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나가던 토종브랜드 '팬콧' '플랙' 잇따라 법정관리 신청 배경은?
브랜드인덱스·플래시드웨이브, 최정욱 대표둔 특수관계사
수평적 기업합병 성사안 돼…김민식 전 대표와 갈등 조짐
- 김민석 기자
(서울=뉴스1) 김민석 기자 = 캐릭터브랜드 '팬콧'을 중국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시킨 브랜드인덱스와 온라인 틈새시장을 파고들어 돌풍을 일으킨 청바지브랜드 '플랙'의 플래시드웨이브코리아가 잇따라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에 들어가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현재 브랜드인덱스는 최정욱(40) 대표, 플래시드웨이브코리아는 최 대표와 박상욱(42) 대표가 대주주에 올라 있어 서로 특수관계사다.
◇옷으로 의기투합한 젊은사업가들…갈라선 배경은?
1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팬콧 운영법인 브랜드인덱스와 플랙 운영법인 플래시드웨이브코리아와 지난달 말 이틀 간격으로 잇따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했다.
이는 브랜드인덱스가 지난해 중순 '팬콧' 상표권을 170억원에 중국에 매각해(누적로열티 포함 200억원) 이득을 얻은 지 반년 만이다.
업계에 따르면 최 대표는 2009년 김민식(39) 스타일인덱스(온라인몰 지트리트·500m 운영사) 대표, 박 대표와 손 잡고 각각 오리눈 캐릭터 팬콧과 청바지브랜드 플랙진을 론칭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최 대표와 김 대표가 경쟁사 대표로 2005년쯤 처음 만나 의기투합해 만든 회사가 브랜드인덱스"라고 말했다. 회계에 능한 김 대표가 경영관리를 맡고 디자인과 기획에 재능을 가진 당시 최 부사장이 기획·마케팅을 맡아 팬콧 캐릭터를 내놨다.
아울러 최 대표는 플랙진 브랜드로 해외 시장 공략에 나선 플래시드웨이브코리아 부사장직도 겸직하면서 해외 파트를 총괄한 것으로 알려졌다. 2014년 브랜드인덱스와 플래시드웨이브코리아가 합병할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졌지만 이는 성사되지 않았다.
지난해 초 김 대표가 브랜드인덱스 경영에서 물러나면서 플래시드웨이브코리아가 김 대표 지분을 인수했다. 이후 최 대표와 박 대표가 두 회사를 경영하고 있다.
브랜드인덱스 측에 따르면 양사의 이번 법정관리 신청 배경엔 김 대표의 지분 매각대금 관련 소송도 포함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브랜드인덱스 관계자는 "최근 김 대표가 지분 매각 대금을 달라고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며 "법원이 일단 받아들여 거액을 가압류당하면서 일시적으로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한 법정관리 신청"이라고 말했다.
브랜드인덱스 입장에서는 김 전 대표를 인정할 수 없기에 법적대응 중이라는 설명이다. 대표 간 다툼이 발생한 이유에 대해서는 밝히기 어렵다는 입장을 전했다.
◇온라인몰 돌풍 '팬콧' '플랙'…국내사업 여부 궁금증
플래시드웨이브코리아는 2009년 청바지브랜드 '플랙진'을 온라인에 론칭해 세련된 스타일에 10만원대를 넘지 않는 가성비(가격대비 만족감)을 앞세워 젊은 남성들로부터 인기를 끌었다.
당시 업계에서도 '리바이스' '캘빈 클라인' 등 글로벌 브랜드가 장악하고 있던 국내 청바지 시장에 균열을 일으킨 토종브랜드로 주목받았다.
2013년부터 오프라인 유통망을 확장해 롯데·현대 등 주요백화점에도 브랜드 매장을 입점했다. 2014년엔 브랜드명을 플랙으로 변경했다. 지난해에는 플랙이 중국 현지기업과 합작법인을 세우고 1호점을 오픈했다고 밝혔고 미국 시장에 진출했다는 소식도 전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플래시드웨이브코리아는 론칭 6년만인 2015년 70여개 매장에서 매출 399억원과 영업이익 10억원을 기록했다.
팬콧을 전개 중인 브랜드인덱스는 일찌감치 해외시장을 노렸다. 2013년 6월 중국 홍방그룹과 라이선스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상하이에 1호점을 냈고 2년여 만에 중국에서 매장 수를 200여개까지 늘렸다.
팬콧은 지난해 4월 걸그룹 '아이오아이(I.O.I)' 멤버 11명을 전속모델로 발탁해 마케팅 활동을 펼쳤고 올해 1월부터는 배우 이동희와 손잡고 팬사인회 등을 진행하고 있다.
다만 전자공시에 오른 브랜드인덱스의 실적은 2013년부터 하락세다. 2013년 매출 770억원, 영업이익 83억원을 정점으로 2014년 매출 672억원, 영업이익 39억원으로 각각 12.7%, 53% 역신장했고 2015년 매출 503억원에 영업손실 75억원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업계 일각에서는 최 대표의 잇단 법정관리 신청 배경에 대해 글로벌 SPA브랜드와 대기업 유통그룹의 패션사업 확장에 밀려나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라는 시각도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온라인몰을 기반으로 한 일부 토종 브랜드들이 가격경쟁력을 앞세워 성장할 수 있었지만 최근 국내 패션시장이 장기 침체에 빠지고 출혈 경쟁이 벌어지면서 비전이 없다고 판단해 해외사업에 집중하기로 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브랜드인덱스 관계자는 "양사가 거의 동시에 법정관리를 신청하긴 했지만 국내 사업을 접으려는 건 아니다"면서 "법원으로부터 법정관리 개시명령을 아직 받지 않아 상세 내용을 말씀드리기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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