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 맞아?"…물동량 넘치는 부산 한진해운 신항만을 가다

지난해 영업이익률 30% 달성…최첨단 컨테이너 터미널로 '날개'

23일 경남 창원 부산 신항만에 위치한 한진해운 컨테이너 터미널에 기항한 1만3000TEU급 컨테이너선 '한진 수호호' 위에서 찍은 터미널 모습.ⓒ News1 장은지 기자

(경남 창원=뉴스1) 장은지 기자 = 23일 오전 태평양으로 가는 마지막 게이트 항구인 부산 신항만에는 색색깔의 컨테이너들이 꽉 들어차 있었다. 68만7000㎡(약 21만평)의 부지에는 무인 야드 크레인 42대가 쉴새없이 움직이며 컨테이너를 옮기는 데 한창이었다.

전날 기항한 1만3000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급 한진 '수호호'는 중국 상해를 들러 유럽으로 가기 위해 컨테이너를 싣고 있었다. 컨테이너박스 1만3000개를 한꺼번에 운송할 수 있는 크기다. 수호호는 국내 해운사가 보유한 선박 중 역대 최대 규모다. 미국 맨하탄의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 높이(380m)와 맞먹는다.

2009년 5월 개장한 한진해운신항만은 부산항 전체 물동량의 13%를 처리하며 매년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불황에도 지난해 처리물량은 250만TEU를 넘겼다. 연간 처리할 수 있는 물동량이 280만TEU인 것을 감안하면 해운경기가 좋지않다는 말이 무색하다. 한진해운신항만의 지난해 매출은 1375억원, 영업이익 420억원으로 영업이익률이 30%에 달한다.

수만개의 컨테이너가 한치의 오차도 없이 차곡차곡 쌓여있는 진풍경은 한진해운 신항만의 자동화 운영시스템을 통해 더욱 빛을 발한다. 컨테이너의 최종 목적지와 무게, 형태 등에 따라 야드에서의 적치 순서가 자동으로 정해진다. RFID(무선인식 전자태그)를 통해 컨테이너를 싣고 달리는 수십 대의 트럭 위치와 도착 정보 등이 실시간으로 확인된다. 무인 자동화 시스템으로 운영되니 안전사고 발생 위험도 매우 낮고 이를 통해 50억원에 달하는 인건비도 절감한다.

선박 대형화 추세에 맞추어 접안 수심 18m를 확보하고 있으며, 1만 8000TEU급 초대형 선박의 물량 처리가 가능한 세계적인 규모의 터미널이다. 박삼묵 한진해운 신항만 지원팀 부장은 "초대형 컨테이너선이 기항할 수 없을만큼 협소한 일본 항만과 비교되며 많은 글로벌 선사들이 한진해운 신항만으로 뱃머리를 돌린다"고 설명했다.

23일 경남 창원에 위치한 부산 한진해운 신항만에 설치된 12기의 갠트리 크레인.ⓒ News1 장은지 기자

국내에서 처음으로 도입된 탠덤(Tandem) 방식의 갠트리 크레인에 올랐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55m 높이의 크레인에 올라가자 컨테이너 화물을 빠른 속도로 하역하는 작업 모습이 한 눈에 들어왔다. 이 크레인은 한 번에 40피트 컨테이너 2개 혹은 20피트 컨테이너 4개를 양·하역 할 수 있으며 강풍에도 빠른 하역 작업이 가능하다. 아래에서 보는 것보다 실제 크레인 이동 속도가 매우 빨랐다. 컨테이너의 최단 이동 거리를 자동으로 계산한다는 사실이 인상적이었다. 모든 작업은 선박이 항만에 도착하기 전 이미 전산시스템에 적재순서와 위치정보가 입력되어 도착하는 순간 최첨단 장비들에 의하여 한치의 오차도 없이 신속하게 진행된다. 쉽게 말해 상해를 거쳐 유럽으로 가는 한진 수호호의 경우 도착지인 유럽 물량을 맨 밑에 적재하고 맨 위에는 상해 물량을 두는 식이다.

선박은 대형화되고 화물은 해마다 증가하기 때문에 결국 선박이 머무는 시간을 최소화 시키는 것이 항만의 경쟁력을 가늠하는 잣대가 된다. 현재 한진해운 신항만의 하역속도는 시간당 32~34개 수준으로 이미 세계 상위권이지만 시간당 40개로 늘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런 우수한 시스템을 갖춘 한진해운신항만은 한진해운 물량뿐 아니라 타선사 화물 처리물량도 꾸준히 유치하고 있다. 지난해 한진해운신항만 전체 물량의 약 38%를 타선사 물량(약 94만3497TEU)으로 유치했다. 고부가 화물인 환적화물은 부산항 전체 화물 중 비중이 약 50%를 차지하는데 한진해운신항만의 환적화물 비중은 이보다 높은 약 57%( 약 143만1282TEU)에 이른다.

환적화물이란 비행기를 갈아타는 환승객처럼 목적지가 아닌 항만에서 다른 선박으로 옮겨 싣는 화물을 말한다. 수출입화물의 경우 선박에 있는 컨테이너를 항구로 내리거나 항구에 있는 컨테이너를 선박에 올리는 등 하역 작업을 한 번만 할 수 있지만 환적화물은 항구로 내리면 다른 선박으로 다시 올려야 하기 때문에 두 번의 하역 작업이 필요하다. 이때문에 환적화물이 일반 수출입화물에 비해 최소 두 배의 수익을 보장해준다.

한진해운 신항만 정세화 대표이사는 "최근 미국 롱비치 항만 적체 현상으로 컨테이너 물동량이 부산으로 대거 몰리고 있어 선석이 거의 풀가동되고 있다"며 "올해 물동량 처리목표는 257만TEU로 잡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한진해운은 올해 연료절감형 1만TEU 선박 2척과 9000TEU 3척을 새로 인도받아 동서항로 및 남북항로에 투입해 원가 경쟁력을 한층 끌어올린다. 용선 만료 선박 10여척을 전량 선주측에 반선해 선대 효율화와 함께 원가 개선에 주력한다. 상시적 노선 기항지 조정과 합리화 시행 등 항로·선대 네트워크 최적화를 통해 비용과 서비스 경쟁력도 강화할 계획이다. 한진해운 관계자는 "영업 경쟁력 강화로 매출과 수익성을 높여 영업흑자 기조를 지속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23일 경남 창원 부산 한진해운 신항만에 기항한 한진해운 '수호호'.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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