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나가던' 자라·H&M, 유니클로에 치이고 '비판 여론'에 주춤

자라 지난해 영업익 전년比 53%급감…H&M도 부진
'쥐꼬리' 기부에 일본해 표기 지도사용에 '뭇매'

자라리테일코리아(왼쪽)와 H&M의 한국법인 에이치앤엠헤네스앤모리츠가 2016년12월 당시 한국판 공식홈페이지에서 '일본해 우선 표기' 지도를 사용한 점이 드러나면서 인터넷커뮤니티와 SNS를 중심으로불매여론이 퍼졌다 ⓒ News1

(서울=뉴스1) 김민석 기자 = 글로벌 대표 SPA(유통·제조 일괄)브랜드인 '자라(ZARA)'와 '에이치엔앰(H&M)'이 유독 국내에선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유니클로와의 경쟁에서 밀린 데 이어 한국판 공식홈페이지에 '일본해 우선 표기' 지도를 사용했다가 '불매운동'에 휩싸인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국 소비자들을 무시한다는 비판이 지속되고 있는데다 이랜드의 토종 SPA브랜드 '스파오'의 추격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2016년 12월 자라와 H&M은 매장 찾기 지도에서 '동해' 대신 '일본해', '독도' 대신 '리앙쿠르 암초'로 표기한 지도를 사용했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특히 자라 경우 이봉진 자라코리아 사장이 '촛불 폄훼' 발언을 해명하려다 '친일파' 이완용의 3·1운동 경고문과 흡사한 내용을 올려 거센 비판을 받기도 했다.

◇ '잘 나가던' 자라·H&M, 성장세 '주춤' 왜?

2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자라리테일코리아(회계연도 2017년2월1일~2018년 1월31일)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117억원으로 전년대비 52.7% 급감했다. 이에 따라 영업이익률도 2016년 7.5%에서 지난해 3.3%로 절반 이상 급락했다.

자라코리아의 매출액 역시 3550억원으로 전년대비 소폭(2.9%) 증가하는데 머물렀다. 2012년부터 이어진 자라코리아의 매출 성장률이 연평균 13.5%였던 것을 감안하면 부진한 성적표다. 자라 매출은 2012년부터 100억~500억원씩 꾸준히 증가해 Δ2012년 2039억원 Δ2013년 2273억원 Δ2014년 2379억원 Δ2015년 2905억원 Δ2016년 3451억원을 기록했다.

H&M의 한국법인 에이치앤엠헤네스앤모리츠(회계연도 2016년12월1일~2017년11월30일·이하 H&M)도 지난해 매출은 2387억원으로 15.1%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109억원으로 2.8% 늘어나는데 그쳤다. H&M의 2016년 매출과 영업이익은 2074억원, 106억원으로 전년대비(1569억원‧38억원) 각각 32.2%와 179% 증가한 바 있다.

스페인과 스웨덴에 각각 본사를 둔 자라와 H&M은 세계 1·2위 글로벌 SPA 기업으로 국내 시장에 처음 발을 들일 당시 초저가 전략을 내세워 국내 패션 업체들의 텃밭을 뺏으며 성장가도를 달렸다.

이들은 2013년까지 매년 30%를 훌쩍 넘는 매출 증가율을 달성하며 성장하다가 2014년부터 유니클로와의 경쟁에서 밀려나면서 성장세가 더뎌졌다. 유니클로를 운영하는 에프알엘코리아는(회계연도 직전해 9월~당해 8월) 국내에서 10년 만인 2015년 국내 단일 브랜드 최초로 '1조 매출'을 돌파했다.

유니클로는 특히 2012년 매출 5049억원에서 2015년 매출 1조1690억원을 달성하며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연평균 성장율은 32.8%에 육박했다. 1조원 매출을 돌파한 2015년부터는 유통망 확충보다 수익성 제고에 힘을 쓰고 있다.

최근엔 이랜드그룹의 '스파오', 삼성물산패션부문의 '에잇세컨즈' 등 토종 SPA브랜드들도 가격경쟁력을 바탕으로 시장을 되찾아가고 있다. 이랜드그룹의 스파오는 론칭 3년 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엑소' '소녀시대' 'FX' 'AOA' 등 한류 아이돌 스타들을 모델을 기용해 중국과 해외 시장에서 인지도를 빠르게 높인 점이 주효했다.

스파오는 매출 면에서도 2013년 약 1400억원에서 2014년 2000억원, 2015년 2400억원을 올리며 H&M을 제쳤고 지난해 매출은 3200억원을 돌파해 자라리테일코리아(3550억원)를 추격하고 있다.

이랜드는 중국 상해에 선보인 스파오 1호 인민광장점을 시작으로 대만, 홍콩, 말레이시아에도 플래그십 매장을 열며 아시아 시장도 적극적으로 공략하고 있다. 현재 중국 매장 26개를 포함해 총 현재 99개 매장을 확보했다.

이랜드는 브랜드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동남아 지역에 생산기지를 확보했다. 베트남·인도·스리랑카·미얀마 4개국에 총 37개 패션 자가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이랜드 관계자는 "최적의 상권에 매장 배치와 자체 생산 공장을 통한 비용 절감, 인기 상품 개발이라는 세 박자가 맞아떨어졌다"며 "국내 시장뿐 아니라 글로벌 시장 확장에 더욱 박차를 가해 글로벌 SPA 브랜드로 거듭나겠다"고 말했다.

이봉진 자라리테일코리아 사장이 올린 사과문 전문(아래 작은 글씨)ⓒ News1ⓒ News1

'일본해' 표기 지도 사용 여론 뭇매…韓 소비자 '무시' 비판여론 거세

이처럼 두 업체의 실적이 악화된 것은 경쟁 심화가 주된 원인이지만 '한국 소비자를 무시한다'는 비판적인 여론도 큰 영향을 미쳤다.

먼저 2016년말 국내 공식 홈페이지에서 일본해와 리앙쿠르 암초로 표기된 구글 지도를 사용했다가 불매 여론까지 불러일으켜 '직격탄'을 맞았다.

당시에 앞서 글로벌 가구기업 이케아를 시작으로 수많은 기업이 일본해가 표기된 지도를 사용했다가 논란에 휩싸였다. 이후 자라와 H&M도 안일하게 대응했다 일본해 표기 논란에 휩싸였다.

자라코리아는 일본해 논란이 확산된 지 하루 만에 한국 공식홈페이지에 동해 표기 구글맵을 적용했지만 H&M의 경우엔 한참이 지나 조치했다. 당시 자라와 H&M이 논란에 휩싸인 상황에서도 또다른 글로벌SPA '포에버21'과 'MANGO(망고)'도 한국판 공식홈페이지 매장 찾기에서 '일본해 우선 표기' 지도를 사용하고 있다가 지적을 받았다.

국내 망고 매장은 2012년부터 스페인 본사에서 직접 관리하고 있다. 미국으로 이민 간 한국계 부부가 창업한 포에버21은 세계에서 자라·H&M과 어깨를 나란히 할정도로 규모를 키워 눈길 끌었지만 이 두 기업도 국내에선 힘을 못쓰는 모습이다.

특히 자라의 경우 이봉진 사장이 촛불집회 폄훼 발언을 해명하는 과정에서 "각자 자기 위치에서 직장인은 일에, 기업은 사업에, 그리고 학생은 공부에 최선을 다해 줘야 한다. 그래야만 우리가 더 나은 미래를 만들 수 있다"고 해명했다가 논란을 더 키웠다.

이 사장의 발언을 두고 일부 네티즌들은 친일파 이완용의 3·1운동 경고문 중 "시위는 힘없는 자들이 하는 것이므로 공부를 해서 힘을 키워라" "아무리 시위해도 소용없다" 등의 내용과 흡사하다며 비난 수위를 높였다.

패션 업계 한 관계자는 "자라와 H&M은 일본해 표기 논란 때 사과하기보다는 조용히 지나가길 기다리기만 했다"며 "한국 소비자를 기만해도 잘 팔릴 것이란 인식을 바꾸지 않는다면 한 번 떠난 마음을 다시 얻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 소비자를 무시한다는 비판적인 여론도 적지 않다. 자라는 6년 째 '0원 기부'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국내 진출 이후 단 한 번도 기부금을 내지 않았다. H&M은 2011년 2억9915만원을 기부했지만 2012년 2억1342만원, 2013년 5553만원, 2014년 1265만원으로 해가 갈수록 줄더니 2015년엔 0원을 기록했다. 비판 여론이 거세지자 H&M은 2016년 5500만원을 기부했지만 지난해 2657만원으로 다시 기부금을 대폭 삭감했다.

ideaed@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