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바이오용기·로봇'…두산그룹, '새 먹거리' 속도 낸다
채권단 관리체제 탈피 이후 중공업 중심에서 사업 다각화
정관 변경 잇따라…美SiO2 투자·반도체업체 테스나 인수
- 이세현 기자
(서울=뉴스1) 이세현 기자 = 채권단 관리체제에서 벗어난 두산그룹이 재도약을 위해 반도체, 바이오 의약품 용기, 로봇 등 신성장 동력 마련에 속도를 내고 있다.
2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두산은 오는 29일 정기 주주총회에 의약품, 의료기기, 의약부외품의 제조, 가공 및 판매업와 자동판매기운영업을 신규 사업으로 추가하는 내용의 정관변경의 안건을 올린다.
앞서 ㈜두산은 미국 의약품 용기 회사 투자를 통해 의약품 용기사업을 신사업으로 키워나가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두산은 지난해 12월 미국 SiO2 머터리얼즈 사이언스(Materials Science)에 1억달러를 투자했다.
SiO2는 글로벌 제약사의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용 mRNA 백신에 쓰이는 보관용기를 제조, 공급하는 것을 비롯해 100여개 이상의 양산 및 임상 제품 공급망을 확보하고 있는 의약품 용기 회사다. SiO2는 액상 의약품, 백신 등을 담는 용기, 사전 충전형 주사기, 채취된 혈액을 담는 용기 등을 생산한다.
㈜두산과 SiO2는 단기적으로는 코로나19 백신 용기 시장을 공략하고, 중장기적으로는 이를 바탕으로 기존 제품의 대체 및 신약 용기 시장, 특히 바이오 의약품 용기 시장을 개척해 나갈 계획이다. ㈜두산은 SiO2의 모든 제품에 대한 아시아 및 오세아니아 지역 독점 사업권을 확보했다.
㈜두산 측은 "의약품 보관 용기 사업 진출을 위한 정관 변경"이라며 "현재 사업 본격화를 위해 조직 구성 등을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정기 주주총회에서는 자동판매기 운영업도 신규사업으로 추가될 예정이다.
㈜두산의 자회사인 두산로보틱스는 무인로봇 카페 시스템인 '모듈러 로봇카페'를 운영중이다. 또 최근 IFS 프랜차이즈 창업박람회에서 튀김·면 쿠킹로봇(쿡봇셰프), 아이스크림 로봇, 서빙 로봇 등을 선보이며 푸드테크(Food tech) 시장 공략을 본격화했다.
㈜두산은 이번 정관 변경을 통해 로봇을 이용한 자동판매 사업 분야를 점차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지난달 두산은 반도체 후공정 테스트 기업 '테스나'를 인수하며 반도체 사업에도 진출했다.
두산그룹이 이처럼 사업 다각화에 박차를 가하는 것은 채권단 관리체제 아래에서 자회사 매각 등 강도높은 구조조정으로 몸집이 크게 축소됐을 뿐만 아니라 중공업의 비중이 너무 높아져 미래 먹거리의 필요성이 시급하다고 판단한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두산그룹은 과거 1990년대까지는 맥주, 커피, 식음료 등을 주로 판매하는 소비재 기업이었다. 이후 박용만 전 회장이 두산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소비재 중심에서 중공업 중심으로 개편하고, 한국중공업과 대우종합기계 등을 인수하면서 2000년대의 두산은 중공업 중심의 그룹으로 변신했다.
그러나 2010년대 들어 이어진 전 세계적인 경기부진과 정부의 탈원전 기조 등으로 극심한 유동성 위기를 겪게됐고 결국 2020년 산업은행 등 채권단으로부터 3조원 규모의 긴급 금융지원을 받게됐다.
두산은 두산인프라코어, 두산DST, 두산건설 매각 등을 빠르게 진행하며 약 2년만인 올해 2월 채권단 관리 체제를 졸업하게 됐다.
한 관계자는 "2년동안 지주사에서 영위하던 사업들이 많이 매각돼 이제 새로운 먹거리 찾아야 되는 상황"이라며 "그동안 어떤 사업들이 유망한지 검토해왔고, 지금은 그것들을 조금씩 추가하는 단계"라고 밝혔다.
sh@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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