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급휘발유, 넣을까 말까 ②] 고급차에 최적..일반차는 불필요

옥탄가 무연 휘발유 보다 3이상 높아
일부 고급차종 처음부터 고급 휘발유에 맞게 개발

벤츠와 BMW의 주요 차량 영문매뉴얼 표지. ⓒ News1

(서울=뉴스1) 강현창 기자 = 대중적인 차량을 가진 A씨는 애차가이다. 항상 청결하게 차량을 유지하면서 품질이 높다는 고급휘발유를 찾아 주유한다. 과연 맞는 행동일까. 전문가에 따르면 불필요한 일이다.

기본적으로 엔진이 일반 무연휘발유에 맞춰 설계됐기 때문에 특별한 성능향상을 기대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석유관리원 관계자는 최근 <뉴스1>과 통화에서 "일반휘발유에 맞춰서 나온 엔진에는 일반휘발유를 넣고, 고급휘발유에 맞춰 나온 엔진에는 고급휘발유를 사용하면 된다"고 말했다.

이덕환 서강대 화학과 교수도 "일반승용차에 옥탄가가 높은 휘발유를 넣었다고 해서 성능이 향상되지는 않는다"며 "'고급'이라는 말에 속지 말고 자신의 차량에 맞는 휘발유를 넣으면 된다"고 말했다.

도대체 옥탄가란

고급휘발유와 일반휘발유를 구분하는 가장 중요한 기준은 옥탄가(Octane Number)다. 이를 이해하려면 먼저 엔진의 원리를 알아야 한다. 엔진이 동력을 얻기 위해 사용하는 연소반응은 스파크점화와 압축착화로 나뉜다. 휘발유엔진이나 LNG엔진은 스파크점화를 이용하고 경유엔진은 압축착화를 사용하게 된다.

그런데 휘발유엔진에서 간혹 휘발유의 성분이나 엔진 자체의 문제로 압축착화가 일어나기도 한다. 정확한 타이밍에 폭발이 일어나지 않고 너무 빨리 폭발이 일어나면서 엔진의 출력에 무리를 주고 엔진 자체의 내구성에도 악영향을 준다. 이 현상을 노킹(knocking)이라고 한다.

그리고 노킹을 억제하는 수준을 수치로 나타낸 것이 옥탄가다. 숫자가 클수록 노킹현상이 일어나지 않는다는 뜻이다. 석유 및 석유대체연료 사업법에 따라 고급휘발유는 옥탄가가 94 이상, 일반 무연휘발유는 91이상이어야 한다.

정유사는 고급휘발유를 만들기 위해 일반휘발유에 주로 MTBE(Methyl Tertiary Butyl Ether)라는 첨가제를 섞는다. MTBE는 기본적인 옥탄가가 118로 매우 높아 휘발유에 섞으면 옥탄가가 향상된다.

MTBE는 납사를 열분해해서 만드는 C4 잔사유-1를 가지고 만든다. 1970년대부터 미국에서 휘발유의 옥탄가 향상을 위해 사용했다. MTBE를 섞은 휘발유의 경우 연소시 발생하는 오염물질도 줄어든다.

고급 휘발유는 일부 고급차 브랜드에 최적화

노킹이 덜하므로 같은양이라도 더 정숙하게 더 주행할 수 있다. 그러나 그렇다고 일반차량에 쓴다고 의미가 있는 것은 아니다. 고급 휘발유에 맞게 엔진이 개발된 고급차종에 최적화된 연료로 이해하면 된다.

일부 수입차 브랜드는 자사의 차량에 반드시 고급휘발유를 사용해야 한다고 권고하고 있다. 이유는 엔진 손상가능성 때문이다.

벤츠와 아우디, BMW 등의 주요차종 영문매뉴얼과 차량 주유구에는 모두 옥탄가 95 이상의 휘발유를 넣어야 하며 그렇지 않을 경우 엔진에 손상(damage)을 입힐 수 있다는 문구가 있다. 만약 일반휘발유를 넣었을 경우 엔진 회전수를 낮추고 급가속을 하지 말라는 문구도 있다.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 것은 고성능엔진의 경우 설계부터 높은 옥탄가를 가진 휘발유에 맞춰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고성능 엔진은 높은 출력을 위해 더욱 높은 압력을 점화실 내부에 가한 뒤 연료를 폭발시켜 힘을 얻는다. 만약 연료가 이 압력을 견디지 못하고 압축착화될 경우 노킹현상이 일어나고 엔진이 설계대로의 성능을 내지 못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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