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시간당 4만8000개' 국내 최대 규모 버거번 전용 생산라인
작업장 들어가기까지 수많은 절차…"청결이 가장 기본"
황승민 대표 "번은 햄버거의 턱시도…첫맛 좌우하는 식재료"
- 이상학 기자
(서울=뉴스1) 이상학 기자 = 엄격한 식재료 관리는 청결에서부터 시작된다는 말이 맞았다. 지난달 22일 찾은 충남 아산에 위치한 빔보QSR코리아 공장 내 작업장으로 들어가기까지 수많은 절차를 거쳐야 했다.
작업장 앞에서 머리부터 발끝까지 방호복을 착용하고, 혹시 붙어있을 먼지를 제거한다. 먼지를 제거하면 싱크대에서 손세척 절차가 기다리고 있다.
손에 물을 2초 이상 적시면 물비누를 쓸 수 있고, 30초간 비벼야 물로 헹굴 수 있도록 시스템화돼 있다. 2차 헹굼도 20초 이상 꼼꼼히 해야 손건조기가 작동되고 마지막 손소독기까지 사용해야 작업장 문이 열리는 구조다.
이런 절차를 거치지 않으면 입장 자체가 불가능하다. 맥도날드에 햄버거빵(번)을 납품하는 식품전문 업체인 빔보QSR은 전 세계 21개 맥도날드에 번을 공급하고 있다. 맥도날드의 엄격한 식품안전 및 품질 기준에 맞추려면 청결은 기본 중의 기본이라는 게 황승민 빔보QSR코리아 대표의 설명이다.
그는 "맥도날드의 식품 안전 기준은 글로벌 식품안전 규격인 GFSI 중 여러 개를 합친 것보다 많은 수준"이라고 귀띔했다.
어려운 절차를 통과해 작업장으로 들어서자 고소한 '빵내음'이 났다. 이곳은 시간당 4만8000개의 번이 생산되는 국내 최대 규모 버거번 전용 생산라인이다. 원재료 믹싱 후 발효, 글레이징 및 참깨 도포, 베이킹, 냉각공정까지 하나의 번이 탄생할 때까지 총 6시간이 소요된다.
이곳에서 가장 중요하게 신경 쓰는 건 식품 안전이다. 황 대표는 "현장 관리자뿐 아니라 저도 생산라인에서 제품과 생산 환경을 점검하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한다"며 "전 임직원이 항상 식품 안전에 대해 깊이 고민하고 대화하며 지속적인 개선점을 찾아 나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두 번째는 역시 '품질'이다. 한국맥도날드는 지난 2020년 아시아 최초로 '베스트 버거'를 도입하고 식재료와 조리 프로세스, 조리 기구 등 전반적인 과정을 개선했다.
이때 고객들이 가장 크게 느꼈던 변화 중 하나가 바로 번이다. 레시피를 바꿔 번이 더욱 고소하고 쫄깃해졌으며, 글레이즈 코팅을 통해 수분과 열을 오래 유지해 촉촉함과 따뜻함을 길게 유지할 수 있도록 했다.
두 가지 원칙을 고수한 덕에 빔보QSR은 한국 맥도날드에 1998년부터 24년째 번을 공급하고 있다.
빔보QSR은 맥도날드의 요청에 맞춰 번을 공동으로 개발하는 것은 물론 해외 맥도날드에서 수입된 번을 한국 고객 입맛에 맞게 바꿔 사용하기도 한다. 번은 버거를 먹을 때 입에 닿는 첫맛을 좌우하는 중요한 식재료라는 게 황 대표의 설명이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번을 제공하기 위해 토스팅 시간을 5초 늘렸고, 실제 베스트 버거 도입 후 한 달간 버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8% 증가하기도 했다.
황 대표는 "번은 패티와 소스 및 재료들이 조화롭게 어우러질 수 있도록 돕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며 "번은 '버거의 턱시도'라고 불릴 만큼 외관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크다"고 말했다.
shakiro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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