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하이퍼 불'…삼성전자, 올해 영업익 '100조+α' 예고

작년 4분기 韓 최초 20조 영업익…1~3분기 실적 단번에 쌓아
범용·HBM·파운드리 본궤도…증권가 100조→120조 눈높이↑

28일 경북 경주 엑스포공원 에어돔에서 열린 APEC CEO 서밋 부대행사인 'K-테크 쇼케이스' 삼성전자 부스에서 참석자가 HBM4를 둘러보고 있다. 2025.10.28/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서울=뉴스1) 최동현 기자 = 삼성전자(005930)가 지난해 4분기 20조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신기록'을 갈아치웠다. 분기 영업이익이 20조 원을 돌파한 건 한국 기업 역사상 최초다. 일등 공신인 반도체 사업이 유례없는 '하이퍼-불'(초강세장)에 진입하면서 올해 연간 영업이익이 100조 원을 웃돌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분기 영업익 20조' 금자탑…DS가 통째로 견인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은 93조 원, 영업이익은 20조 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8일 공시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22.7%, 영업이익은 208.2% 급증했다. 삼성전자가 '분기 영업이익 20조 원'을 달성한 것은 사상 처음으로, 국내 기업 중 어느 곳도 도달하지 못했던 미증유(未曾有)의 대기록이다.

2025년도 연간 매출액은 332조 7700억 원, 영업이익은 43조 5300억 원으로 각각 전년 대비 300.9%, 32.7%씩 증가했다. 연간 매출액이 330조 원을 넘어선 것은 처음으로 역대 최고 매출이다. 영업이익도 4분기에만 1~3분기(누적 23조 5274억 원) 수준을 채우면서 최근 2021년 이후 최고 성적을 올렸다.

이번 실적은 증권가 전망치(컨센서스)를 훌쩍 웃도는 어닝 서프라이즈(깜짝 실적)다.

'일등 공신'은 반도체 사업을 이끄는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이다. 이날 부문별 실적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DS부문은 4분기 역대 최대 매출과 영업이익을 달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영업이익은 16조~17조 원대로 사실상 전사(全社) 실적을 통째로 견인한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가 업계 최대 우위를 가진 '범용 D램'이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한 덕이다. 범용 D램 가격은 지난 한 해 7배 급증했는데, 4분기 들어 가격이 40~50% 폭등했다. 낸드 플래시 가격도 1년 내내 오름세를 보였다. 전 제품 평균판매단가(ASP)가 빠르게 회복되며 뚜렷한 수익성 개선을 보인 것이다.

'아픈 손가락이던'이던 고대역폭메모리(HBM)도 지난해 하반기 엔비디아 공급망에 진입하며 반등 모멘텀을 마련했다.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는 라인 가동률이 개선되면서 적자 폭을 크게 줄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2025년 연결 기준 잠정 매출이 332조 770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6% 증가했다고 8일 공시했다. 이는 종전 최대인 2022년(302조 2313억 원)을 경신한 것이다. 연간 영업이익은 43조 530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3.0% 증가했다. ⓒ News1 김초희 디자이너
HBM·파운드리도 노 젓는다…100조 영업익 기대감

증권가는 삼성전자가 올해 연간 영업이익 100조 원을 돌파할 것이란 관측에 힘을 싣고 있다. 범용 D램 가격이 올 상반기부터 더 가파른 인상을 예고한 데다, 지난해 하반기에 일부 반영된 HBM 실적이 올해는 연간 내내 반영돼 '쌍끌이' 실적이 예정됐다.

당장 1분기 범용 D램 가격은 지난해 4분기(38~43%)를 넘어선 50~60% 수준으로 더 가파르게 오를 것으로 보인다. 올 하반기까지 대세를 이어갈 HBM3E는 브로드컴, AMD, 구글, 아마존 등을 중심으로 공급이 가시화할 것으로 보인다. HBM4는 2분기부터 엔비디아 루빈(Rubin)향 공급이 예상된다.

파운드리도 올해 흑자 전환(턴어라운드)가 예상된다. 지난해 7월 미국 테슬라와 23조 원 규모 공급 계약을 맺은 데 이어, AMD의 2나노(㎚) 칩 수주도 목전에 두고 있다. 2022년 이후 떠났던 퀄컴의 '수주 복귀'도 기대되는 대목이다.

DS부문의 모든 사업에 청신호가 켜지면서 증권가는 삼성전자의 연간 영업이익 기대치를 실시간으로 상향하는 분위기다.

KB증권은 지난 7일 리포트에서 삼성전자의 올해 분기 영업이익 평균은 31조 원, 연간 영업이익은 123조 원으로 추정했다. 키움증권도 지난 6일 리포트에서 삼성전자의 올해 연간 영업이익을 120조 2000억 원으로 제시하면서 낸드플래시의 판가 인상과 HBM 출하량 확대를 근거로 제시했다.

특히 키움증권은 "삼성전자의 HBM 제품은 1분기 맞춤형 반도체(ASIC) 주요 고객들로의 판매가 증가하기 시작해 2분기부터는 엔비디아 루빈(Rubin) 향으로의 판매가 본격화할 것"이라며 HBM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각각 197%, 470% 증가해 전사 실적을 견인할 것으로 봤다.

dongchoi89@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