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종합화학, '산업의 쌀' 고성능 폴리에틸렌 넥슬렌 양산 돌입
美 다우케미칼 등 글로벌화학사 독점 시장 진입…세계적 화학사 도약
- 장은지 기자
(울산=뉴스1) 장은지 기자 = SK종합화학이 독자 개발한 고성능 폴리에틸렌 '넥슬렌'(Nexlene)을 다음달부터 양산한다. SK종합화학은 올 초 고성능 폴리에틸렌 '넥슬렌' 생산을 위한 제1공장을 울산에 완공하고 시험가동 등을 거쳐 다음달부터 양산에 들어간다. 울산 공장은 연산 23만톤 규모로 내년부터 매년 400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기대된다.
반도체가 전자산업의 '쌀'이라면 폴리에틸렌은 석유화학산업의 '쌀'로 통한다. 폴리에틸렌은 원유에서 추출한 나프타를 분해해서 얻은 에틸렌으로 만든다. 폴리에틸렌은 플라스틱의 주 원료로 비닐봉지나 주방용 랩 등 각종 포장재로 쓰인다.
고성능 폴리에틸렌은 기존 범용 폴리에틸렌보다 충격에 강하고 투명성과 위생성, 가공성 등이 강화된 제품이다. 고부가 필름, 자동차 및 신발 내장재, 케이블 피복 등에 사용된다. 기존 범용 폴리에틸렌 보다 내구성·투명성·가공성 등이 뛰어난 프리미엄 제품이어서 단가가 높다.
SK종합화학은 응용분야가 무궁무진한 폴리에틸렌 분야에서 프리미엄 제품을 앞세워 글로벌 시장공략에 나선다. 국내 기업 최초로 촉매·공정·제품 등 전 과정을 100% 독자기술로 개발한 고성능 폴리에틸렌을 개발, '넥슬렌'이라고 이름붙였다.
지난 14일 찾은 울산 콤플렉스 넥슬렌 공장에선 넥슬렌 제품과 이를 사용해 만든 비닐을 기존제품과 비교 시연하는 시간도 가졌다. 넥슬렌으로 만든 비닐은 기존 비닐에 비해 강도와 탄성이 탁월하게 뛰어났다. 김길래 시운전 팀장은 "비닐만 바꿔도 농사 작황이 달라질 수 있다"며 "비닐하우스에 넥슬렌으로 만든 고품질 비닐을 사용하면 빛 투과량과 보온성이 우수해 농작물 재배에 큰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고성능 폴리에틸렌은 지금까지 미국 다우케미칼, 엑손모빌, 미쓰이 등 글로벌 메이저 화학사들이 독점 생산해왔다. 이 시장에 SK가 독자기술로 뛰어들면서 글로벌 시장에서 세계 유수의 화학사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됐다.
SK종합화학 관계자는 "고성능 폴리에틸렌 시장은 진입장벽이 높아 일부 글로벌 메이저사들이 독점해왔다"며 "포장재 등 생활 전반에 쓰이는 범용 폴리에틸렌을 고성능 폴리에틸렌이 대체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미 다수의 해외 대형 고객사들과 넥슬렌 판매 협의를 진행 중"이라며 "전체 생산물량의 70%는 유럽과 중국 등 글로벌 시장으로 수출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SK종합화학은 울산 제1공장을 필두로 3~5년내 사우디아라비아에 제2공장을 건설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화학기업인 사빅과 지난 5월 넥슬렌 생산·판매를 위한 합작법인 설립 계약(JVA)을 체결했다. 양사는 50:50 지분비율로 내년 초까지 싱가폴에 합작법인을 설립키로 했다. 합작법인은 사우디아라비아 공장 건설과 해외판매 등을 맡는다. 사우디아라비아 공장이 완공되면 SK종합화학은 연산 100만톤 규모의 글로벌 생산기지를 구축하게 된다. 사빅과 제3공장 건설 계획도 논의 중이다. SK종합화학 관계자는 "울산, 사우디아라비아에 이은 넥슬렌 제3공장 건설을 위한 논의를 진행 중이며, 장소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번 합작은 2011년 자원경영을 위해 중동을 방문했던 최태원 회장의 제안으로 시작된 프로젝트다. 당시 최 회장은 사빅의 알마디 부회장을 만나 고성능 폴리에틸렌 분야의 전략적 제휴를 제안했다. 이후 2년여간의 실무협상을 거쳐 올해 결실을 맺게 됐다. 최 회장은 그동안 "사빅과의 제휴는 화학사업의 글로벌 성장을 위해 중요한 전기가 될 것"이라며 합작 성사를 독려했다.
넥슬렌 공장이 본격 가동되면 SK종합화학이 국내외서 추진해 온 3대 '글로벌 파트너링' 프로젝트가 모두 일단락된다. 최태원 회장이 주도한 '글로벌 파트너링'은 SK 단독 투자에 따른 위험 부담을 줄이고 각 분야 대표 외국 기업과 '윈-윈 파트너십'을 구축해 현지 합작공장을 건설하는 전략이다.
최 회장이 추진한 3대 글로벌 파트너링 프로젝트는 △사우디아라비아와 손잡은 고성능 폴리에틸렌 '넥슬렌' 공장 △중국 국영석유기업 시노펙과 합작한 중국 우한 나프타분해설비(NCC) 공장 △일본 JX에너지와 합작한 울산아로마틱스(UAC) 공장 등이다.
중국 우한 나프타분해설비 공장은 에틸렌 80만톤을 비롯 폴리에틸렌 60만톤, 폴리프로필렌 40만톤 등 연간 약 250만톤의 유화제품을 생산한다. 한중 석유화학 합작투자 사상 최대 규모인 3조3000억원이 투입된 우한 NCC 공장은 올 1월 에틸렌 등 상업생산을 시작한 이후 가동률 100%를 유지하며 순항 중이다.
일본 JX에너지와 합작한 울산아로마틱 공장은 지난 6월부터 파라자일렌(PX) 등 아로마틱 계열 화학제품을 생산 중이며, 이 중 95%를 중국 등 해외에 수출하고 있다. SK종합화학은 울산아로마틱 공장 가동에 따라 파라자일렌 생산량 기준 국내 1위, 세계 5위의 석유화학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SK종합화학은 앞으로 글로벌 경기 하강, 셰일혁명 등 경영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기존 사업의 본원적 경쟁력을 강화하는 한편, 글로벌 경기 민감도가 상대적으로 적은 고부가 화학제품 및 신소재 사업 비중을 단계적으로 높여나갈 계획이다. SK종합화학 관계자는 "부단한 사업구조 혁신을 통해 비즈니스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고, 차별화된 기술 플랫폼을 강화함으로써 세계적인 종합화학 회사로 성장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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