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먹통 사태'가 배터리탓?"…배터리업계 '촉각'

SKC&C UPS에서 불꽃…배터리 내·외부 요인 가능성 상존 "섣부른 예측 금물"
연속 화재로 ESS 산업 고사…"극한환경 견딜 수 있도록 더 투자해야"

지난 15일 오후 경기 성남시 분당구 삼평동 SK판교캠퍼스에서 불이나 소방대원들이 현장을 살피고 있다. /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서울=뉴스1) 구교운 기자 = '카카오 먹통' 사태를 초래한 SK C&C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 원인으로 배터리가 지목되자 배터리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아직 정확한 화재 원인 조사 결과가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배터리를 화재 원인으로 꼽는 것은 섣부르다는 게 업계 입장이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이번 화재는 지난 15일 경기 성남시 SK C&S 판교 데이터센터 A동 지하 3층 전기실에서 시작됐다.

배터리가 화재 원인으로 지목되는 이유는 현장에 설치된 폐쇄회로(CC)TV에 전기실 내 배터리에서 불꽃이 튄 뒤 불이 나는 방면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기 때문이다.

인터넷데이터센터는 안정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무정전전원장치(UPS) 등을 설치한다. 이번에 화재가 난 곳은 UPS로, UPS는 전력 공급이 일시적으로 줄거나 중단됐을 때를 대비하는 에너지저장장치(ESS)의 일종이다.

현재까지는 화재가 배터리 결함 때문인지, 배터리 외부 문제에 의한 것인지 판단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리튬이온배터리는 에너지밀도가 높지만 상대적으로 화재 위험이 높은 것이 단점으로 꼽힌다. 양극과 음극 사이에 분리막이 훼손되면 양극과 음극이 섞이며 열폭주 현상이 발생한다.

ESS나 전기차 배터리는 충전과 방전을 지속 반복하는 만큼 화재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지만 UPS는 비상전력을 저장하는 장치인 만큼 충·방전 빈도가 적어 화재 가능성이 낮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다만 배터리 제조상 결함이 있을 경우 배터리에 부하가 계속돼 리튬 석출(析出) 현상이 일어나 분리막이 찢어져 열폭주 현상이 발생할 가능성은 있다.

소방청 국가화재정보시스템에 따르면 2018년부터 최근 3년간 UPS에서 발생한 화재는 총 36건으로 총 2억2200만원의 재산 피해가 발생했다.

외부적으로는 다른 전기장치에서 발생한 과전류가 배터리에 들어가 과열됐을 가능성이나 외부 장치가 단락(합선)으로 불이나 배터리에 옯겨 붙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경찰 등 당국이 현재 정확한 화재 원인을 조사하고 있는데 결론이 나오는 데 3주가량 걸릴 전망이다.

배터리업계는 이번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는 2018년, 2019년에 ESS 화재 논란으로 ESS에 대한 신뢰가 떨어지며 애를 먹었다. 이후 국내 ESS 시장은 사실상 고사 상태라는 게 업계 설명이다.

ESS 산업 신뢰 회복을 위해 LG에너지솔루션은 4000억원을 들여 2017년 4월~2018년 9월 생산된 ESS 배터리를 자발적으로 교체했다. 삼성SDI는 ESS 전용 특수소화 시스템 개발에 2000억원을 투자했다.

SK온은 공기 유입을 막고 이산화탄소를 분사하는 방식의 화재 확산 방지 기술을 개발했는데 이번 SKS C&C의 UPS 설비에도 이같은 설비가 적용됐다.

다만 배터리업계 내부에선 배터리 내부 안정성과 함께 외부 화재 요인에도 견딜 수 있는 기술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다양한 환경에서 장착된 배터리의 안전성을 위해서는 극한상황에서도 버틸 수 있는 배터리를 만드는 것이 핵심"이라며 "이를 위한 투자를 아끼지 않아야 한다"고 말했다.

kuko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