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배터리 업계의 '이단아'…"한국 잡아라" 추격 시동건다

에스볼트, 거대 자본·시장 등에 업고 고속 성장 중
세계적 권위 韓 교수도 스카웃…'제2의 테슬라' 호평도

(에스볼트 홈페이지 캡처) ⓒ 뉴스1

(서울=뉴스1) 문창석 기자 = 현재 한국 기업이 주도하는 전세계 배터리 시장에서 중국 업체들이 급성장하며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막대한 자본과 거대한 중국 시장을 등에 업은 이들은 최근 한국의 핵심 연구인력까지 대거 스카웃해 국내 기업을 거세게 추격하면서 '배터리 굴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앞으로 국내 배터리 업계를 위협할 만한 떠오르는 중국 기업으로는 에스볼트(SVOLT·펑차오에너지)가 꼽힌다. 지난 2018년 중국 완성차 제조사인 창청자동차(长城汽车)가 전지사업부를 분사해 설립한 회사다.

모회사의 전기차에 배터리를 안정적으로 공급해 성장세가 급격하다. 지난 11월에는 2023년까지 독일 자르란트(Saarland)주에 최대 20억유로(약 2조6400억원)를 투자해 연산 24기가와트(GWh) 규모의 배터리 공장을 건설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LG화학의 올해 1~9월 배터리 공급량이 18.9GWh인 점을 고려하면, 공장 하나로 세계 1위 배터리 기업의 올해 전체 생산량을 따라잡는다는 얘기다.

(에스볼트 홈페이지 캡처) ⓒ 뉴스1

독일 공장에서 생산되는 에스볼트 배터리는 유럽에서 한국 배터리 기업의 주요 고객인 폭스바겐·BMW·다임러 등에 공급될 전망이다. 독일 타게스슈피겔은 "한국의 LG화학과 삼성SDI는 각각 폴란드와 헝가리에 배터리 생산기지를 마련했지만, 중국 기업들은 유럽 자동차 산업의 심장부인 독일을 직접 공략하고 있다"고 전했다. 에스볼트는 2025년까지 260억위안(약 4조3000억원)을 투자해 100GWh의 배터리 생산 능력을 갖추겠다는 계획이다.

일반적인 중국 배터리 업체들과 달리 기술력도 있다는 평가다. 지난 5월에는 세계 최초로 코발트 없이 1회 충전에 최대 880km를 주행하는 '제로 코발트 배터리'에 대한 기술을 소개했다. 코발트는 배터리 가격을 높이는 주요 원인이라, 업계에선 코발트의 비중을 줄이면서 성능을 개선한 제품을 개발하는 게 핵심 과제다. 에스볼트는 이 배터리를 내년부터 양산할 계획이다.

지난 2일 가진 배터리 데이에선 전고체 배터리의 중간 단계인 '젤리 배터리(Jelly Battery)'를 발표하기도 했다. 젤리형 전해질을 사용한 만큼 자체 복구 기능이 있어 바늘로 뚫어도 연기나 불이 나지 않는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배터리 업계의 이단아 같은 회사"라며 "기술력이 상당히 좋아 중국에선 '제 2의 테슬라'가 될 것이라는 호평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에스볼트 배터리 공장(홈페이지 캡처). ⓒ 뉴스1

이런 급속 성장에는 국내 연구진의 조력도 있었다는 평가다. 현재 에스볼트의 연구개발 인력 1400명 중 해외국적 전문가는 50여명인데, 업계는 이 중 상당수가 LG화학·삼성SDI·SK이노베이션 등 국내에서 영입된 인력이라고 본다. 특히 배터리 시장의 대세인 니켈·코발트·망간(NCM) 삼원계 배터리의 특허를 보유한 세계적 배터리 전문가인 모 한국인 교수도 최근 에스볼트 자문 위원을 맡은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에는 부동산 기업인 헝다그룹도 국내 고위급 배터리 연구인력을 대거 스카웃해 배터리연구원을 설립하는 등 국내 연구 인력을 핵심으로 한 중국 업체들의 추격이 거세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3사를 포함한 상위 6개 배터리 업체가 시장을 독점할 것이란 일부 전망은 너무 장밋빛"이라며 "전세계 10위부터 100위까지 다수가 중국 업체인 만큼, 이 중 어느 하나가 치고 올라온다면 지금처럼 한국이 세계 시장을 주도할 수 있을지는 장담할 수 없다"고 말했다.

themoo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