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허괴물 공격' 삼성·LG電, 지식재산권(IP) 인력 확충 나서
삼성전자, 변리사 신입 공채…LG전자 특허센터. 채용형 인턴 모집
특허 수익화에도 나서…LG전자 1분기 깜짝 실적에 특허수익 한몫
- 노우리 기자
(서울=뉴스1) 노우리 기자 = '특허괴물'로부터 연이어 소송 공격을 받고 있는 삼성전자와 LG전자가 특허 등 지식재산권(IP) 관련 인력을 적극적으로 늘리고 있다.
1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2022년 상반기 신입 변리사 채용 전형을 진행 중이다. 지난달 서류를 접수했고 이달 직무 적합성 평가를 거쳐 내달 면접을 본다. 삼성전자는 특허괴물 공격 횟수가 크게 늘어난 2020년 하반기부터 아예 공채를 통해 신입 변리사를 뽑고 있다.
삼성전자는 앞서 지난해 이한용 변리사를 법무실 IP 센터 담당 임원(상무)으로 영입했다. 이 상무는 2000년대 초반 네이버(당시 NHN) 1호 사내변리사를 거쳐 로펌 롭스앤그레이 미국 변호사, 김앤장 법률사무소 등을 거친 지식재산권 전문가다.
LG전자 CTO 부문 산하 특허센터에선 채용연계형 인턴사원을 모집 중이다. LG전자 특허센터에선 특허와 관련한 소송과 라이선싱 전략 등을 전담한다. 전략·표준 특허개발 및 특허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고 특허 개발 전략을 수립한다. 다른 업계나 기업들의 특허·관련 소송 등 선행자료를 분석하고 이를 기반으로 특허 무효·설계 변경 추진 등 특허 리스크를 사전에 제거하는 일도 맡는다. 특허 심사·심판 대응 및 기존 포트폴리오 관리도 주요 업무 중 하나다.
국내 대표 전자기업들이 특허 전문인력을 늘리는 건 일차적으로는 특허괴물과의 분쟁에 대비하기 위한 것이다. '특허괴물'로 불리는 글로벌 특허관리전문회사(NPE)들은 다른 기업들로부터 특허를 사들인 뒤 기업들을 대상으로 무자비한 특허침해 소송전을 벌여 이익을 취한다.
특허괴물의 매입 특허 범위가 반도체나 가전, 스마트폰 업계에 집중돼 있다. 관련 업계 대표 기업인 삼성전자와 LG전자로 많은 공격이 쏠릴 수밖에 없는 구조다. 한국지식재산보호원에 따르면 2017년부터 지난해 9월까지 삼성전자는 특허와 관련해 미국 내에서 총 413건의 소송을 당했다. LG전자의 경우도 같은 기간 200건에 달했다.
특허 수익화에도 나서고 있다. LG전자는 지난달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회사 정관 내 사업 목적에 ‘특허 등 지식재산권의 라이선스업’을 추가했다. 최근 발표된 LG전자의 1분기 영업이익 잠정치가 시장 예상치보다 5000억원 가량 웃돌며 역대 최대치를 기록한 것에도 일회성 특허료 수익이 한몫했다. 계약상 비밀 유지 조항 영향으로 수익이 발생한 특허 내용과 계약 대상, 규모에 대해선 공개하지 않았지만 시장에선 LG전자가 지난해 철수한 스마트폰 사업과 관련한 특허를 통해 수천억원 수익을 얻은 것으로 추정한다.
지난해 스마트폰 사업을 철수한 LG전자는 관련 특허를 유지하기 위해선 매년 수백억원의 비용을 치러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글로벌 특허검색엔진 키워트에 따르면 출원된 LG전자의 통신 관련 특허는 3만 건을 넘는다. 작년말 기준 삼성전자의 전 세계 특허 등록개수는 20만건 이상이다.
업계 관계자는 “특허소송 대응이나 특허 수익화 방안은 개별 기업마다 상황에 맞춰 시행하는 것이기 때문에 각각 다르다"면서도 "지식재산권 보호 강화라는 큰 틀 아래에서 전략을 짜고 실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태영 LNB 특허법률사무소 대표 변리사는 "기업의 특허 인력 채용이 점점 더 확대되는 추세가 뚜렷하다"며 "과거엔 대기업 위주로 사내 변리사 채용이 이뤄졌다면, 이제는 중견기업에서도 변리사 등 지식재산권 관련 인력을 뽑으려 하는 경우가 확실히 많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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