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반도체 조직 대수술 왜?…'메모리 초격차' 재건한다
DS부문에 D램·낸드 개발 총괄 조직 신설…수장에 황상준 부사장
디지털 트윈센터 설치하고 SAIT 플랫폼 체제로…메모리에 '집중'
- 최동현 기자
(서울=뉴스1) 최동현 기자 = 삼성전자(005930)가 메모리·낸드 개발 총괄 조직을 신설하고 인공지능(AI) 팩토리 구축을 위한 '디지털 트윈센터'를 설치했다. 인공지능(AI) 드리븐 컴퍼니 5개년 목표의 첫 단계로 '메모리 초격차'를 정조준한 것이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전날(27일) 임원 설명회를 열고 이런 내용의 부문별 조직개편을 발표했다.
먼저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에는 D램·낸드 개발을 총괄하는 '메모리 개발 담당' 조직을 신설했다. 메모리 개발 담당 조직은 기존 메모리 사업부 산하 D램 개발실에 플래시 개발, 설루션, 패키징 기능을 더해 확대 개편한 것이다.
수장에는 현재 D램 개발실장을 맡고 있는 황상준 부사장이 선임됐다. 그는 올 하반기 엔비디아 공급망 진입에 성공한 5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3E) 재설계와 1c D램(6세대 10나노급) HBM4 개발을 주도한 인물이다. 메모리사업부장 물망에 오를 만큼 '핵심 인재'로 인정받고 있다.
황 부사장은 메모리 개발 담당(총괄)을 맡아 D램, 낸드, HBM 등 제품별로 분산돼 있던 인력과 기술을 융합하고 차세대 메모리 개발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데 집중할 전망이다. 일각에선 황 부사장이 사실상 차기 메모리사업부장 역할을 이어받을 포석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지난해 7월 신설된 HBM개발팀은 1년 4개월여 만에 D램 개발실 산하 설계팀 조직으로 재편됐다. HBM개발팀을 이끈 손영수 부사장이 설계팀장을 맡았으며, 기존 인력도 설계팀 산하로 옮겨 HBM4, HBM4E 등 차세대 HBM 제품 및 기술 개발을 이어갈 예정이다.
지난해 7월 신설된 HBM개발팀은 1년여 만에 D램 개발실 산하 설계팀 조직으로 재편됐다. 기존 HBM개발팀 인력은 설계팀 산하에서 HBM4, HBM4E 등 차세대 HBM 제품 및 기술 개발을 이어갈 예정이다. 기존에 HBM개발팀을 이끌던 손영수 부사장이 설계팀장으로 선임됐다.
글로벌 제조인프라 총괄 산하에는 '디지털 트윈센터'가 설치됐다. 지난달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의 '깐부 회동'으로 구상이 그려진 '반도체 AI 팩토리' 전략을 실행하기 위한 조직이다.
디지털 트윈은 현실 세계의 사물·시스템·공정을 디지털 공간에 동일하게 구현해 실시간으로 모니터링·예측·최적화할 수 있도록 하는 가상 복제 기술이다.
삼성전자는 엔비디아로부터 최신형 그래픽처리장치(GPU) 5만 장을 순차 구매, 반도체 공장에 도입한다. 이를 통해 반도체 설계→공정→운영→장비→품질관리 등 모든 과정을 AI로 구동하는 지능형 플랫폼 기반 '반도체 AI 팩토리'를 구현할 예정이다.
미래 선행기술의 산실(産室)인 SAIT(옛 삼성종합기술원)는 기존 '센터' 체제에서 더 작은 단위의 '플랫폼' 체제로 재편됐다. 앞서 삼성전자는 나노과학·분자전자과학 분야의 세계적 권위자인 박홍근 하버드대 교수를 SAIT 차기 원장(사장)으로 발탁했다.
삼성전자의 이번 조직 개편은 '메모리 초격차' 재건을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HBM 개발에 한 발 뒤처지면서 SK하이닉스에 '글로벌 D램 1위'를 내주는 등 자존심을 구긴 상황이다. 내년 상반기 엔비디아 납품이 예상되는 HBM4를 비롯해 HBM4E(7세대)와 HBM5(8세대) 등 차기작에서 반전을 꾀하고 있다.
수요가 급증한 낸드플래시도 한 축이다. SAIT는 최근 기존 낸드플래시의 전력 소모를 최대 96% 절감할 수 있는 메커니즘을 세계 최초로 규명한 '초저전력 낸드 플래시 메모리를 위한 강유전체 트랜지스터' 연구 결과를 세계적인 학술지 '네이처'에 게재하며 기술력 회복에 발판을 마련했다.
이 연구는 낸드의 전력 소모를 최대 96%까지 절감하면서 현존 최고 수준인 셀당 5비트(bit)의 고용량까지 확보할 수 있음을 검증했다. 해당 기술이 상용화되면 대규모 AI 데이터센터부터 모바일·엣지 AI 시스템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전력 효율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dongchoi89@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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