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랜드그룹, 순수지주사 체제 전환 돌입…"투명성 높인다"

이랜드월드 패션사업부 분리해 독립법인 신설
공정거래법 지주사 요건 맞춘 조직개편 착수

ⓒ News1 이은주 디자이너

(서울=뉴스1) 김민석 기자 = 이랜드그룹이 이랜드월드 내 패션사업부문을 별도법인으로, 이랜드월드 손자회사 이랜드파크를 자회사로 올려 지주사체제로 전환한다. 시기는 이랜드리테일 상장 직후로 예정됐다.

이랜드는 지주비율과 손자회사의 계열사 주식 소유 금지 등 공정거래법이 정한 순수지주사 요건을 갖추기 위해 대대적인 조직구조 개편 준비에 착수했다.

◇리테일 상장(IPO) 걸림돌 해소하면서 수평지배 개편

2일 이랜드그룹에 따르면 '이랜드월드→이랜드리테일→이랜드파크'로 이어지는 수직 지배 구조에서 이랜드월드가 이랜드리테일과 이랜드파크를 수평적으로 지배하는 구조로 개편하기 위한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먼저 이랜드월드는 이랜드파크 지분 85.3%를 인수해 100% 자회사로 만든다. 외부투자자가 4000억원을 출자하고 이랜드월드가 2000억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투자자 실사를 진행 중으로 올해 상반기 내 거래를 끝낼 방침이다.

아울러 내년 6월 이랜드리테일 상장(IPO)이 성사되면 곧바로 패션부문 분리에 돌입하기 위한 작업도 하고 있다. 다만 1년 이상 시간이 남아 있어 패션부문 분할 구도는 구체화되지 않은 상황이다.

이랜드 관계자는 "오는 6월 이랜드월드 자회사로 이랜드파크가 들어오면 사업형 지주사 역할을 하게 된다"며 "이랜드리테일 상장이 성사되면 이랜드월드의 순수지주사 전환작업도 착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랜드월드 내 국내 패션사업부문 규모는 약 1조7000억원으로 삼성물산 패션부문과 어깨를 나란히 한다. △제조·유통일괄(SPA) 29개 △아동브랜드 6개 △쥬얼리·캐주얼 등 총 40개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다. 의류유통 자회사 이랜드리테일은 신사·숙녀·캐주얼 등 25개 브랜드를 운영 중이다.

이랜드 관계자는 "현재 진행 중인 재무개선 조치들과 내년 이랜드 상장이 마무리되면 패션·유통을 중심으로 간결하게 정리될 것"이라며 "이랜드 입장에서도 선진적인 지배구조 체계를 갖춰 기업 경쟁력을 강화하려는 포석"이라고 말했다.

ⓒ News1 ⓒ News1 방은영 디자이너

◇이랜드 "선진적인 지배구조로 경영 투명성·효율성 강화"

이랜드월드는 △이랜드리테일 △이랜드스포츠 △이랜드건설 △이랜드서비스 등 자회사를 거느리고 있다. 주력 자회사 이랜드리테일을 통해 손자회사 이랜드파크와 그에 딸린 증손회사에 영향력을 행사해 왔다.

이랜드그룹은 지주사 체제로 순조롭게 전환하기 위해 지주비율 등 공정거래법이 정한 요건에 맞춰 지배구조를 정비할 계획이다. 공정거래법상 지주사는 지주비율 50% 이상 요건을 갖추도록 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이랜드월드의 종속기업 장부 총계는 1조358억원이다. 자산총액은 2조6300억원, 자회사 주식은 39%로 지주사 전환을 위한 요건을 갖추지 못했다.

그러나 이랜드그룹의 계획대로 패션사업부를 독립시켜 종속회사로 편입하고 이랜드리테일을 상장하면 자회사 주식가치가 늘어나 장부가액 조정 등을 통해 지주비율 요건을 맞출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지주사는 상장 자회사와 비상장 자회사 지분을 각각 20%·40%를 각각 소유해야 한다. 이 요건은 이랜드리테일이 상장하면 지분율 20% 이상을 확보할 수 있고 나머지 비상장 자회사 지분은 50%를 넘어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손자회사 행위제한 요건도 피해갈 수 있을 전망이다. 지주사 체제에서 손자회사는 계열사 주식을 소유할 수 없는데 이랜드월드가 손자회사였던 이랜드파크를 100% 자회사로 두면 이 문제가 해소된다.

이랜드월드의 이랜드파크 자회사 편입은 이랜드리테일 상장시 걸림돌을 해소하고 향후 지주사 행위제한 요건 해소를 위한 첫 단추인 셈이다. 이랜드는 이랜드파크 분리작업을 6월까지 완료하고 10월 이랜드리테일 상장 예비심사를 신청해 내년 5월에서 6월 내 상장을 완료하겠다는 목표다.

이규진 이랜드그룹 최고재무책임자(CFO)는 "대규모 지배구조 수술에 나서 사업부별 선택과 집중을 할 수 있게 해 기업 투명성과 경영 효율성을 높이겠다"고 말했다.

idea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