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노조연대 "SK하닉처럼 성과급 상한 폐지…이재용 회장 결단을"
성과급 산정 기준 EVA→영업이익 15%·OPI 상한제 폐지 촉구
- 최동현 기자
(서울=뉴스1) 최동현 기자 = 삼성 계열사 노동조합들이 30일 "성과급 지급 기준을 현행 EVA(경제적 부가가치)에서 '영업이익 15%'로 변경하고, SK하이닉스처럼 성과급 한도를 폐지하라"며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직접 결단해 달라고 촉구했다.
삼성 13개 계열사 연합 노조인 삼성그룹노동조합연대(연대)는 이날 삼성전자 서초사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삼성의 성과급 제도는 여전히 '깜깜이·차별·상한제'라는 3대 불공정 구조를 안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삼성그룹의 초과이익성과급(OPI)은 소속 사업부 실적이 연초에 세운 목표를 넘었을 때 초과 이익의 20% 한도 내에서 개인 연봉의 최대 50%까지 매년 1회 지급하는 제도다. OPI는 EVA에 근거해 산정된다.
EVA는 세후 영업이익에서 자본비용(법인세·투자금 등)을 차감한 금액이다. EVA는 경영상 활용을 목적으로 하는 지표이기 때문에 임직원에게 공개되지 않는다. 삼성노조연대가 EVA를 두고 '깜깜이'라고 비판하는 이유다.
연대는 OPI의 산정 근거를 EVA가 아닌 '영업이익 15%'로 투명하게 변경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또 SK하이닉스 노사가 초과이익분배금(PS) 상한을 폐지한 것처럼, 삼성도 OPI를 개인별 연봉의 50%로 제한하는 상한제를 폐지할 것을 촉구했다.
한기박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 위원장은 "노동자의 땀은 투명한데 성과급 기준은 불투명하다"며 "삼성전자 직원들의 사내 분위기는 분노와 허탈감으로 가득 차 있다"고 성과급 체계에 대한 회사 내부 분위기를 전했다.
한 위원장은 SK하이닉스가 성과급 상한을 폐지한 것을 언급하며 "(양사의) 극명한 대비가 내부 불만을 더 키우고 있다"고도 지적했다. 이어 "투명하고 공정한 보상이야말로 기업 성장의 확실한 동력"이라며 "회사는 현장에서 땀 흘리는 노동자의 목소리를 외면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연대는 삼성그룹의 '성과급 차별' 관행도 지적했다. 오상훈 삼성노조연대 의장은 "과거 수십년간 삼성이 자회사 (성과급을) 차등 지급함으로써 대기업과 중소기업, 모회사와 자회사 간 차별이 극심해졌다"며 "지나친 양극화 해소를 위해서라도 임금정책을 개선해 달라"고 했다.
연대는 삼성그룹의 정점인 이재용 회장이 성과급 개선을 결단할 것을 촉구했다. 오 의장은 "이재용 회장이 직원들과 노동조합과 소통해 달라"며 "초격차 삼성의 변화를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견인할 수 있도록 성과급 제도 개선에 결단을 내려달라"고 했다.
한편 삼성전자의 최대 노조인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은 삼성노조연대에 사실상 합류했다. 연대는 전삼노를 비롯해 삼성디스플레이, 삼성SDI울산, 전국삼성전자서비스, 삼성생명, 삼성생명서비스, 삼성화재, 삼성화재애니카손해사정, 삼성카드고객서비스, 삼성웰스토리, 삼성에스원참여, 삼성엔지니어링 노조 &U(엔유) 13개 노조가 참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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