)· 환골탈태(換骨奪胎)

세계 수출시장에서 점유율 1위 품목을 가장 많이 가진 나라는 미국도 유럽도 일본도 아닌 바로 중국이었다. 2002년만 해도 수출 품목 수에서 3위에 머물렀던 중국은 지난 2005년 이래 줄곧 1위를 고수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전경련은 이에 대해 "중국이 농산물, 노동집약적 산업 외에도 다양한 분야에서 경쟁력을 키워가고 있음을 뜻한다"고 설명했다.

전경련은 이어 중국 산업이 경쟁력을 더해온 점은 첨단품목 수출시장에도 확인할 수 있다고 했다.

(자료=전경련). © News1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분류기준을 따르면, 항공우주 장비 등 분야의 한국과 중국의 첨단산업별 수출액 규모는 2002년 당시 비슷한 수준이었다. 그러나 양국 간 차이는 지속해 벌어져 2011년엔 작게 5.3배에서 크게 21배까지 차이가 난 것으로 조사됐다.

◇ 괄목상대(刮目相對)

이번 전경련 조사에서 특허 강국으로서의 중국의 모습도 확인할 수 있었다. 중국이 매년 출원하는 국제특허 수는 최근 5년 사이 3배 이상 증가했다. 한국을 추월한 건 이미 3년 전이다. 지난해 세계에서 가장 많은 국제특허를 출원한 기업도 중국 통신장비업체인 ZTE사(3906건)였다. 하루에 10개 이상의 특허를 쏟아내는 꼴이다.

전경련은 이런 성과가 지난 후진타오 정부에서 설정한 제11차 5개년(2006~2010년) 경제개발 계획과 관련이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 정부는 당시 연구·개발(R&D)비를 확대하고 대외 기술의존도를 낮추는 내용을 골자로 한 자주창신(自主創新)전략을 천명한 바 있다. 이에 따라 2011년 당시 전 세계 R&D 투자액 규모 중 중국이 차지한 비중은 10분의 1(9%)에 달했다.

전경련은 중국 경제의 달라진 위상을 고려해 앞으로 우리 정부와 기업들이 자체 기술 개발에 집중하고, 중국보다 비교우위를 가진 분야를 집중 공략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전경련에 따르면 현재 중국이 중점적으로 투자하고 있는 전략산업분야는 한국과 상당 부분 겹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11년만 해도 우리나라가 수출시장 점유율 1위 타이틀을 내 준 26개 품목 중 12개는 중국이 가져갔다.

엄치성 전경련 국제본부장은 "이런 추세로 가다간 13억 인구의 중국 시장이 그림의 떡이 될 것"이라며 "국내 기업들도 중국 내수시장과 서비스 시장 진출을 위한 전략을 새롭게 짜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경련 제공. © News1

ejkim@news1.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