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임단협 투표율 87% 돌파…'노노 갈등·주주 반발' 소송전 비화(종합)
DS중심 투표에 가결 가능성 ↑…동행노조, 찬반투표 중단 가처분 예고
사업부별 성과급 최대 100배 격차 논란…주주단체도 법적 대응 착수
- 박기범 기자, 김진희 기자
(서울=뉴스1) 박기범 김진희 기자 = 삼성전자(005930) 2026년 임금·단체협약 잠정합의안을 둘러싼 갈등이 소송전으로 번지고 있다. 비반도체(DX) 부문 직원들이 주축인 동행노조가 찬반투표 절차 중단 가처분 신청에 나서기로 한 데 이어, 주주단체들도 과도한 성과급 지급이 주주가치를 훼손한다며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높은 투표율 속 합의안 가결 가능성은 커지고 있지만, 사업부 간 성과급 격차를 둘러싼 '노노(勞勞) 갈등'과 주주 반발은 오히려 격화하는 양상이다.
25일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 지부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 30분 기준 투표에 참여한 초기업노조 조합원 수는 5만 387명으로 집계됐다. 이번 초기업노조 총회의 총선거인 수는 5만 7291명으로 투표율은 87.93%다.
가결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다. 잠정합의안 가결을 위해서는 전체 조합원의 과반 참여와 참여자 과반 찬성이 필요한데, 투표율은 투표 시작 3시간 30분 만인 지난 22일 오후 5시 30분 기준 과반(57.4%)을 기록했다. 투표는 오는 27일 오전 10시까지 진행된다.
이번 투표는 공동교섭단을 구성한 초기업 노조와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을 중심으로 진행되는데 초기업 노조 조합원의 약 80%인 5만여 명이 DS(반도체) 부문인 점을 감안할 때 일부 이탈 표가 나오더라도 통과는 무난하다는 분석이다.
높은 가결 가능성에도 갈등의 불씨는 더욱 커지는 모습이다. 가장 큰 변수는 사업부 간 성과급 격차를 둘러싼 내부 반발이다. 삼성전자 내부에서는 소속 부서에 따라 성과급 규모가 100배가량 차이 날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불만의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노사는 앞선 합의에서 DS(반도체) 부문 사업 성과의 10.5%를 '특별경영성과급' 재원으로 활용해 자사주로 지급하기로 했다. 이 기준이 적용되면 연봉 1억 원 안팎의 DS 부문 일부 직원은 최대 6억 원에 달하는 성과급을 수령할 수 있다는 관측까지 나온다. 반면 모바일, TV, 가전 등을 담당하는 DX부문의 성과급은 수백만 원 수준에 그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최근 DX부문 중심 노조인 동행노조 조합원 수는 이번 합의안 타결 이후 급증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는 이같은 분위기를 방증한다는 평가다. DX 부문 직원을 포함한 비메모리 구성원들은 잠정합의안을 반대하며 부결 운동을 벌이고 있다. 동행노조는 여기에 그치지 않고 오는 26일 오전 9시경 수원지법에 찬반투표 절차 중지 등 가처분 신청을 할 예정이다.
DS 내부에서도 갈등 조짐이 감지된다. 고대역폭메모리(HBM) 호황의 수혜를 입은 메모리 사업부와 달리, 적자가 이어지고 있는 파운드리·시스템LSI 사업부는 상대적으로 적은 성과급이 예상되면서 사업부 간 위화감이 조성되는 분위기다.
주주들의 반발도 거세다. 주주단체들은 과도한 성과급이 회사의 수익성과 주주 가치를 심각하게 훼손할 수 있다며 주주가치 훼손을 이유로 무효 소송과 손해배상 청구를 검토 중이다.
삼성전자 주주단체인 '대한민국 주주운동본부'는 "세전 영업이익의 12%를 미리 계산해 성과급으로 연동·할당하는 노사 잠정합의는 위법 소지가 있다"며 "주주총회 결의 절차를 거치지 않는 한 법률상 무효"라고 주장했다.
소액주주 플랫폼 '액트'는 삼성전자에 요구한 주주명부 열람·등사 청구를 전날 회사 측이 수용함에 따라, 명부가 확보되는 대로 주주들을 결집해 임시 주주총회 소집 요구 등 공동 대응 수위를 높일 방침이다.
한편, 최승호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 위원장이 2026년 임금·단체협약 잠정 합의안 찬반 투표 결과 여부와 관계없이 위원장 재신임 투표를 6월 내에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pkb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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