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순호회장 "2조클럽 목표" 무색… 세정 '웰메이드' 부진 고심
제2도약 선언 불구 5년째 제자리걸음
- 김민석 기자
(서울=뉴스1) 김민석 기자 = 세정그룹이 야심 차게 기획한 자체 편집숍 브랜드 '웰메이드'가 부진에 빠져 박순호(70) 회장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대표 브랜드 '인디안' 매장을 웰메이드로 전환하며 '제2 도약'을 선언했지만 결과는 실패한 것이나 다름없어서다.
월메이드는 인디안을 비롯해 '앤섬' '피버그린' '헤리토리' '브루노바피' 등 8개 세정 브랜드를 한 곳에 모은 편집숍이다. 글로벌 SPA브랜드에 대응하고 고객과의 접점을 늘린다는 목표를 내걸고 2013년 8월 론칭됐다.
◇ 3년 만에 무너진 '새날, 새꿈, 새도전'
6일 업계에 따르면 세정그룹이 치열한 경쟁과 경기침체에 부딪히면서 '2조원 클럽에 가입하겠다'는 박 회장의 계획에 부응하지 못하는 매출규모를 나타내고 있다.
박 회장은 2014년 7월 열린 세정그룹 창립 40주년 행사에서는 '새날, 새꿈, 새도전'이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고 2020년까지 매출 2조원 달성하겠다는 포부를 밝힌 바 있다. 세정 측도 "전국에 500개 웰메이드 매장을 열고 연 매출 5000억원을 달성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세정그룹뿐 아니라 웰메이드의 매출 규모도 정체 상태다. 세정에서 전달한 매출 자료에 의하면 2013년 4200억원에서 2014년 4500억원으로 잠시 올랐지만 지난해 4200억원으로 다시 떨어졌다.
웰메이드 매장 수도 2014년 기준 390여개에서 지난해 40여개 매장을 줄이면서 현재 350개 정도가 운영되고 있다. 올해 매출 목표는 2년 전의 4500억원 수준에 머물렀다.
세정은 매장 수를 줄이는 과정에서 '갑질 논란'이 발생해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조사를 받기도 했다. 대리점주가 이전을 거부하자 의류 3950개(추정판매가 5억9000만원 상당)를 강제 회수했다가 문제가 생긴 것.
◇ 웰메이드 올해 매출 목표는 2013년 수준
업계에서는 세정그룹이 3년 전 세운 목표는 실현 가능성이 없는 '장밋빛' 전망으로 봐야한다고 지적했다. 기존 인디안 매장에서 웰메이드로 간판과 인테리어만 바꿨을 뿐 운영상의 차이가 없다는 지적도 계속 흘러나왔다.
업계 한 관계자는 "글로벌 SPA브랜드들이 세력을 확장하고 대기업 계열사들도 잇다라 패션 시장에 진출해 경쟁이 극심해지고 있다"며 "세정과 신원 등 기성복 브랜드들은 유통구조의 빠른 변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어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은 예견돼 있엇다"고 말했다.
세정 관계자는 "장기 불황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비효율 매장을 대폭 줄이게 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매장 수가 줄면서 매출규모는 줄었지만 수익성 면에서는 대폭 개선돼 지난해 영업익은 전년 대비 150% 신장했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갑질 논란에 대해 "사실과 다른 내용이 많아 대응하지도 않았고 모두 무혐의로 끝난 사안"이라고 일축했다.
세정그룹의 박 회장은 지난 7월 막내딸 박이라(37)씨를 상무에서 부사장으로 임명하며 2세 경영을 본격화하려는 시점에 그룹의 성장세는 이미 꺾여버린 모양새다.
최근 국내 남성복 시장은 글로벌 SPA 브랜드의 확장과 규모가 줄고 있고 그중에서도 남성복 중심 브랜드들이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다. 패션업계 1위 삼성물산 패션부문이 남성복 브랜드 '엠비오'를 접고 5개 브랜드를 통합하는 등 사업개편(구조조정)에 착수할 정도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최근 백화점과 편집숍보다는 할인율이 높은 아웃렛과 온라인몰로 쏠림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특화된 콘셉트 없이 기존 브랜드를 모두 모아놓는다고 성장을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세정 관계자는 "가성비(가격대비 만족감)가 높은 상품을 확대하고 히트 아이템들에 대한 적극적인 재주문 생산 등 수익 극대화를 목표로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 실적 꺾인 세정과미래… 박이라 부사장 경영능력 물음표한편 세정그룹은 2011년 패션기업 중 5번째로 매출 1조원을 돌파했지만 5년이 흐른 올해 목표 매출 역시 1조800억원일 정도의 극심한 성장 정체기를 겪고 있다.
세정그룹은 오너 일가가 그룹 전체를 지배하는 구조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박 회장은 ㈜세정 지분의 73.7%를 가지고 있다. 박 회장 일가 또한 세정 및 계열사 지분을 나눠 갖고 있으며 계열사 대표 이사직도 형제가 나눠 맡고 있다.
세정의 자회사로는 세정과미래, 세정이십일, 세정산업, 세정어패럴 등이 있다. 세정과미래는 박이라 부사장, 세정이십일은 박 회장의 친동생 박장호씨가 대표를 맡고 있다.
박 부사장은 미국에서 MBA를 수료한 후 2004년에 세정에 입사해 2006년까지 비서실에서 근무하다 세정과미래 대표이사로 초고속 승진했다. 지난해부터 설립된 특수관계 기업 티알엔티 사내이사와 웰메이드 담당임원을 겸직하고 있다. 세정과미래는 영캐주얼 ‘NII' 남성복 '크리스크리스티' 등의 브랜드를 운영한다. 최대주주는 ㈜세정(58.4%)이다.
세정과미래의 최근 4년 동안의 매출액은 2012년 818억원에서 2013년 810억원, 2014년 790억원, 지난해 734억원으로 계속 줄어 박 부사장의 경영능력에 물음표가 찍힌다. 2012년부터 2014년까지 9억·13억원·7억원의 영업익을 내다가 지난해 19억원의 적자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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