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이니스프리 총매출 1.2조, 더페이스샵의 2배 '독주'

브랜드숍 라이벌에도 더페이스샵 6500억 그쳐

ⓒ News1 방은영 디자이너

(서울=뉴스1) 김민석 기자 = 화장품 브랜드숍 왕좌를 차지한 이니스프리가 독주 체제를 굳히고 있다. 더페이스샵은 지난해까지만 해도 국내 공시 매출 1위 자리를 지켜왔지만 결국엔 역전을 허용했다.

이는 아모레퍼시픽 이니스프리가 브랜드 정체성을 강화하며 '폭풍성장'한 반면 LG생건 더페이스샵 매출 증가율은 2년 연속 3%로 정체된 결과다. 국내 일부 매장을 자연주의 편집숍으로 전환한 영향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이니스프리, 해외매출 베일 걷히니 '독보적' 성장세

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와 업계에 따르면 이니스프리는 지난해 국내 매출 7679억원을 기록해 더페이스샵의 6498억원보다 1181억원을 앞섰다. 특히 올해 이니스프리 1조원 매출 달성을 공식적으로 발표했는데 해외매출까지 반영하면 격차는 2배로 벌어진다.

서경배 회장은 지난 10월 이니스프리가 국내외 합산 1조원 매출을 돌파한 기념으로 임직원들에게 편지와 선물을 전달하기도 했다. 당시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이니스프리의 국내 매출과 해외 매출을 합쳐 10월 기준 1조원을 돌파했다"고 밝혔다.

아모레퍼시픽 측은 이니스프리를 비롯한 브랜드숍별 해외매출에 대해 비공개 원칙을 고수하고 있지만 공시된 국내 규모와 총매출 1조원 돌파 시기를 종합하면 해외매출은 약 4300억원, 합산 매출은 1조2000억원대로 유력하게 추정된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총매출을 공식적으로 확인해 주긴 어렵지만 합리적인 수준에서의 추정"이라며 이같은 매출 추정을 인정했다.

반면 LG생건 측이 밝힌 더페이스샵 지난해 매출 6495억원에 대해 해외매출까지 합산된 연결기준 수치라고 밝혔다. 종합하면 두 브랜드의 국내외 총매출 규모차는 1조2000억원대 6500억원으로 2배에 가깝다.

국내 공시 기준에서도 지난 7년 동안 두 브랜드 간 실적 격차는 가파르게 줄었다. 2015년에도 더페이스샵은 매출(6291억원)은 전년대비 3% 늘어나는데 그친 반면 이니스프리(5921억원)는 30% 증가하며 바짝 따라붙었다. 결국 올해 1분기부터 매출과 영업이익에서 희비가 갈렸다.

이니스프리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56% 증가한 1965억원 기록했다. LG생건은 더페이스샵의 지난해 영업이익 수치를 함구했다. 지난해 3분기 누적기준으로는 이니스프리와 더페이스샵 각각 1519억원, 379억원으로 5배 정도 차이 났다.

LG생건은 지난해초 매장 효율화의 필요성을 느끼고 중국에 있는 규모가 작은 더페이스샵 매장을 정리했다. LIG투자증권 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1분기 685개에서 현재 230여개 수준으로 약 440여개의 매장이 정리됐다.

최신 자료로 집계된 지난해 3분기 기준 두 브랜드의 총 매장 수는 이니스프리 1422개(국내 1067개‧해외 355개), 더페이스샵은 약 2500여개(국내 1200여개‧해외 1300여개)로 나타났다.

LG생건 관계자는 "여러 화장품 브랜드를 함께 판매하는 중국의 작은 매장들을 다소 정리한 것으로 여전히 새로운 국가와 시장에 진출 중"이라며 "중국에서는 더페이스샵을 원브랜드숍 중심으로 재편해 효율성을 높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니스프리 중국 200호 매장(위) 네이처컬렉션 광화문점ⓒ News1ⓒ News1

◇LG생건 '승부수' 네이처컬렉션, 간판 브랜드와 딜레마

LG생건은 국내에서도 더페이스샵을 포함한 자사편집숍 네이처컬렉션을 출범시키고 매장 수를 늘리고 있다. 올리브영·롭스 등 헬스&뷰티숍과 아리따움으로 대표되는 편집숍이 인기를 끌자 '자연주의 편집숍'이라는 콘셉트를 내세워 승부수를 띄운 것으로 풀이된다.

'더페이스샵' '비욘드' '투마루' 매장과 기존 편집숍 '보떼' 매장을 순차적으로 전환해 현재 기준 68개(직영 30개·가맹 38개) 네이처컬렉션 매장을 열었다. 'CNP차앤박화장품' '이자녹스' '수려한' 등 LG생건 브랜드 화장품도 판매한다.

LG생건은 더페이스샵 원브랜드숍보다 자연주의 브랜드를 한 데 모은 네이처컬렉션이 집객 효과를 높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재까지 30개 더페이스샵 매장을 네이처컬렉션으로 전환했다.

그러나 업계 일각에서는 편집숍 시장을 아리따움과 올리브영 등이 선점하고 있는 만큼 뒤늦은 LG생건의 유통 전략이 자칫 더페이스샵의 브랜드 경쟁력만 갉아먹는 결과를 부를 것으로 보고 있다.

네이처컬렉션 확장속도가 당초 세운 계획보다 더딘 이유는 기존 더페이스샵 가맹점주들과 협의해야 하는 부분 때문이라는 시각도 있다. 주요 상권인 명동 등 4곳에서는 네이처컬렉션 입점 브랜드인 더페이스샵이 제외돼 있기도 하다.

업계 한 관계자는 "아리따움을 추격하기 위해 도입한 네이처컬렉션이 오히려 더페이스샵의 브랜드 경쟁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며 "네이처컬렉션이라는 브랜드의 인지를 높이는 것이 급선무로 보인다"고 말했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자연주의 이미지를 고수하면서 매장을 대대적으로 리뉴얼해 프리미엄 이미지를 강화하고 있다"며 "글로벌 브랜드로 발돋움 하기 위해 현재 30여개국에 진출한 해외사업 영역 또한 진출국가를 늘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아모레퍼시픽은 이니스프리 브랜딩 마케팅에 집중하며 독주체제를 굳히고 있다. 특정 한 제품을 집중 마케팅하기보다는 브랜드 정체성을 강화하는 전략이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이니스프리는 자연주의 아이덴티티를 바탕으로 고객의 니즈를 빠르게 반영하고 있다"면서 "제주 천연 원료를 활용한 고품질 제품을 합리적인 가격에 선보이고자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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