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리 3강' 마이크론 '깜짝 실적'…삼성·SK '기대반 우려반' 왜?
마이크론, 4분기 어닝 서프라이즈…'메모리 품귀' 재확인
"HBM4 탈락? 속도 업계 최고 달성"…내년 'HBM4 전쟁' 현실화
- 최동현 기자
(서울=뉴스1) 최동현 기자 = '반도체 풍향계'로 꼽히는 미국 마이크론이 4분기(6~8월) 시장 전망치를 웃도는 '깜짝 실적'을 내놓으면서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의 3분기 실적에 대한 기대감도 커졌다. 인공지능(AI) 거품설이 불식되고 오히려 '슈퍼사이클'(초호황)이 재확인되면서, 메모리 가격 인상 여력도 강해졌다.
다만 마이크론이 6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4)의 성능 자신감을 내보이면서 글로벌 메모리 빅3(삼성전자·SK하이닉스·마이크론) 간 경쟁은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당분간 쇼티지(공급 부족) 현상이 대두하겠지만, 장기적으론 메모리 주도권 다툼이 더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마이크론은 23일(현지시간) 2025 회계연도 4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46% 늘어난 113억2000만 달러(약 15조 8000억 원), 조정 영업이익은 126.6% 증가한 39억6000만 달러(약 5조 5000억 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조정 주당순이익(EPS)은 3.03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56.8% 급증했다.
마이크론의 이번 분기 실적은 시장 전망치(컨센서스)를 넉넉히 상회하는 '어닝 서프라이즈'이다. 시장조사업체 LSEG가 집계한 월스트리트 매출액 평균 전망치는 111억2000만 달러(약 15조4500억원)였다. EPS 전망치도 2.87달러였으나 역시 크게 웃돌았다.
호실적을 견인한 것은 D램이다. 마이크론의 4분기 D램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약 70% 증가한 89억8000만 달러를 기록, 전체 분기 매출의 78%를 D램 사업부에서 일으켰다. 최근 D램 가격이 오른 덕을 톡톡히 봤다. 메모리 수요가 크게 늘었지만, D램 공급량은 한계가 있어 '품귀' 현상을 빚은 결과라는 게 업계 분석이다.
마이크론은 2026 회계연도 1분기(9~11월) 가이던스로 매출 122억~128억 달러, 조정 EPS 3.60~3.90달러, 총마진율 50.5~52.5%를 제시했다. 이는 월가 예상치(매출 119억1000만 달러, EPS 3.05달러, 총마진율 45.7%)를 웃도는 수준이다.
마이크론 실적에서 '메모리 훈풍'이 재확인되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대한 기대감도 덩달아 높아졌다. 특히 메모리 가격 인상에 앞장섰던 마이크론이 AI 데이터센터와 AI PC, 스마트폰 등으로 인한 시장 수요와 맞물려 실적을 크게 개선하면서 글로벌 메모리 시장의 가격 인상 흐름이 더 강해질 전망이다.
이미 D램 가격은 고공상승 중이다. 전날(23일) DDR4 8Gb (1Gx8) 3200의 평균 현물가격이 연중 최고치인 5.868달러를 기록하기도 했다. 마이크론은 이날 설명회에서 "앞으로도 당분간 시장에서 D램 공급 부족 현상은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으며 회사의 생산은 더욱 늘려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부담도 있다. 마이크론이 증권가에 퍼진 HBM4 경쟁 탈락설을 공개 부인하면서 내년 본격적으로 막이 오르는 HBM4를 둘러싼 '수주 전쟁'이 예고됐다. HBM 시장이 당분간 기하급수적으로 커질 전망이라 출혈 경쟁 사태는 벌어지지 않겠지만, 국내 업체와의 물량 경쟁은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산제이 메로타 마이크론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실적 발표에서 "마이크론은 2026년 HBM4로 전환할 예정으로 업계 최고 수준인 초당 11기가비트(Gb)의 데이터 처리 속도를 고객의 요구에 맞춰서 제공할 수 있다"면서 "첫 출하는 2026년 상반기"라고 밝혔다. HBM4 시장에서 마이크론의 점유율은 올해보다 상승할 것이란 전망도 내놨다.
반도체 업계에선 증권가를 중심으로 마이크론의 HBM4 성능이 엔비디아가 요구하는 10Gbps를 달성하지 못했다는 풍문이 번지고 있었다. 이에 HBM4 수주전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양파전이 될 것이란 관측이 나왔지만, 마이크론이 막강한 경쟁자로 떠오른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적어도 2030년까지는 HBM 시장이 (메모리사들의 생산능력 확대보다) 더 빠른 속도로 커질 전망이라 (마이크론이)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의 수주 물량에 유의미한 영향을 주진 않을 것"이라면서도 "마이크론이 실제로 11Gbps를 발열 문제없이 달성할지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dongchoi89@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