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드래곤 스커트·이찬혁 재킷…패션계 부는 '젠더리스' 열풍
여성복이 남성복 만들고, 남성이 여성 주얼리 착용하고
디자이너 브랜드·패션 대기업도 '젠더리스' 가세
- 김진희 기자
(서울=뉴스1) 김진희 기자 = 최근 지드래곤이 엘르코리아 화보에서 명품 브랜드 샤넬 의상을 착용한 모습을 공개해 눈길을 샀다. 지드래곤은 대표 여성복 제품인 스커트와 크롭티를 착장했다. 지드래곤은 평소에도 여성복을 즐겨 입는다고 한다.
가수 악동뮤지션의 이찬혁은 한 TV 프로그램을 통해 여성복 매장에서 여성용 재킷과 가방 등 잡화를 구매해 착용하면서 이목을 끌었다. 현재 패션계에서는 남녀 구별이 없어지는 '젠더리스' 열풍이 거세다.
패션 업체들도 젠더리스 상품이나 브랜드를 새롭게 선보이고 있다.
지난 1일 글로벌 패션 브랜드 자라와 국내 패션 브랜드 아더에러는 두 번째 협업 컬렉션 '사이클 A TO Z'를 공개했다. 매장 앞에는 강추위에도 오전 10시 개점 시간을 앞두고 긴 줄이 늘어섰다. 서울 강남 지역 등 일부 매장에서는 새벽부터 오픈런을 하는 고객들도 있었다. 자라와 아더에러가 협업한 이번 컬렉션에서는 모든 제품이 젠더리스로 구성돼 있었으며, 주요 상품은 순식간에 완판됐다.
젠더리스 열풍은 디자이너 브랜드에서 두드러진다. MZ세대를 중심으로 입소문이 나면서 인기 브랜드로 자리매김한 마뗑킴은 유니섹스 아이템을 다수 출시했다. 마뗑킴 관계자는 "상품을 찾는 고객들은 물론 매출에서도 남녀 구분이 없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여성 주얼리 브랜드 빈티지헐리우드, 로아주의 주요 고객도 남성이 1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과거에는 주얼리가 여성의 전유물이었다면 이제는 여성을 타깃으로 한 화려한 제품도 남성들의 구미를 당기고 있다. 실제 가수 송민호, 샤이니의 키 역시 진주 목걸이와 같은 여성 잡화를 착용해 눈길을 끈 바 있다.
패션 대기업도 여성복 브랜드 내 남성복, 젠더리스 포트폴리오를 구축·확대하며 젠더리스 열풍에 가세하고 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이 전개 중인 1세대 여성복 브랜드인 스튜디오 톰보이는 2019년 하반기부터 남성복에 도전했는데 올해 톰보이 남성 라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89%나 신장했다.
신세계인터내셔날 관계자는 "2019년 출시한 남성복 제품이 기대 이상의 성과를 보이자 올 9월 남성복 단독 매장을 오픈하며 사업을 본격화하고 있다"며 "톰보이 특유의 오버핏과 깔끔한 디자인으로 편안한 일상복은 물론 출근복 등 다양한 스타일링이 가능해 남성복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스튜디오 톰보이는 총 9개 남성 단독 매장을 운영 중이며 내년에도 적극 확대할 계획이다.
삼성물산도 Z세대를 위한 젠더리스 스트리트 캐주얼 브랜드 샌드사운드를 지난 10월 론칭했다. 샌드사운드 매출은 초반부터 지금까지 큰 등락 없이 꾸준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편안하고 실용적인 핏, 흥미로운 그래픽과 텍스처가 특징적인 플리스 베스트, 그래픽 스웨트셔츠, 럭비 스트라이프 스웨터, 비건 레더 블루종 등 약 10개 상품이 리오더에 들어간 상태다.
한 패션업계 관계자는 "기존 성역할에 따른 고정 관념을 개선하고 개개인의 존재와 취향을 존중하는 방향으로 인식이 확장 중인 MZ세대가 유행과 소비를 이끄는 주축으로 자리잡으며 젠더리스 룩이 트렌드로 부상했다"며 "패션에 있어서도 성별을 통한 이분법적 구분이 아닌 체형이나 취향을 위주로 선택할 수 있는 젠더리스 트렌드가 꾸준히 각광받을 것"으로 예상했다.
jinny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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