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전한 복귀' 속 이건희 5주기…'이재용 선언' 나오나 '촉각'

삼성家, 이건희 선대회장 5주기 앞두고 추도식…사흘 뒤 취임 3주년
사법 리스크 벗고 반도체 사업도 반등 모멘텀…'이재용 선언' 주목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25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장안구 소재 故 이건희 삼성 선대회장 선영에서 열린 3주기 추도식에 참석하고 있다. 오른쪽은 김재열 국제올림픽위원회 위원 겸 국제빙상경기연맹회장. 2023.10.25/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서울=뉴스1) 최동현 기자 =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고(故) 이건희 선대회장 5주기와 취임 3주년을 맞아 '공개 메시지'를 낼지 주목된다. '삼성 위기론' 속에서 특별한 메시지 없이 차분한 추도식을 갖는 관행을 보였지만, 올해는 사법 리스크를 벗고 온전한 경영에 복귀한 만큼 '뉴삼성' 화두가 필요하다는 게 중론이다.

24일 재계에 따르면 이재용 회장은 선대회장 5주기(25일)를 앞두고 이날 경기 수원 선영에서 열리는 추도식에 참석한다. 홍라희 삼성미술관 리움 명예관장,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물산 사장, 김재열 삼성글로벌리서치 사장 등 삼성가(家) 친지들도 참석할 예정이다.

추도식에는 전영현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장 부회장, 오세철 삼성물산 사장, 홍원학 삼성생명 사장 등 전·현직 경영진 150여 명도 배석한다. 이 회장은 추도식을 마친 뒤 경기 용인시 삼성 인력개발원에서 사장단과 오찬을 함께하며 이건희 선대회장의 정신을 기릴 예정이다.

당장 사흘 뒤인 27일은 회장 취임 3주년을 맞는 만큼 재계 눈길은 이재용 회장의 '입'을 향하고 있다. 이 회장은 그룹 회장직에 오른 이후 공개 메시지를 삼가는 이른바 '조용한 경영' 행보를 일관되게 유지하고 있다.

이 회장은 회장으로 승진한 2022년 10월27일 취임사 없이 이틀 전(25일) 선대회장 2주기에 사장단에게 언급했던 소회("지금은 더 과감하고 도전적으로 나서야 할 때")를 사내 게시판에 공유했다.

'삼성 위기론'이 절정으로 치달았던 올 3월에는 "삼성다운 저력을 잃었다", "사즉생(死卽生)의 각오로 과감하게 행동해야 한다"며 '독한 삼성'을 주문했으나, 계열사 임원 대상 비공개 세미나에서 나온 발언이었다.

다만 이 회장이 지난 7월 대법원의 무죄 확정으로 사법 리스크를 떨친 데다, 그룹의 '아픈 손가락'이던 반도체 사업이 오랜 부진을 딛고 재도약의 발판에 올라선 만큼 이 회장이 침묵을 깨고 메시지를 발신할 때가 무르익었다는 게 안팎의 시각이다.

삼성전자는 올 3분기 연결 기준 매출 86조 원, 영업이익 12조 1000억 원을 잠정 기록하며 반등의 신호탄을 쐈다. 매출액은 역대 분기 최고치를, 영업이익은 5개 분기 만에 '분기 10조 원'을 회복하며 시장 전망치(컨센서스)를 넉넉히 웃돌았다.

실적 견인차는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으로, 고대역폭메모리(HBM) 출하량 증가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고객사 확대에 따른 가동률 개선, 시스템 반도체 수주 등 사업 전반에 걸쳐 가시적인 개선을 일궈냈다.

이재용 회장의 등기임원 복귀와 그룹 컨트롤타워 부활 가능성도 꾸준히 오르내리고 있다.

이 회장은 지난 2016년 '갤럭시 노트7' 리콜 사태가 불거졌을 때 임시 주주총회를 거쳐 등기임원에 올라 위기를 정면돌파했다. 하지만 삼성이 국정농단 사건에 연루된 이후 2019년 10월 연임 없이 임기를 마쳤다. 현재 4대 그룹 총수 중 이 회장만 미등기임원이다.

'삼성의 감시자'인 이찬희 삼성 준법감시위원회 위원장은 지난 21일 기자들과 만나 "준법감시위원회 많은 위원들의 생각은 책임 경영이라는 측면에서 아직 그 부분은 계속 일관된 생각을 갖고 있다" 이 회장의 등기이사 복귀론에 힘을 실었다.

컨트롤타워 필요성에 대해선 "위원님들 중에서도 상당히 많은 분이 이제 공감하는 그런 분위기가 형성돼 가고 있다"며 "컨트롤 타워 자체는 어떤 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dongchoi89@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