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써봤구용] 딸깍 한 번이면 '청소 해방'…로봇 집사 '디봇 X11'
에코백스 최신형 로봇청소기 '디봇 X11 옴니사이클론'
바닥에 케첩 쏟아도 '쓱'…구석 틈새까지 팔 쭉 뻗어 닦는다
- 최동현 기자
(서울=뉴스1) 최동현 기자 = 청소를 좋아한다. 정확히는 공간을 산뜻하게 닦고 정돈한 뒤 느끼는 안정감을 즐긴다. 방 한쪽 수납함에는 청소도구가 늘 한가득이다. 그래서 '한 번도 안 써본 사람은 있어도, 딱 한 번만 써본 사람은 없다'는 로봇청소기가 궁금했다.
에코백스의 최신형 로봇청소기 '디봇 X11 옴니사이클론'을 보름간 써봤다. 지난달 유럽 최대 가전 전시회 IFA 2025에서 '실내 청소 기술혁신 금상'을 받은 제품으로, 한국 시장에 갓 출시된 따끈따끈한 신상이다.
디봇 X11은 고속 충전 파워 부스트 기술로 물걸레가 세척되는 3분 동안에도 배터리를 6% 충전한다. 최대 1만 9500파스칼(Pa)의 먼지 흡입력과 3800Pa의 걸레질 압력을 갖췄다. 물걸레 롤러가 최대 1.5㎝ 튀어나와 모서리까지 닦는 '트루 엣지 3.0' 기술도 적용됐다.
쉽게 말해서 자사의 기존 로봇청소기는 물론 타사 제품보다 '더 장시간, 더 구석구석, 더 깨끗하게' 집 안을 청소하는 로봇청소기라는 것이 에코백스가 강조하는 캐치프레이즈다.
설치는 간편하다. 스테이션을 설치한 뒤 디봇의 전원을 켜고 와이파이를 연결하면 된다. 전용 애플리케이션(앱) '에코백스 홈'을 내려받아 기기와 연동하면 청소 준비가 끝난다. 막 깨어난 디봇 X11은 구석구석을 돌아다니며 집 안의 지도(map)를 그린다.
먼저 눈에 띈 기능은 '앱의 편의성'이다. 디봇 X11은 첫날 신발장 문턱 아래로 추락해 구조 신호를 보내거나, 욕실 러그를 물고 다니는 등 사고를 쳤다. 하지만 앱에서 접근하지 말아야 할 구간(가상 경계·카펫 표시)을 정해주자, 대부분의 오류가 사라졌다.
청소 능력도 훌륭했다. 머리카락 등 일상 먼지는 물론, 바닥에 쏟은 우유나 케첩도 한 번 쓱 지나가는 것만으로 깔끔히 닦였다. 쓱 팔을 뻗듯이 본체에서 튀어나오는 롤러는 평소 지나치기 쉬운 탁상 밑 먼지까지 야무지게 청소했다. 좁은 틈새나 구석을 만나면 어김없이 롤러를 빼서 최대한 닦고 나오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장애물 회피 기동도 인상적이었다. 디봇 X11이 향하는 경로에 갑자기 물건을 놓았더니 즉시 피해 돌아나갔다. 다른 구역부터 먼저 청소를 끝낸 뒤, 장애물 때문에 청소하지 못한 구역으로 돌아와 마저 청소를 끝냈다.
장단점은 꽤 극명했다.
36평 아파트(방 3칸)를 1회 청소하는 데 소요된 시간은 약 40분, 배터리는 10% 남짓을 썼다. 디봇 X11은 파워부스트 기술로 연속 충전을 지원해 최대 1000㎡(303평)를 청소할 수 있는데, 대다수 가정에선 큰 쓸모가 없을 것 같다. 대신 가격(1499달러)을 확 낮추거나, 파워부스트가 없는 보급형 모델을 선보이는 것은 어땠을까.
둥근 본체 특성상 아주 각진 모서리까지는 청소할 수 없고, 가끔 방향을 잃고 제자리를 배회하는 모습도 현존 로봇청소기가 극복해야 할 한계로 느껴졌다. 이따금 물걸레가 너무 흥건할 때면 바닥에 물 자국이 남기 때문에 청소에 민감하다면 손걸레로 마무리 청소를 해줄 필요가 있다.
주기적인 관리도 필수다. 디봇 X11을 일정 기간 사용하면 본체 걸레와 브러시, 스테이션 내부를 꼼꼼히 청소해야 필연적인 악취를 최소화할 수 있다. 로봇청소기가 집 전체를 청소해 주는 대신, 사람도 로봇청소기를 관리할 자세가 필요하다.
다만 모든 단점을 상쇄할 '편리함'은 압도적이다. '청소 시작' 버튼 한 번이면, 집 안을 언제나 청결하게 유지할 수 있다는 신뢰감이 생겼다. 로봇청소기를 한 번도 안 쓴 사람은 있어도, 딱 한 번만 쓴 사람이 없다는 말이 나온 이유가 체감됐다.
dongchoi89@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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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가전을 살 때, 주변에서 사용해 본 사람의 이야기나 영상을 주로 참고한다는 말에 직접 사용해보고 체험해본 생생한 리뷰를 써봐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어려운 용어나 수치를 곁들이기보단 실제 접한 주관적인 느낌을 지인에게 묘사해주는 듯한 리뷰를 쓰고자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