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경집회' 현대重 노조 "이달안에 타결 기대한다"
- 주성호 기자

(서울=뉴스1) 주성호 기자 = "노조원들도 가족들도 올해 안에는 협상이 꼭 타결되길 원합니다."
체감온도 영하 20도로 올 겨울 최강 한파가 닥친 17일 오후 3시. 100여명의 현대중공업 노동조합 조합원들은 볼을 할퀴고 스쳐가는 칼바람속에 서울 종로구 계동사옥 앞 시멘트 바닥에 열을 지어 앉았다. 작업복 차림의 조합원들은 장갑과 털모자, 안면마스크 등 갖가지 방한도구로 무장했지만 울산과 사뭇 다른 서울의 맹추위에 긴장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신동준 현대중공업 노조부위원장 포함 100여명의 간부와 조합원들은 부분파업이 한창 진행 중이던 오전 10시 울산에서 출발해 계동에 도착했다. 지난 16일 진행됐던 사측과의 66차 교섭이 소득없이 결렬됐기 때문이다.
이날 집회는 세월호참사 희생자들에 대한 묵념으로 시작됐다. 이후 노조는 얼어붙은 몸을 녹이기 위해 서로를 끌어안고 상체를 앞뒤로 움직이며 파업가를 불렀다. 신 부위원장이 구호를 선창하면 인도에 자리잡고 앉은 노조원들이 따라했다. 권오갑 현대중공업 사장과 이재성 전 회장의 얼굴이 그려진 가면을 쓴 노조원들은 '부실경영, 임단협 모르쇠' 등의 문구가 적힌 가방을 메고 퍼포먼스도 벌였다.
마이크를 건네받은 신동준 부위원장은 최대주주인 정몽준 전 의원이 임금·단체협상에 직접 나설 것을 강하게 요구했다. 신 부위원장은 "사측은 부실경영의 책임을 떠안고 사임한 이재성 회장에게 퇴직금을 37억이나 줬다"면서 "실질적 소유주로 10년간 배당금 3100억원을 가져간 정몽준 전 의원이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안전대책 마련 △사내 하청업체 정규직 전환 △통상임금 확대 적용 △연봉제 폐지 등을 촉구했다. 신 부위원장은 "지난 19년간 우리가 숨죽이고 시키는대로 차오르는 분노를 눌러가며 지내왔는데 사측은 기본생활을 유지하기 위한 최소한의 임금마저 지키고 있지 않다"면서 "이제는 구시대적 노사관을 버리고 임단협에 임하고 부실경영 책임에 따른 성과 연봉제를 폐지하라"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신 부위원장은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먼곳까지 노조원들이 함께 해줘서 기쁘다"면서 "힘을 합쳐서 임금협상에서 승리할 때까지 투쟁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오는 18일 67차 교섭을 진행한다. 신 부위원장은 집회 종료 후 기자와 만나 "노조원들도 그렇고 가족들도 그렇고 연내에 임단협이 타결되길 바라고 있다"면서도 "하지만 올해를 넘기게 되면 파업의 강도를 더욱 높이고 주 2회 이상 파업을 늘리겠다"고 말했다.
그는 "(노조 요구안이) 무리하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사측과 협상을 통해 요구안을 수정할 용의도 있다"고 밝혔다. 현재 현대중공업 노조는 임금 13만2013원(기본급 대비 6.51%) 인상, 성과급 250%+추가, 호봉 승급분 2만3000원에서 5만원으로 인상 등을 사측에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사측은 기본급 3만7000원(호봉 승급분 2만3000원 포함) 인상, 격려금 현행 통상임금 100%(회사주식으로)+300만원 등을 제시하며 맞서고 있다.
1시간 가량 집회를 마친 현대중공업 노조는 곧바로 버스에 탑승해 울산으로 이동했다. 이날 상경집회에는 전국금속노동조합 관계자와 이상진 민주노총 부위원장도 참가했다.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경찰 2개 중대(120명)도 배치됐지만 집회 종료 후 해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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