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고객 잡아라" 가전 박람회 IFA 개막…AI·로봇 "역대 최대"

AI홈·친환경·고효율 무장한 삼성·LG…턱밑 따라온 中
재도약하는 IFA…휴머노이드·뷰티·모빌리티까지 다양

라이프 린트너 IFA 최고경영자(CEO)가 6월 26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2025.6.26/뉴스1 ⓒ News1 박주평 기자

(베를린=뉴스1) 최동현 기자 = 유럽 최대 가전 박람회인 'IFA 2025'가 5일(현지시각) 막을 올린다. 역대 최대 규모로 열리는 올해 IFA는 인공지능(AI)을 핵심 축으로 '스마트홈', '로보틱스', '모빌리티', '디지털헬스', '친환경·고효율' 등이 키워드로 부상할 전망이다.

4일 업계에 따르면 5일부터 9일까지 나흘간 독일 베를린에서 '미래를 상상하다'(Imagine the future)를 주제로 IFA2025가 열린다. IFA는 미국 CES, 스페인 MWC와 함께 글로벌 시장 트렌드를 엿볼 수 있는 세계 3대 전자·IT 박람회로 꼽힌다.

IFA 역대 최대 2000개사 집결…韓 115곳·中700곳

올해 참가 기업은 지난해(139개국 1804개사)를 넘어선 2000여곳에 달할 전망이다. 라이프 린트너 IFA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4월 "IFA 2025 예약 건수는 2024년을 크게 뛰어넘는 역대 최고 기록을 달성했다"고 밝힌 바 있다.

한국은 삼성전자(005930)와 LG전자(066570)를 필두로 바디프랜드, 쿠쿠전자, 앳홈 등 115개 기업이 참가한다. 혁신 기술 특별관인 'IFA 넥스트'(NEXT)에도 한국관이 별도로 꾸려져 중소·스타트업 15개사가 유럽 시장을 겨냥한 기술과 제품을 선보인다.

중국은 TCL·하이센스·하이얼 등 '빅3' 가전업체부터 에코백스·드리미·로보락 등 로봇청소기 업체까지 단일 국가 중 최대 규모인 700개사가 참가한다. 3곳 중 1곳이 중국회사인 셈이다.

삼성전자가 IFA 2025 개막에 앞서 글로벌 랜드마크에서 삼성전자가 새롭게 정의하는 'AI 홈' 가치를 담은 영상 캠페인을 2일부터 진행한다고 2일 밝혔다. (삼성전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5.9.2/뉴스1
삼성·LG 'AI홈 생태계'로 승부…'고효율·친환경' 무장

올해 IFA를 관통하는 핵심 키워드는 'AI'다. 삼성전자는 'AI홈, 미래 일상을 현실로'를 주제로, LG전자는 'LG AI 가전의 오케스트라'를 주제로 AI가전이 사물인터넷(IoT)으로 연결된 미래 스마트홈의 청사진을 제시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스마트싱스'를, LG전자는 'LG 씽큐 온'을 기반으로 집 안팎 모든 가전을 연결하는 'AI홈 생태계'를 구현한다. 생성형 AI가 사용자와 대화를 나누면서 복합 명령이나 추상적 지시를 수행하고, 사용자의 취향을 학습해 개인별 맞춤형 환경을 제공하는 식이다.

'친환경'과 '고효율'도 키워드다. 올해 IFA에서는 글로벌 가전 업체들이 유럽의 강화된 '에코디자인' 지침을 어느 눈높이까지 맞추느냐가 주요 화두가 될 전망이다. 지난해 8월 발효된 이 지침은 제품의 전 생애주기에 걸쳐 내구성, 재활용 및 수리 가능성, 유지보수의 용이성을 요건으로 한다.

삼성전자는 유럽 시장의 에너지 라벨 A등급 요건보다 65% 적은 에너지를 소비하는 비스포크 AI 세탁기, 유럽 에너지 효율 기준 A++ 등급을 받은 '인피니트 라인 후드일체형 인덕션' 등을 선보인다. LG전자는 에너지 등급 A의 LG 히트펌프 세탁건조기를 비롯한 '유럽 맞춤형' 신제품 25종을 공개한다.

LG전자가 이달 5일 독일서 열리는 'IFA 2025'에서 ‘LG 씽큐 온’과 ‘LG IoT 디바이스’ 9종을 공개하고 집 안팎의 AI가전과 IoT 기기를 하나로 연결하는 통합 AI홈 솔루션을 선보인다고 1일 밝혔다 (LG전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5.9.1/뉴스1
中 '가전굴기' 턱밑 추격…유럽 기업도 칼 갈았다

중국의 '가전 굴기'도 주목해야 한다. 하이센스는 삼성전자가 공개하는 세계 최초의 마이크로 RGB TV에 맞선 'RGB 미니 LED TV'를 선보인다. TCL은 에어컨, 세탁기, 냉장고 등 AI 기반 가전제품과 최신 초대형 퀀텀닷(QD)-미니 LED TV, 증강현실(AR) 안경 등을 전시한다.

한국을 포함한 글로벌 시장을 장악한 로보락·에코백스·드리미 등 중국 로봇청소기 업체들도 신제품을 쏟아낼 예정이다. 권 강 로보락 CEO와 데이비드 첸 에코백스 CEO는 기조연설에 나선다.

'터줏대감'인 밀레, 지멘스, 보쉬 등 독일 가전 기업은 지속가능성을 주제로 미래형 스마트홈 관련 신제품을 공개한다. 스웨덴 가전업체 일렉트로룩스 그룹의 야닉 피어링 회장 겸 CEO, 밀레의 공동 경영자인 마르쿠스 밀레 박사도 기조연설자로서 강단에 오른다.

메세 베를린(Messe Berlin) 전시관 인근에 IFA 개막을 알리는 깃발이 설치돼 있다. 2024. 9. 5/뉴스1 ⓒ News1 한재준 기자
재도약하는 IFA…휴머노이드·뷰티·모빌리티까지

미국 AI 반도체 기업을 비롯해 휴머노이드 로봇, 뷰티, 모빌리티 업체들이 대거 참가하는 점도 과거와 달라진 대목이다. IFA는 지난해 100주년을 기점으로 참가 기업 분야를 확대하며 '제2의 도약'을 시도 중이다.

엔비디아는 컨슈머 테크 데모 쇼케이스를 열고 게이밍, 창작, AI 분야의 최신 기술을 발표하고 참석자들이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소개할 예정이다. 프랭크 아조르 AMD 게이밍 설루션 및 마케팅 총괄은 리테일 리더스 서밋에서 'AI 혁신'을 주제로 연설에 나선다.

갤럭시 스마트폰 신제품 공개 행사도 오랜만에 독일에서 갖는다. 2014년 갤럭시 노트4를 IFA에서 공개한 이후 11년 만이다. 이번 IFA 2025에서 베일을 벗는 갤럭시 S25 FE는 갤럭시 S시리즈의 주요 성능을 유지하면서 사양을 낮춘 보급형 제품이다.

독일 뉴라로보틱스는 올해 1월 미국 CES2025에서 젠슨 황 엔비디아 CEO의 기조연설에 등장해 화제를 모았던 3세대 휴머노이드 로봇 '4NE1'(포 애니원)을 IFA2025에서 다시 선보인다. 중국 로봇축구대회에서 우승을 거머쥔 부스터로보틱스도 기대를 모으는 부스 중 하나다.

dongchoi89@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