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도 몸 사린다…현금 보유량 계속 늘려 30조 넘겨
2012.7.6/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삼성전자가 현금 보유량을 늘리며 경제 위기에 대비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26일 연결기준으로 매출 52조1800억원, 영업이익 8조1200억원이라는 사상 최대 실적을 발표했다. 하지만, 유동자산 중 현금 보유량을 특히 늘린 것으로 드러나 경기가 좋지 않아 몸을 사리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삼성전자의 3분기 유동자산은 82조원으로 전분기 73조4600억원보다 8조6200억원 늘어났다. 유동자산에는 현금과 매출채권, 재고자산 등의 항목이 있다. 하지만 늘어난 8조6200억원의 유동자산의 대부분인 7조원을 현금으로 보유하면서 삼성전자의 현금 보유액은 30조3400억원이 됐다.
삼성전자의 3분기 현금 흐름은 분기 초 23조8000억원으로 시작해 기말 현금 30조3400억원으로 마무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분기 기초 현금 25조3900억원에서 기말 현금 23조8000억원으로 준 것과 대비되는 모습이다.
기말 현금 대비 순현금 비율도 높아졌다.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늘면서 현금 보유 총액도 늘었지만 동시에 순현금 보유 비율도 높인 것이다. 3분기 기말 현금 대비 순현금 비율은 49.4%로, 전분기는 39%를 상회하는 수치를 보였다. 지난해 3분기 44% 이후 가장 높은 기록이다.
삼성전자 기말 현금 및 순현금 보유 현황.(자료=삼성전자)© News1
통상적으로 기업이 현금자산을 늘리는 것은 경기가 좋지 않다는 지표로 사용된다. 몸을 사리기 때문이다. 위험을 감수하지 않아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하거나 위기에 대비하기 위해 유동성이 큰 화폐로 안전 자산을 확보하며 몸을 사린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3분기 설비투자(CAPEX, Capital expenditures)는 4조5000억원으로 이 중 반도체가 2조1000억원, 디스플레이(DP)가 1조1000억원이었다. 3분기까지 누계 집행액은 약 18조5000억원(반도체 11조8000억원, DP 3조7000억원)으로 연간 계획대로 약 25조원을 집행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3분기 유럽 재정위기에 따른 글로벌 경기 불안과 정보통신(IT) 수요 둔화 등 어려운 경영여건이 지속됐다고 밝혔다.
4분기 경기에 대해서도 실물경기 침체와 업체간 경쟁 심화, 완제품 업체들의 연말 재고조정 등으로 어려움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연말 계절적 성수기로 삼성전자의 주력 제품들의 수요 증가가 기대되지만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으로 세계 경제 성장세가 위축될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또한 글로벌 경쟁이 더욱 심해질 것이라고 걱정했다.
각 부문별로는 반도체 부분에서 디램 시장은 연말에도 PC수요가 늘지 않고 공급 초과가 지속되면서 성수기 효과가 감소될 것으로 우려했다. DP 부문도 노트북PC나 모니터는 비수기에 들어서면서 수요가 많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소비자 가전(CE) 부문에서도 미국이나 유럽 등 선진시장이 침체되면서 성장 둔화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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