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CD 투자 안 늘린다"는 中 BOE…떨어진 패널값 오를까

BOE 회장 "LCD 초과공급…당분간 투자 안 늘린다"
삼성·LG는 LCD 팹 셧다운…수급 불균형 해소 전망

중국 최대 디스플레이 제조사인 BOE(京东方·징둥팡)의 천옌순(陳炎順·Chen Yanshun) 회장(사진=BOE 홈페이지) ⓒ 뉴스1

(서울=뉴스1) 주성호 기자 = 중국 최대 디스플레이 제조사인 BOE(京东方·징둥팡)가 내년부터 LCD(액정표시장치) 부문에 대한 투자를 늘리지 않겠다고 발표한 가운데, 극심한 가격 하락을 겪었던 TV용 LCD 패널 가격이 반등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2일 업계 및 현지 외신에 따르면 천옌순(陳炎順·Chen Yanshun) BOE 회장은 지난 26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2019 이노베이션 파트너 콘퍼런스(IPC 2019)' 행사에서 "현재 LCD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공급이 수요를 초과하는 현상이 계속되고 있다"면서 "앞으로 BOE는 LCD 분야의 투자를 늘리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천 회장의 발언은 올들어 이어진 LCD 패널값 하락으로 수익성이 악화된 데 대한 해결책으로 풀이된다. 그러면서 천 회장은 "2020년엔 스마트폰용 플렉서블 올레드(OLED) 패널 출하량을 종전 대비 2배 이상 많게 최소 7000만대 이상까지 늘릴 것"이라면서 LCD보다 올레드 분야에서의 투자 확대를 추진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중국 및 세계 1위 LCD 패널 제조사인 BOE는 지난 3분기에 매출액 306억8000만위안(약 5조600억원)을 올렸으나 영업손실 5억9000만위안(약 970억원)이 발생하며 적자를 기록했다.

BOE가 분기 실적에서 영업적자를 낸 것은 2016년 2분기 이후 13분기만의 일이다.

정원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도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들은 LCD나 OLED 생산설비 투자시 정부 보조금 외에도 팹 가동시 운영보조금을 받아서 회계상 영업손익을 보전받았다"면서 "국내 업체들과 경쟁에서 유리할 수밖에 없는 상황임에도 적자 전환했다는 점은 시사점이 크다"고 했다.

시장조사기관 위츠뷰에 따르면 11월 하반월 75인치 LCD 패널 고정가격은 340달러로 상반월 대비 1.4% 하락했다. 2018년 9월 이후 14개월 연속 하락세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0일 오전 충남 아산시 삼성디스플레이 아산공장을 방문,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2019.10.10/뉴스1

이같은 가격 하락은 BOE, CSOT 등 중국 기업들이 10.5세대 이상 대형 LCD 팹을 잇따라 가동하면서 저렴한 가격에 많은 패널들이 시장에 공급된 영향이 크다. 이에 반해 삼성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 등 국내 업체들은 8세대나 8.5세대 LCD 팹을 보유 중이라 생산성면에서 중국 기업들과 경쟁력에서 뒤처질 수밖에 없다.

BOE 총수가 직접 "현재의 LCD 시장은 초과공급 상태"라면서 현재 상태를 누구보다 잘 인식하고 있다는 점에서 앞으로 시장에서의 수급 전략에도 변화가 일어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특히나 "투자를 늘리지 않겠다"는 발언도 현재보다 생산량이 늘어날 가능성은 낮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어 시장에서 공급과 수요의 불균형이 해소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렇게 되면 올해 급락했던 LCD 패널 가격은 내년 초나 상반기쯤 반등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도 조심스럽게 제기될 것이란 분석이다.

BOE의 보수적인 LCD 투자계획 외에도 국내 업체들의 셧다운과 내년에 일본에서 열리는 '2020 도쿄올림픽'의 이벤트 효과로 TV 수요 증대에 대한 기대감도 작용할 수 있다.

LG디스플레이는 올해 들어 OLED 중심의 체질 개선을 위해 LCD 팹 셧다운과 함께 인력 구조조정도 함께 진행 중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 10월에 13조원 가량을 투자해 충남 아산에 있는 기존 8세대 LCD 라인을 8.5세대 QD-OLED 라인으로 전환하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김현수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올 3분기 중으로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 모두 가동률 조정에 돌입하며 가격 하락폭이 유지되고 있다"면서 "향후 국내 업체들의 8세대 합산 규모가 글로벌 캐파의 약 9%라는 점에서 추후 패널 가격의 상승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경기 파주에 위치한 LG디스플레이 공장의 모습/뉴스1 ⓒ News1

sho218@news1.kr