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톡톡]명품플랫폼 가품 논란…무신사, 거래액 4배 성장 비결 보니

'발란·머스트잇·무신사' 명품플랫폼, 짝퉁 논란 반복 어쩌나
전수 검사·명품 감정 독립센터 운영…소비자 신뢰 회복 나서

부산본부세관에서 걸린 유명 브랜드 짝퉁 운동화 2000여 켤레(정품 시가 17억 상당). 기사 본문 내용과는 직접적인 관계가 없음. /뉴스1 ⓒ News1 여주연 기자

(서울=뉴스1) 김진희 기자 = 명품 플랫폼 발란이 4개월 만에 또 '짝퉁 논란'에 휩싸였습니다. 발란에서 약 30만원에 판매된 미국 스트릿 브랜드 '스투시'의 월드투어 후드 집업이 이달 초 네이버 크림에서 재판매(리셀)되는 과정 중 가품 판정을 받으면서입니다. 해당 제품은 16만7000원에 출시됐습니다.

크림은 이 제품의 메인라벨, 케어라벨, 내부라벨 등이 정품과 다르다며 가품으로 판정했습니다. 종이 태그와 옷에 부착된 태그에 적힌 시리얼 넘버도 달랐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명품 플랫폼 3사 중 하나인 발란은 상반기에도 나이키 스니커즈 가품을 유통해 도마에 올랐는데 최근 또다시 위조품 판매 의혹에 휘말리게 됐습니다. 발란은 올해만 벌써 2번의 가품 논란이 불거지면서 소비자 신뢰 추락이 불가피해졌습니다.

업계 안팎에서는 동일한 문제가 되풀이되는 것을 막지 못한 데에 발란의 책임이 크다는 지적을 하고 있습니다.

발란뿐만이 아닙니다. 소비자주권시민회의에서 통계청을 통해 확보한 '위조상품 적발 건수' 통계를 보면 머스트잇은 2020년 나이키, 아디다스 등 주요 브랜드가품을 207건이나 유통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머스트잇의 2021년 가품 유통 적발 건수는 전년 대비 80.7% 증가한 374건으로 늘어나기도 했습니다.

업계에서는 "병행수입 같은 형태의 판매자가 입점해 있고 자체 검수 역량이 부족한 명품 플랫폼들은 가품 유통을 원천 차단하기 힘들어 보인다"는 걱정을 합니다.

이 가운데 올 상반기 가품 유통으로 논란을 겪었지만 이후 거래액이 가품 판매 논란 직후보다 4배 이상 증가하며 반등에 성공한 무신사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무신사가 운영하는 럭셔리 전문관 '무신사 부티크'는 올초 자사에서 판매된 '피어오브갓 에센셜' 티셔츠 제품을 두고 네이버 크림과 공방을 벌인 바 있습니다. 당시 브랜드 본사 측이 해당 제품을 가품으로 판정하면서 무신사 부티크는 체면을 구겼습니다.

하지만 무신사는 가품 판매가 확인된 이후 빠르게 후속 대책에 돌입했습니다. 피해 고객들에게 보상을 진행하고 해당 브랜드를 판매 대상에서 제외했습니다.

무신사 부티크는 정품 유통 체계를 확립하기 위해 글로벌 명품 브랜드들과 파트너십을 맺어 '국내 공식 온라인 유통업체' 지위를 확보하는 데 주력했습니다. 무신사의 대표 공식 파트너 업체로는 메종 마르지엘라, 마르니, 디젤 등을 보유한 이탈리아 OTB 그룹을 꼽을 수 있습니다.

국내로 들여오는 해외 명품 브랜드 정품 검수를 확실히 하고자 무신사 부티크는 4월 무역관련지식재산권보호협회(TIPA)와 업무협약을 맺었습니다. 이를 토대로 6월부터 국내에서 매입해 보관 중인 럭셔리 브랜드 제품에 대해 전수 검사를 진행했고 현재도 TIPA 외 한국명품감정원과도 정품 검수를 실시하고 있습니다.

이 같은 노력에 무신사는 소비자 신뢰도를 높일 수 있었습니다. 무신사 부티크에서 8~9월 두 달간 거래액이 직전 2개월(6~7월)과 비교해 361% 증가한 것입니다. 같은 기간 월간 이용자 수도 88% 늘었습니다.

또 다른 명품 플랫폼인 트렌비 역시 내부적으로 운영해 온 명품 감정 서비스를 독립 법인으로 분리해 '한국정품감정센터'를 설립했습니다. 트렌비는 그간 명품 구매 고객에게 정품 신뢰도를 보장하기 위해 전문 감정사 40여 명을 직접 채용해 자사 판매 상품을 직접 검수하는 명품감정센터를 운영해 왔습니다.

한국정품감정센터는 트렌비와 무관하게 독립적으로 운영돼 트렌비 고객이 아니더라도 누구든 유상으로 감정을 신청할 수 있습니다.

발란 측은 현재 해당 제품을 감정 업체에 맡겨 진·가품 여부를 확인하고 있습니다. 아직 판정 결과가 나오지 않았지만 발란은 피해자에게 200% 환불 보상을 진행했으며 판매자에게는 소명을 요구한 상태입니다.

코로나19 팬데믹 특수로 급성장한 명품 플랫폼 업계의 자구책이 반복되고 있는 '가품' 논란으로부터 소비자 신뢰를 회복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집니다.

jinny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