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弱달러 맵네"…LG이노텍, 2Q 영업익 93% '뚝'(종합)

선구매·약달러 '이중고'…"하반기 반등 노린다"
반도체·車 기판·로봇 부품 등 포트폴리오 고도화

LG이노텍 구미사업장의 모습. (LG이노텍 제공) /뉴스1

(서울=뉴스1) 최동현 기자 = LG이노텍(011070)이 시장 전망치(컨센서스)를 크게 밑도는 올해 2분기 성적표를 받아들며 고전했다. 트럼프 관세 리스크 우려로 1분기 고객사들이 제품을 앞당겨 받는 풀인(pull in·선구매) 현상이 벌어진 데다, 원·달러 환율이 약세를 보이면서 실적이 급전직하했다.

LG이노텍은 올 2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 3조 9346억 원, 영업이익 114억 원을 잠정 기록했다고 23일 공시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3.6%, 영업이익은 92.5% 급감했다. 순손실은 87억 원을 기록해 전기 및 전년 동기 대비 적자 전환했다.

이번 실적은 증권가 컨센서스(영업이익 440억 원 전후)를 크게 하회하는 '어닝 쇼크'다. 특히 전체 매출의 96%를 수출에 의존하는 사업 특성상 원·달러 환율이 1380원대로 급감한 점이 치명타가 됐다.

LG이노텍 관계자는 "비우호적 환율과 대미(對美) 관세 리스크에 의한 1분기 풀인 수요 등 대외 요인이 영향을 미쳤다"고 실적 악화 배경을 설명했다.

사업 부문별로 보면 광학솔루션사업은 전년 동기 대비 17.1% 감소한 3조 527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전분기 대비는 26.2% 줄었다. 통상적인 계절적 비수기에 진입한 데다 환율 하락, 관세 리스크로 인한 1분기 풀인 수요 등의 영향으로 매출이 감소했다.

기판소재 사업은 전년 동기 대비 10% 증가한 4162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전분기 대비 10.4% 증가한 수치다. 무선 주파수시스템 인인 패키지(RF-SiP)를 중심으로 한 반도체 기판의 안정적 공급이 매출을 견인했다.

전장부품사업은 전년 동기 대비 6.2%, 전분기 대비 0.4% 감소한 4657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전기차 등 전방 산업의 성장세 둔화로 매출 성장이 제한적인 상황에서도 차량 통신 및 조명 모듈 등 고부가 제품의 매출과 비중이 모두 늘었다.

LG이노텍은 플립칩 볼그리드어레이(FC-BGA), 차량용 AP 모듈 등 반도체용 부품, 차량용 센싱·통신·조명 등 모빌리티 부품에 이어 로봇 부품에 이르기까지 사업 포트폴리오 고도화에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회사 관계자는 "하반기는 주요 고객사 신모델의 양산이 본격화하며, 카메라 모듈을 비롯해 RF-SiP 등 통신용 반도체 기판의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차량 통신·조명 등 기존에 수주했던 고부가 전장부품의 매출 실현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 "하반기 베트남, 멕시코 신공장 증설 완료를 기점으로 전략적 글로벌 생산지 운영을 가속하는 한편, 인공지능 전환(AX) 도입 확대 등을 통해 원가 경쟁력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dongchoi89@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