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초기업노조 2.7만명 돌파…전삼노 제치고 '최대 노조' 등극

SK하닉 '성과급 상한 폐지'에 가입자 급증

홍광흠 삼성 그룹 초기업 노동조합 위원장이 19일 오전 서울 서초구 한국컨퍼런스센터에서 열린 삼성 그룹 초기업 노동조합 출범식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4.2.19/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서울=뉴스1) 최동현 기자 = 삼성그룹 초기업노조 삼성전자 지부(초기업노조) 가입자 수가 2만 7000명을 돌파하면서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를 제치고 최대 규모 노동조합에 등극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이날 기준 초기업노조 조합원 수는 2만 7486명을 기록했다. 기존 최대 노조인 전삼노의 조합원 수는 2만 6665명으로, 조합원 규모에서 초기업노조가 역전했다.

삼성전자 내 복수 노조 가운데 2만 명을 돌파한 것은 두 번째다. 9월 초 6500명이던 초기업노조는 같은 달 말 1만 명을 넘어선 이후, 다시 한 달 만에 1만 7000여명이 더 가입하며 최대 노조 지위를 역전했다.

다만 교섭 창구 단일화는 내년 예정돼 있어 교섭대표 노조는 여전히 전삼노가 수행한다.

초기업노조는 'DX(디바이스경험) 부문 노조'로 결성돼 지난해 중순 현재 명칭으로 간판을 바꿨다. 나아가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까지 아우르는 통합 노조로 확장했다.

조합원이 급증한 배경에는 SK하이닉스의 '성과급 상한제 폐지'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삼성 계열사 노조들은 지난달 30일 "성과급 지급 기준을 현행 EVA(경제적 부가가치)에서 '영업이익 15%'로 변경하고, 성과급 한도를 폐지하라"며 기자회견을 연 바 있다.

초기업노조의 조합원이 급증하면서, 전체 직원의 절반 이상이 가입한 '과반 노조' 탄생 가능성도 한층 커졌다. 전체 직원의 과반이 조합원으로 가입한 노조는 회사와 협상할 수 있는 법적 지위를 인정받을 수 있다.

올해 반기보고서 기준 삼성전자 전체 직원 수는 약 12만 9000명으로 절반인 6만 4500명이 가입해야 한다. 현재 초기업노조와 전삼노의 합산 가입자는 5만 4151명이다. 1800명 규모의 삼성전자 동행노조를 합치면 5만 6000명에 달한다.

최승호 초기업노조 홍보국장은 "최근 경쟁사 대비 열악한 처우 문제로 가입자가 급증했다"며 "앞으로 6000명의 노조원이 추가 가입하면 과반 노조를 따져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dongchoi89@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