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드레아 보첼리 인연으로 시작…이탈리아 와인 저평가 아쉬워"

[인터뷰]박철환 에이비씨코퍼레이션 대표
첫 오프라인 단독 매장 오픈도 앞둬…"자신 있어"

박철환 에이비씨코퍼레이션 대표가 지난 26일 서울 강남구에서 뉴스1과 인터뷰를 진행했다.2023.9.26/뉴스1 ⓒ News1 이상학 기자

(서울=뉴스1) 이상학 기자 = 이탈리아 와인은 국내에서 프랑스 와인과 미국 와인, 칠레 와인 등에 밀려 저평가된 느낌을 지울 수 없지만 전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와인 중 하나다. 생산량이 세계 최고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데, 그만큼 수요가 있다는 얘기다. 국내 와인 시장에서 크게 주목받지 못하던 이탈리아 와인을 하나둘 들여오는 이가 있다. 박철환 에이비씨코퍼레이션 대표다.

박 대표는 국내 소비자들에게 이탈리아 와인의 정수를 보여주겠다는 목표로 와인을 조금씩 수입해오기 시작했다. 이렇게 시작했던 사업이 커져 벌써 43종류의 이탈리아 와인을 국내에 선보이고 있다.

박 대표는 이탈리아 와인에 대해 '가성비 와인'보다는 '괜찮은 와인'이라고 표현하는 것이 맞다고 주장한다. 그는 "와인은 기후와 땅이 중요한데, 이탈리아의 기후는 프랑스보다 훨씬 괜찮고, 땅도 프랑스보다 좋은 구조로 돼 있다"면서도 "한국에서는 유독 저평가 돼 있다"고 말했다. 그의 말처럼 박 대표가 이탈리아 와인이 충분히 좋다는 인식을 국내 소비자들에게 심어줄 수 있을까.

(왼쪽부터)쿠르타취의 브렌탈 화이트·트레스, 빅시오의 덴소X, 빈디 세르가르디의 모체니 89·91. 에이비씨코퍼레이션이 새로 들여온 이탈리아 와인 6종.(에이비씨코퍼레이션 제공)

◇안드레아 보첼리와의 인연으로 시작한 와인 사업

박 대표가 와인 사업에 뛰어든 건 세계적인 성악가 안드레아 보첼리(Andrea Bocelli)와의 인연에서 시작됐다. 공연 기획일을 하며 안드레아 보첼리의 내한 공연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친분이 생겼고, 안드레아 보첼리의 가문이 와이너리를 운영하고 있다는 점을 알게 되면서 관심을 가졌다. '보첼리 1831' 와인을 국내에 처음으로 소개한 것도 박 대표다.

에이비씨코퍼레이션은 지난해 5월 보첼리 1831을 독점 수입해 국내에 처음 알렸다. 보첼리 1831은 안드레아 보첼리 가문에서 200여년간 직접 운영해 온 전통의 와인이다. 1831은 와이너리가 탄생한 연도를 의미한다.

보첼리 와인을 시작으로 박 대표는 본격적으로 이탈리아 와인을 국내에 유통했다. 이를테면 영국 가수 스팅의 이름을 딴 '스팅 와인'으로 불리는 '일 팔라지오'를 비롯해 '빈디 세르가르디', '빅시오 포데리', '쿠르타취' 등 5개 브랜드 43종의 와인을 수입·유통하고 있다. 특히 이탈리아 화이트 와인의 최강자로 불리는 쿠르타취는 대부분 와인이 전문가들에게 90~97점 사이의 높은 점수를 받는 와인이다.

◇"와인사업 경험 부족하지만 경쟁 자신 있어"

와인 사업 경력이 오래되지 않은 박 대표는 자신만의 강점을 활용해 시장 지배력을 늘리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공연 기획을 했던 그는 음악과 와인을 페어링한 행사를 여는 등 업계에 신선한 방식을 선보였다.

박 대표는 안드레아 보첼리의 '타임 투 세이 굿바이'를 들으며 보첼리1831의 '테레디산드로'는 시음하고, 가수 스팅의 'Shape of my heart'(쉐입 오브 마이 하트)와 함께 스팅의 노래 제목인 '시스터 문'을 따서 만든 일팔라지오의 '시스터 문'을 마시는 행사를 기획했다.

그는 "안드레아 보첼리 노래를 들으며 그 와인을 마시면 정말 맛이 다르다"며 "공연과 와인의 시너지를 내는 게 다른 수입사와 다른 우리만의 강점"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다른 수입사들도 할 수는 있지만 공연을 만들고, 기획하는 것에 어려움을 느끼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우린 다르다"고 강조했다.

박철환 에이비씨코퍼레이션 대표가 지난 26일 서울 강남구에서 뉴스1과 인터뷰를 진행했다.2023.9.26/뉴스1 ⓒ News1 이상학 기자

◇첫 오프라인 단독 매장 오픈…사업 본격 확대

박 대표는 에이비씨코퍼레이션의 한 부서에서 와인 수입을 진행해 왔으나 최근 별도 법인 '비노월드와이드'를 설립했다. 사업이 급격히 커지면서 와인을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회사를 세운 것이다.

박 대표는 연휴가 끝난 뒤 처음으로 오프라인 단독 매장도 운영할 예정이다. 에이비씨코퍼레이션이 수입해 유통하는 이탈리아 와인만 취급하는 매장이 연휴가 끝난 뒤 신세계백화점 광주점에 입점할 예정이다. 그는 "와인 소비는 서울·경기권에 몰려 있는데 광주에서 분위기가 좋아서 단독 매장을 운영하게 됐다"며 "매장 디자인을 시작으로 준비하고 있는 단계"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박 대표는 "이탈리아 와인은 우리가 수입하는 와인 중에 찾으면 좋은 것을 고를 수 있다는 소비자 인식이 생기고 나면 다른 대륙의 와인을 수입하는 것도 생각해 볼 것"이라며 라인업 확대 의지도 내비쳤다.

shakiro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