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제쳤다"는 中 TCL·하이센스…근거 묻자 '답변 거부'[CES 현장]

CES 2024 개막 전 TCL·하이센스 '미디어 콘퍼런스' 개최
TV 전략 발표하며 '세계 2위' 주장…"삼성도 따라잡겠다" 언급

8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만달레이베이 호텔에서 열린 TCL의 미디어 콘퍼런스 현장. 2024.01.09 / 뉴스1 ⓒ News1

(라스베이거스=뉴스1) 강태우 기자 = 리둥셩(톰슨 리) TCL 창립자는 8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만달레이베이 호텔에서 '삼성전자·LG전자와의 경쟁구도'에 대한 취재진 질문에 "해당 질문에 답할 수 없다"며 답변을 거부했다.

중국 TCL은 세계 최대 가전·IT(정보기술) 박람회 'CES 2024' 개막 하루 전인 이날 '미디어 콘퍼런스'를 열고 TV 신제품 발표 및 전략을 설명하며 "지난해 글로벌 TV 시장에서 2위를 달성했고 1위도 곧 달성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날 행사에는 리둥셩 창립자가 직접 등장했다. 그는 "지난 1990년 방문자로 왔는데 올해는 CES에 초대됐다"며 "우리는 98형 TV 쉽먼트(shipment)에서 '넘버 원(1)'이고 전 세계 출하량에선 '넘버 투(2)'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TCL은 가전과 TV에서 세계최고"라고 자화자찬했다.

이어 마크 장 TCL 북미 지사장은 "98형 TV를 중심으로 TCL의 QLED TV 판매량은 가파르게 증가해 왔다"며 "'Bigger and Better' 전략은 TCL을 세계 2위의 베스트 셀링 TV 브랜드로 만들었다"고 강조했다. 사실상 LG전자를 제쳐 자신들이 2위가 확고하다는 주장이다. 게다가 삼성을 잡고 1위까지 하겠다는 선전포고도 한 셈이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가 발표한 글로벌 TV시장 실적에 따르면 작년 3분기 삼성전자(005930)는 29.9%(매출 기준)로 점유율 1위, LG전자(066570)는 16.4%로 2위를 차지했다. 올레드 TV 시장에선 LG전자가 선두다.

업계에선 TCL의 실제 매출액은 지난해 2위인 LG전자의 절반 수준이어서 이러한 TCL의 발표에 근거가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특히 "1위 달성 시점과 2위 기준은 무엇이냐"는 취재진 질문에 창립자가 황급히 자리를 뜨면서 의문은 더욱 커졌다.

데이비드 골드 하이센스 미국지사 사장이 8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만달레이베이 호텔에서 미디어 콘퍼런스를 진행하고 있다. 2024.01.09 / 뉴스1 ⓒ News1

TCL뿐 아니라 중국 하이센스도 자신들이 2위라며 주장하고 나섰다. 하이센스는 TCL과 중국 TV 시장 인지도 1, 2위를 다투는 업체다. 출하량을 놓고 보면 자신들이 LG를 제쳤다는 주장이다.

데이빗 골드 하이센스 미국 대표(사장)는 "세계에서 2위 TV 업체가 됐다. 지난해 북미 TV 시장에서는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하이센스는 단순 기술 기업이 아닌 엘리베이팅 익스피리언스 기업"이라고 강조했다.

미니 LED에 있어서는 자신들이 선두라고도 자신했다. 하이센스 관계자는 "가장 높은 수준의 프리미엄 LED를 보유하고 있으며 지난해 어떤 브랜드보다 많은 미니 LED TV를 팔아치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삼성전자와 LG전자도 미디어 콘퍼런스를 진행했다. 한국 기업들이 AI(인공지능), 스마트홈, 로봇 등 새로운 제품들을 쏟아낸 것과 달리 이날 중국 기업들은 '2위 경쟁'에 몰두했다.

이 역시도 확인하기 어렵다는 게 업계의 전반적인 평가다. 또 TCL과 하이센스가 이날 공개한 제품들은 기존 제품과 별 차이가 없거나 한국 기업의 카피 제품에 가깝다는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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