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 반도체·영남 스마트폰·호남 가전…삼성 '균형발전' 청사진

비수도권에 10년간 60조원 집중투자…지역 산업 생태계 강화·균형발전 기대

2022.10.27/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서울=뉴스1) 김민성 기자 = 삼성이 15일 내놓은 부산, 천안, 광주 등 비(非) 수도권 60조원 투자 계획은 지역, 협력사, 중소기업과 함께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분야별 '청사진'이 구체화된 것이다. 지역 산업 생태계의 경쟁력 강화와 균형 발전이라는 두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삼성의 전략으로 풀이된다.

충청권은 반도체 패키징·디스플레이를 맡고 영남권은 차세대 MLCC(적층 세라믹 캐피시터) 생산과 글로벌 스마트폰 제조·개발의 생산기지로 키울 계획이다. 호남은 '글로벌 스마트 가전 생산거점'으로 삼성전자 글로벌 가전사업의 한 축을 담당하게 된다.

각 지역을 '글로벌 생산거점'으로서 입지를 구축하고 반도체, 디스플레이, 배터리 등 수출 산업의 초격차 확대를 통해 '제조강국'을 이루겠다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의지가 담겨 있다.

삼성은 앞으로 10년 간 충청·경상·호남 등에 위치한 주요 사업장을 중심으로 제조업 핵심 분야에 총 60조1000억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삼성전자(005930)는 반도체 부문 패키징 사업장이 있는 충남 천안, 온양에 연구개발 역량 강화와 생산량 확충을 위한 시설 투자를 늘릴 계획이다. 패키징은 반도체를 전자기기에 맞는 형태로 제작하는 후(後)공정이다.

패키징은 팹리스(반도체 설계)나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등 전공정에 비해 상대적으로 중요성을 인정받지 못했다. 그러나 구글, 애플 등 독자 칩을 개발하는 글로벌 정보기술(IT) 업체가 늘어나면서 고객사 주문을 반영하는 첨단 패키징 역량이 핵심 경쟁력으로 떠올랐다. 단일 반도체 칩에서 구현할 수 있는 기술적인 난제가 급격히 늘면서 오히려 여러 종류의 칩을 한개의 기판에 얼마나 효율적으로 담을 수 있는지가 중요해진 것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중소형 IT기기 △TV·디지털 사이니지 등 대형 기기 △VR(가상현실)· AR(증강현실) 등 새 디지털 기기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충남 아산에 '디스플레이 종합 클러스터'를 구축할 예정이다.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QD(퀀텀닷) 등 고부가가치 제품 생산 비중도 늘릴 계획이다. 반도체뿐 아니라 디스플레이 산업에서도 글로벌 리더가 되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다.

삼성SDI(018260)는 충남 천안에 기존의 리튬이온 배터리보다 용량이 큰 '전고체 배터리' 공장을 만들 계획이다. 차세대 배터리 기술 연구, 양산 체제 강화를 위해서다.

삼성전기(009150)는 세종을 패키지 기판 생산거점으로 삼아 전자회로 패키지 기판 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또 부산을 MLCC 특화지역으로 지정해 MLCC용 핵심 소재 내재화를 위한 연구에 집중 투자한다. MLCC는 일본 업체들이 글로벌 시장의 약 60%를 장악하고 있다. 이번 투자를 통해 MLCC 시장에서 삼성을 비롯한 우리 기업들의 글로벌 영향력을 키울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경북 구미엔 스마트폰 공장 '마더 팩토리'가 구축된다. 갤럭시S23 등 플래그십 스마트폰을 연간 1600만대 생산하는 구미 사업장은 앞으로 첨단 생산기술을 선제적으로 개발하는 역할을 맡는다. 마더 팩토리는 신기술을 글로벌 생산지에 보급하는 핵심 생산 기지를 뜻한다.

삼성SDI도 구미를 QD 등 반도체·디스플레이용 첨단 소재 특화 생산 거점으로 육성하기로 했다. 삼성SDI 관계자는 "TV, 반도체, 스마트폰, 디스플레이 생산에 사용되는 전자 소재 경쟁력을 강화하고 차세대 에너지용 첨단 소재까지 다양한 분야로 사업을 확대하기 위해 투자할 것"이라고 말했다. 호남의 광주사업장은 프리미엄 가전제품을 생산하기 위한 '프리미엄 가전제품 생산기지' 역할을 맡는다.

삼성은 60조1000억원 투자 외에도 △반도체 생태계 육성 프로그램 △기술 및 자금 지원 △지역 인재 양성 지원 등을 위해 3조6000억원을 추가로 투입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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