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미녀 구다이글로벌, 남성 화장품으로 '미남' 공략 나서나

'조선미남' 상표권 출원…분류는 선크스크린제, 비비크림 등
구다이글로벌 "상표 도용, 짝퉁 방지하기 위한 대응 조치"

ⓒ News1 양혜림 디자이너

(서울=뉴스1) 이민주 기자 = 조선미녀라는 브랜드로 글로벌 소비자를 매료시킨 'K-뷰티업체' 구다이글로벌이 남성 화장품 브랜드 출시를 준비하는 모양새다.

2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구다이글로벌은 이달 '조선미남'이라는 상표권을 출원했다.

상품 분류는 △모이스처라이징 크림·로션 △선스크린제 △세럼 △비비크림 △스킨 클렌징크림 △아이크림 △스킨토너 등 다양한 종류의 화장품이 이름을 올렸다.

분류 자체는 여성과 남성 구분 없이 사용될 수 있는 범주지만 업계에서는 '조선미남'이라는 브랜드명을 근거로 남성 타깃 제품군 출시에 대한 시그널로 해석하고 있다.

'한국판 로레알'로 불리는 구다이글로벌은 조선미녀, 스킨천사, 티르티르 등의 화장품 브랜드를 보유한 K-뷰티 기업이다. 최근에는 북미 시장을 중심으로 몸집을 키우고 있다.

그중에서도 대표 브랜드인 '조선미녀'는 한국 전통 성분과 미학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브랜드로 △맑은쌀선크림 △인삼아이크림 △인삼 클렌징 오일 등을 통해 전통의 아름다움을 현대적인 감각으로 풀어내고 있다.

최근 미국 백악관 대변인 캐롤라인 레빗(Caroline Leavitt)이 APEC 정상회의 참석차 방한 중 국내에서 직접 제품을 구매한 사실이 알려져 주목받기도 했다.

화장품으로 분류된 '조선미남' 상표권은 여성을 타깃으로 하는 조선미녀와 짝을 이루는 남성 전용 브랜드로 확장될 가능성이 높다고 점쳐진다.

업계에서는 조선미남이 실제 브랜드화될 경우 조선미녀가 선보이는 전통 성분 기반의 보습, 광채, 선케어 기능이 적용된 남성 피부 특화 솔루션 라인업을 선보일 것으로 예상한다.

조선미남이 실제 출시되면 구다이글로벌이 처음 선보이는 남성 전용 브랜드가 된다. 조선미녀, 스킨천사 등은 기초 제품 라인업을 티르티르, 하우스오브허 등은 색조 화장품 라인업을 거느리고 있다.

관광객들이 면세점에서 화장품을 둘러보고 있다. ⓒ News1 김성진 기자

현재 국내외에서는 남성 '그루밍' 시장이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이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는 브랜드는 어퓨(에이블씨엔씨), 오브제, 스웨거, 우르오스 등이다. 그루밍은 남성의 스킨·헤어·바디케어를 포함한 자기 관리를 말한다.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2022년 한국 화장품 소비액은 1인당 9.6달러로 전 세계에서 가장 높으며 지난해 기준 남성 뷰티 시장 규모는 1조 2000억 원이다.

글로벌 조사기관 스트레이츠 리서치(Straits Research)는 전 세계 남성 스킨케어 시장이 지난해 137억 달러(18조 4000억 원) 규모였으며 오는 2033년에는 204억 달러(27조 5000억 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올리브영에서 보면 남성 라인업을 전문적으로 운영하는 브랜드가 존재하지만 아직 해외 시장에서는 남성 전용 K-뷰티 브랜드가 본격적으로 자리 잡은 사례는 많지 않다"며 "문화적 진입장벽과 소비 습관 차이로 단기간 시장 확대는 쉽지 않지만 장기적으로는 성장 여지를 충분히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구다이글로벌은 유사 상표로 인한 짝퉁 사례를 예방하고 브랜드 혼동을 방지하기 위해 '조선미남' 상표권을 출원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상표 출원은 향후 제품 출시를 위한 필수 절차이지만 시장 선점 또는 모방 방지를 위한 '권리 확보' 차원에서 선제적으로 이뤄지는 경우가 많다.

구다이글로벌 관계자는 "최근 K-뷰티 브랜드의 글로벌 인지도가 높아지면서 국내외 일부 시장에서 정품을 모방한 유사품과 상표 도용 사례가 증가하는 추세"라며 "소비자 혼란과 브랜드 신뢰 훼손으로 이어질 수 있어 업계 전반의 대응이 필요한 부분이다. 향후에도 상표권 관리와 브랜드 보호를 지속해서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minju@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