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삼성맨 연봉, 실사후 결정"…빅딜 반발 거세질듯

삼성SDI 케미칼 직원, 비대위 구성하고 빅딜 반대입장 표명

(서울=뉴스1) 장은지 기자 = 삼성SDI 케미칼 부문 직원들이 롯데로 피인수에 반대하고 나선 가운데 롯데케미칼은 실사후 '삼성맨' 연봉 보장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앞선 '한화-삼성' 빅딜 사례처럼 위로금 규모와 연봉 등 처우문제가 쟁점으로 부상할 전망이다.

삼성SDI 여수와 의왕 사업장의 케미칼 부문 직원들은 11일 비상대책위원회 출범식에서 매각 반대의사를 밝히고 공동 매각철회 투쟁을 벌이기로 했다. 롯데그룹은 지난달 30일 삼성그룹으로부터 삼성정밀화학과 자회사인 삼성BP화학, 삼성SDI 케미칼부문 등을 약 3조원에 인수하기로 했다.

롯데는 '삼성맨'에 대해 고용보장을 약속했지만, 처우 수준에 대해서는 아직 구체적인 공식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불합리한 처우를 강요하지 않겠다'는 수준의 방침이 전부다. 롯데 측은 실사 이후 삼성 화학계열사 임직원들이 롯데케미칼에서 받게 될 연봉 등을 정하겠다는 입장이다.

11일 롯데케미칼 관계자는 "실사 전에는 연봉 등에 대해 어떠한 것도 확정할 수가 없다"며 "삼성 화학계열사 임직원들의 직급 구성이나 통상임금 반영 비율, 상여금 체계 등을 모두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롯데가 '삼성맨'의 근로조건과 연봉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고 있다. 통상 인수합병(M&A) 과정에서 피인수되는 기업 임직원의 처우를 깎는 사례는 찾아보기 힘들다. 가급적 기존 조건을 유지하는 것이 관례다. 최근 KT렌탈 등 M&A 경험이 많은 롯데그룹도 이같은 관례에 따를 것으로 전망된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형제의 경영권 분쟁으로 대내외 여론이 좋지 않은 점도 롯데의 운신의 폭을 좁게 만들고 있다.

롯데그룹 고위 관계자는 "롯데그룹은 그간 다양한 M&A 경험 축적해왔다"며 "피인수 기업의 고용과 처우를 유지하며 M&A 과정에서 최대한 잡음을 줄이는 것이 통상적이기 때문에 삼성맨들의 연봉 수준은 롯데에서도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 News1 최진모 디자이너

삼성 화학계열사와 롯데케미칼의 연봉차는 최대 2000만원에 달한다. 롯데로 매각되는 삼성 화학계열사 임직원수는 약 2200명 규모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2014년 기준으로 삼성정밀화학 직원들의 평균 연봉은 8800만원이었다. 삼성SDI의 케미칼 부문의 평균 연봉은 8026만원이다. 반면, 롯데케미칼 직원들은 연간 남성이 7000만원, 여성 3900만원을 받고 있다. 이들의 평균 연봉은 6700만원이다. 삼성정밀화학과 롯데케미칼 직원의 평균 연봉차는 2100만원까지 난다.

위로금 문제도 지난해 11월 빅딜로 '삼성'에서 '한화'로 넘어간 한화토탈과 한화종합화학, 한화테크윈 사례가 준용될 것으로 보인다. 한화토탈 직원들은 매각에 따른 위로금으로 평균 6000만원을 받았다. 한화종합화학 직원들도 평균 5500만원의 위로금을 지급받았다. 한화테크윈은 1인당 4000만원, 한화탈레스는 약 2000만원을 위로금으로 받았다.

재계 관계자는 "위로금 지급 전례가 있기 때문에 이번 빅딜에서도 위로금 지급이 이슈로 부각될 것"이라며 "다만 회사 규모와 실적에 따라 위로금 규모가 달라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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