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UN인권지침' 준수 세계 50위…애플 100위권
'CHRB' 2020년 랭킹 발표…국내 기업 중 삼성이 최고
ICT 부문에선 6번째…파나소닉·애플 등은 평균 밑돌아
- 주성호 기자
(서울=뉴스1) 주성호 기자 = 삼성전자가 유엔이 지정한 '다국적 기업 인권보호지침' 준수 여부를 평가한 결과에서 전 세계 주요 기업들 중 50위를 차지했다.
이는 한국 기업 중에서는 가장 높은 순위에 해당되며 정보통신기술(ICT) 업계에서는 에릭슨, HP, 시스코 등에 이은 6번째 수준이다.
특히 스마트폰, 가전, 반도체 등의 분야에서 삼성전자와 경쟁 관계에 있는 일본의 파나소닉이나 미국의 애플 등은 인권 보호 정책 수준이 업계 평균에도 못 미칠 정도로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비영리 국제기구 '월드 벤치마킹 얼라이언스'(WBA·World Benchmarking Alliance)가 최근 발표한 '2020년 기업인권벤치마크(CHRB) 랭킹'에서 삼성전자는 50위를 차지했다.
앞서 삼성전자는 1년 전에 발표된 2019년 조사에서는 195개사 중에서 42위를 차지했으나 올해는 199개 기업 중에서 50위로 순위가 소폭 하락한 것이다.
이 랭킹은 2011년 유엔 인권이사회에서 다국적 기업의 인권 존중 책임과 적정한 피해구제 등 31개 원칙을 담은 '유엔 기업과 인권 이행지침(UNGPs)' 준수 여부를 평가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일부 평가 항목이 바뀌면서 지난해 100점이었던 만점도 올해는 26점으로 수정됐다.
CHRB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해 총 14점을 획득했다. 이 중에서 '거버넌스 및 정책 약속'(Governance and policy commitments) 부문은 8점 만점에 3점을 받아 절반도 넘기지 못했다.
또 '존중과 인권 실사'(Embedding respect and human rights due diligence) 항목에서도 12점 만점에 5.5점을 받는 데에 그쳤다. 그나마 삼성전자는 마지막 영역인 '구제 및 고충 처리 메커니즘'(Remedies and grievance mechanisms)에서는 6점 만점에서 5점을 획득했다.
WBA는 이에 대해 "일부 항목에서 0점을 받은 것이 실제 평가 점수가 나빴던 걸 의미한다기보다는 공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자료가 제한돼 있어서 평가할 수 없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조사에서 최고점을 받은 곳은 이탈리아의 에너지 기업 ENI와 영국의 생활용품 제조업체 유니레버로 각각 25점을 받아 공동 1위를 차지했다. 이어 호주의 광산업체 리오 틴토(Rio Tinto), 아디다스, 에릭슨 등이 '톱 5'에 랭크됐다.
전체 199개 기업 중에서 점수가 절반(13점)을 넘긴 곳은 64개사로 32.2%에 불과했다. 중국을 대표하는 주류업체 귀주 마오타이를 비롯한 5곳은 아예 0점을 받았는데 이들은 모두 중국 기업들이다.
업종별로 살펴보면 삼성전자가 속한 ICT 부문 44개 기업 중에서는 에릭슨이 22점으로 가장 높았고 휴렛패커드엔터프라이즈(HPE)가 18.5점, HP 17점, 시스코 15점, NXP 14.5점 등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는 ICT 부문에서 6번째로 높은 순위를 차지했다. 글로벌 기업인 인텔(13.5점), 마이크로소프트(13점), TSMC(11점), 소니(9.5점) 등도 삼성전자보다 아래에 위치했다.
특히 삼성전자의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라이벌 업체인 애플은 7점에 불과해 ICT 부문에선 22위, 전체 기업 명단에서는 107위에 그쳤다. 애플에 공급하는 스마트폰을 제조하는 대만의 폭스콘은 4점을 획득해 하위권에 머물렀다.
삼성전자 외에 국내 기업 중에서는 포스코가 8점으로 공동 94위를 차지했고, SK하이닉스는 5.5점으로 124위에 랭크됐다.
업종별 평균 점수를 살펴보면 농산물(Agricultural) 분야가 총 57개 기업 평균 10.3점으로 가장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채광(Extractives) 관련 57개 기업들은 10.2점으로 뒤를 이었고 의복류(Apparel)가 53개 기업 평균 9점으로 집계됐다. 삼성전자, 소니, 애플 등을 포함한 ICT 업계 44개 기업의 평균 점수는 7.9점으로 가장 낮았다.
CHRB는 보고서를 통해 "전자 장치에 대한 급격한 수요 증가는 ICT 제조업체들의 공급에 대한 부담으로 이어져 근로자들의 초과근무 시간이 길어지거나 유독성 물질에 장기간 노출되게 한다"고 지적했다.
sho218@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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