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엔솔, 美FEPS에 배터리 공급…북미 상용차 공략 신호탄(종합)
내년부터 '상용차 5만대' 규모 배터리 공급…매출 3조원대 추산
상용차 시장 2030년 574GWh로 확대…규격화 원통형·파우치로 공략
- 구교운 기자
(서울=뉴스1) 구교운 기자 = LG에너지솔루션(LG엔솔)이 북미 버스·트럭 등 전기 상용차 시장 공략을 본격화한다.
LG엔솔은 미국의 배터리관리시스템(BMS)·배터리 팩 제조·판매사인 FEPS와 전기차 배터리 모듈 장기공급 계약을 맺고 내년부터 19GWh(기가와트시) 규모의 배터리 모듈을 공급하기로 했다고 2일 밝혔다.
이는 고성능 상용차 약 5만대를 생산할 수 있는 양이다. 업계에선 이번 계약에 따른 LG엔솔의 매출이 3조원대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FEPS는 미국 미시간주 미들랜드에 팩, 모듈 조립을 위한 기가팩토리를 운영하고 있다. FEPS는 공급받은 배터리 모듈을 팩으로 조립해 대형버스, 전기트럭 등 북미 주요 상용차 업체에 판매할 계획이다.
전기차 배터리는 조립 단위에 따라 셀, 모듈, 팩으로 나뉜다. 다수의 배터리 셀을 외부 충격과 열, 진동 등으로 보호하기 위한 프레임에 넣은 것이 모듈, 이 모듈을 묶어 각종 제어 및 보호 시스템을 장착한 것이 팩이다.
LG엔솔은 이번 계약을 발판으로 성장성이 높은 북미 전기 사용차 시장을 적극 공략하겠다는 방침이다.
전기 상용차 시장은 승용차 시장과 비교했을 때 시장 규모는 작지만 차량 한대당 배터리 탑재량이 많고, 장기 공급 계약이 가능해 배터리 업계에서는 고부가 전략 시장으로 꼽힌다.
전기 상용차는 기존 전기차보다 운행거리·사용년한이 훨씬 길기 때문에 기술적 장벽이 높아 전기 사용차 배터리 가격은 통상 전기차 모듈 가격인 KWh(킬로와트시)당 약 100~120달러보다 50% 이상 높은 수준으로 형성돼 있다.
북미·유럽 시장의 경우 내연기관 상용차에 대한 환경 규제들이 강화되면서 가파른 시장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전 세계 전기 상용차(LCV·MHCV·버스 기준) 배터리 시장은 지난해 37GWh에서 2030년 최대 574GWh까지 증가할 전망이다. 연 평균 성장률은 40% 이상이다.
전기 상용차는 규격화된 표준 배터리 탑재 비중이 높은데, LG엔솔은 표준화된 모듈·팩 제품군을 다수 보유하고 있어 시장 경쟁력이 높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그동안 전 세계 전기 상용차업계에선 맞춤형 배터리 대신 표준화된 원통형 배터리가 주로 사용돼 왔다. 전기 상용차는 전체적 생산 규모가 작은 데 반해 트럭, 버스, 미니버스 등 상용차의 종류만큼 적용되는 배터리 팩 형태도 다양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테슬라 등 완성차업체들의 원통형 배터리 수요가 늘면서 원통형 배터리의 수급 불균형이 발생하고 있다. 이에 원통형 외에 파우치형 등 규격화된 다른 폼팩터 배터리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
LG엔솔은 향후 북미·유럽 전기 상용차 시장에서 △원통형, 파우치 등 다양한 폼팩터 보유 △선도적인 모듈, 팩 비즈니스 진행을 통한 표준화된 모듈 제품군 다수 보유 △BMS 역량을 활용한 안전진단 솔루션 제공 △내부 개발·품질 프로세스를 통한 안정적 품질관리 등 전기차 시장에서 보였던 장점을 바탕으로 시장을 선도한다는 계획이다.
LG엔솔 자동차전지사업부장인 김동명 사장은 "FEPS와 파트너십은 성장 가능성이 매우 높은 전기 상용차 시장 선점의 신호탄"이라며 "배터리 셀부터 모듈, 팩, BMS 등 배터리 전 분야에서 축적한 차별화된 역량으로 최고의 고객가치를 실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kukoo@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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