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구장 짜주는 삼성, 구독 힘주는 LG…"하나라도 더" 틈새 공략
삼성전자, 가전 구매 고객 대상 '맞춤 가구장 리폼 서비스'
LG전자 '가전 구독', 2조 클럽 눈앞…충성 고객 마케팅 불꽃
- 최동현 기자
(서울=뉴스1) 최동현 기자
#. 전셋집 이사를 앞둔 직장인 A 씨는 차기 임차인으로부터 최근 몇 차례 전화를 받았다. 냉장고와 세탁기 등 가전의 모델명을 묻는 문의였다. A 씨는 "다음 세입자가 신혼부부인데, 빌트인 가구장에 맞춰 혼수가전을 마련하겠다고 하더라"라며 "가구장을 맞추면 인테리어와 수납까지 해결할 수 있어 요즘 트렌드"라고 전했다.
경기 침체와 소비 위축으로 국내 가전시장이 주춤하자, 삼성전자(005930)와 LG전자(066570)가 '틈새 수요'까지 공략하며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다. 삼성전자는 가전 구매 고객에게 '맞춤 가구장'을 짜주는 서비스를 시작했고, LG전자는 구매 장벽을 낮추는 '가전 구독'에 힘을 주고 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맞춤 가구장이 필요한 가전 구매 고객을 대상으로 '가전 가구장 리폼 서비스'를 출시했다. 삼성 로지텍의 공식 가구 리폼 전문 협력회사가 고객이 구매한 가전에 맞춰 기존 가구장 철거부터 시공, 제품 설치, 사후관리까지 맞춤형으로 제공한다.
가전 가구장 리폼 서비스는 유료다. 다만 기존에는 소비자가 가전을 구매한 뒤 별도로 인테리어 업체를 찾아 가구장을 짜야 했지만, 삼성전자를 통하면 '원스톱 구매'가 가능해 수고와 시간을 덜 수 있다. 상담과 사전 실측은 무료이며 1년간의 사후서비스(AS)를 삼성 계열사로부터 보장받을 수 있다. 상부장 처짐 현상은 최대 5년간 무상 수리를 해준다.
서비스 대상 품목은 냉장고, 식기세척기, 전자레인지, 오븐이며 향후 세탁건조기와 로봇청소기 등으로 확대될 예정이다. 가전제품만 단독 설치하는 '기본형', 수납장을 추가하는 '수납형', 무드 있는 인테리어를 완성할 수 있는 '홈바형' 옵션 중 선택할 수 있다.
삼성전자가 이색 사업인 '맞춤 가구장 서비스'에 나선 까닭은 가전을 구매할 때 인테리어와 수납까지 고려하는 '실속족'을 겨냥한 것이다. 한국은 전통적으로 빌트인 가전보다는 독립형 가전(stand alone)이 대중화된 시장이지만, 유럽처럼 빌트인 가전 수요가 급상승하고 있다.
국내 가구 시장에서 가전 가구장 리폼 수요는 약 2500억 원 수준으로 추산된다. 업계는 빌트인 가전 구매 증가로 2030년까지 시장 규모가 두 배(5000억 원)로 커질 것으로 본다. 삼성전자 가전을 구매하면 원스톱으로 가전 가구장까지 맞출 수 있어 충성 고객을 이른바 '영끌'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LG전자는 '가전구독'에 공을 들이고 있다. 올해 상반기 기준 LG전자 생활가전(HS사업본부) 내 가전 구독 서비스 매출은 1조 190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0% 가까이 급증했다. 고가의 가전을 월 1만~2만 원대로 이용할 수 있는 가전 구독은 LG전자의 든든한 '캐시카우' 몫을 하고 있다.
LG전자는 가전 구독을 4대 신성장동력 중 하나로 삼고 고강도 드라이브를 걸겠다는 태세다. 조주완 LG전자 대표이사 사장은 지난 5일(현지시각) 독일 베를린 IFA 2025에서 B2B(기업간거래), 비(非)하드웨어(Non-HW), 구독, D2C(소비자 직접 판매) 4대 신성장 사업에 더 드라이브를 걸겠다고 밝힌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경기 침체와 소비 위축으로 국내 가전시장의 성장률도 둔화하는 추세"라며 "가전기업들도 전통적인 마케팅을 넘어 '틈새 수요'까지 끌어모으기 위한 다양한 프로모션을 전개하고 있다"고 말했다.
dongchoi89@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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